기사최종편집일 2025-12-05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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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몬스터 ‘이블베인’, 레이븐 세계관을 다시 연다 [지스타 2025]

기사입력 2025.11.14 09:58 / 기사수정 2025.11.14 09:58

넷마블 이정호 사업본부장, 넷마블몬스터 최동수 기획팀장
넷마블 이정호 사업본부장, 넷마블몬스터 최동수 기획팀장


(엑스포츠뉴스 유희은 기자) 지스타 2025 현장에서 넷마블몬스터의 PC·콘솔 신작 '이블베인(Evilbane)'이 본격적으로 윤곽을 드러냈다. ‘레이븐’ IP 확장을 목표로 출발한 이 프로젝트는 핵 앤 슬래시 기반의 4인 협동 액션을 표방하고 있으며, 프리 알파 테스트와 이번 시연을 통해 개발 방향성을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이블베인' Q&A 세션 현장에는 두 핵심 인물이 자리했다. 2004년 넷마블 입사 이후 ‘세븐나이츠 키우기’, ‘모두의마블’, ‘마블 퓨처파이트’, ‘마구마구’ 등 50여 종의 대표작을 주도해온 이정호 사업본부장, 그리고 PC·콘솔·모바일 전반에서 캐주얼 슈팅·액션 장르를 개발해온 최동수 기획팀장이다. 두 사람은 '이블베인'의 사업·기획 전반을 총괄하며 현재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다.

개발진이 가장 먼저 강조한 지점은 “출시 시점조차 아직 고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완성도를 최우선 가치로 보고 있다”는 점이다. 이정호 본부장은 출시 목표를 내년 하반기로 잡고 있으나, 유저 피드백과 내부 기준이 충족되지 않는다면 출시 자체를 늦출 의향도 있다고 밝혔다. 최동수 팀장은 그래픽·사운드·최적화 등 감각적 요소를 지속적으로 다듬는 과정이 남아 있다고 설명하며, 시연 단계에서 보이지 않는 영역까지 전방위적으로 개선 중이라고 강조했다.

플레이 구조에 대한 질문이 많았던 것도 이번 인터뷰의 특징이다. 사전 마케팅 당시 '이블베인'은 PVE 협동 슈터의 이미지를 강조했으나, 지스타 빌드에서는 싱글 중심 핵 앤 슬래시 감성이 짙게 묻어났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최동수 팀장은 “현재 빌드는 아주 초기 단계이며 협력 요소가 온전히 구현되지 않은 상태”라며, 프리 알파 테스트 자체도 전투와 액션의 기본 재미를 검증하는 데 집중했다고 밝혔다. 이후 테스트에서 협력 구조를 본격적으로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넷마블 이정호 사업본부장
넷마블 이정호 사업본부장


'레이븐2'와 비교했을 때 원작 '레이븐'의 느낌이 강하다는 반응에 대해 이정호 본부장은 “레이븐은 넷마블의 중요한 IP이며, 그 세계관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나온 여러 작품 중 하나가 '이블베인'”이라고 답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레이븐 본연의 액션성을 되살린 협동 게임’을 목표로 기획됐고, MMORPG와는 다른 방향성을 지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액션 구현을 위해 참조한 작품도 다양한 장르에 걸쳐 있었다. 최동수 팀장은 다수의 액션 게임과 협동 기반 멀티플레이 PVE 작품들, 그리고 본인이 즐겨온 소울라이크 게임들의 타격감·타이밍 요소까지 전부 분석했다고 말했다.

반복 플레이 구조는 '이블베인'의 핵심이자 고민이 가장 깊게 담긴 대목이다. 최 팀장은 “보상만 바라보는 루프 구조는 금세 피로감을 만든다”고 말하며, 매 플레이마다 다른 미션·도전 요소가 등장하는 설계를 통해 반복 피로도를 최소화하는 방향을 설명했다. 동일한 루프를 돌더라도 새로운 상황적 변수가 생기도록 설계해 즐길 거리 자체가 유지되도록 만드는 형태다.

