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서현의 뜨거운 눈물 "9회에 막은 경기가 너무 오랜만이어서…솔직히 많이 위축됐다" [KS3]

(엑스포츠뉴스 대전, 김유민 기자) 한화 이글스 마무리 투수 김서현이 팀의 승리를 지킨 뒤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김서현은 29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2025 신한 SOL 뱅크 KBO 한국시리즈 3차전 팀의 다섯 번째 투수로 구원 등판해 1⅓이닝 1피안타 1사사구 무실점을 기록했다.

김서현은 팀이 1-2로 밀린 8회초 1사 주자 1, 3루 상황 마운드에 올랐다. 오스틴 딘을 상대로 맞은 김서현은 150km/h 초중반 패스트볼로 방망이를 이겨내며 2스트라이크를 선점했지만, 4구째 패스트볼이 타자 머리 위쪽으로 크게 빠지면서 3루 주자가 