각 캐릭터가 ‘근거리+원거리’ 무기 세트를 동시에 갖는 구조는 명확한 디자인 의도에서 출발했다. 최 팀장은 “전장의 변화 폭이 크고 다수의 적을 상대해야 하는 난전 상황에서, 한쪽에 편중된 무기로는 대응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추후에는 무기·스킬 조합을 자유롭게 구성해 자신만의 클래스를 만드는 형태로 확장될 예정이며, 이정호 본부장은 주요 타깃 시장을 북미·유럽으로 설정하고 한국·중국 역시 중요한 시장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협동 매칭 시 조합 밸런스 붕괴 문제에 대해서도 개발진은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했다. 초반에는 ‘전투 자체의 재미’를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공격적인 액션 중심의 구조를 제공하고, 공략이 필요한 레이드 단계에서는 유저가 자연스럽게 협력에 맞는 클래스를 선택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설계 중이다. 이정호 본부장은 대기 화면에서 동료의 무기·스킬 정보를 확인하고 세팅을 조율하도록 만드는 UI 구조도 준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최근 국내 콘솔 게임 출시가 늘어나는 흐름 속에서 넷마블이 가지는 의미도 언급됐다. 이정호 본부장은 “넷마블은 모바일 기업 이미지가 강하지만, 원래는 PC 게임으로 출발한 회사”라며, 콘솔·PC 시장에선 선도적 위치가 아닌 만큼 테스트와 피드백 중심으로 접근하겠다고 말했다. 게임스컴 출품 여부는 아직 내부 검토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넷마블몬스터 최동수 기획팀장
넷마블몬스터 최동수 기획팀장


성장 구조는 ‘자유도’를 가장 크게 잡고 있다. 유저가 스스로 선택한 클래스를 우선 성장시키고, 충분한 플레이 경험을 쌓은 뒤 다른 클래스를 확장하는 방식이다. 이는 전체 콘텐츠가 순환하며 전쟁·영토 확장이라는 큰 틀 안에서 유저가 계속 새로운 경험을 얻을 수 있도록 설계된 구조와도 맞물린다. 최 팀장은 “전쟁 자체가 엔드 콘텐츠가 될 것”이라며, 적대 세력과의 긴장 구조 속에서 다양한 변수를 만들어낸다고 설명했다.

매출 목표나 모델은 아직 고정하지 않았다. 패키지·F2P·부분 유료화 등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이정호 본부장은 밝혔다. “매출 목표를 기반으로 개발을 시작하면 게임의 정체성이 흔들린다”는 판단 때문이다. 마케팅 접근법 또한 모바일식 전략과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가져가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북미·유럽 시장에서의 인지도 확보 전략에 대해서는 ‘IP는 유저와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철학을 강조했다. 넷마블이 자체적으로 프리 알파 테스트에 나선 이유도 핵심 게임성만 공개된 상태에서 유저 의견을 최대한 빠르게 흡수하고, 그 과정에서 코어 팬층이 형성되도록 하기 위함이라는 설명이다. 이 본부장은 이러한 코어 팬 기반의 바이럴 방식이 콘솔 시장에서 특히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오랜 기간 넷마블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경험한 이정호 본부장은 '이블베인'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퍼블리싱과 개발이 함께 논의하는 구조라 프로젝트에 대한 오너십이 자연스럽게 강해졌다”며, 팀 전체가 게임의 방향성을 함께 고민하며 만드는 과정에서 높은 기대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캐릭터 차별화에 대해서는 내부 논의가 이어지고 있으며, 확정 단계가 아니라 지금 시점에는 구체적 답변이 어렵다고 최동수 팀장은 전했다.

마지막으로 두 사람은 유저와 함께 게임을 완성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정호 본부장은 엑스박스 인사이더 프로그램에서 진행한 프리 알파 테스트를 언급하며, 이제는 한국 유저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지스타를 기점으로 테스터를 모집한다고 밝혔다. 최동수 팀장은 “주요 개발 단계마다 테스트를 병행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향후 과정에서도 유저 피드백을 적극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진 = 넷마블

유희은 기자 yooheeki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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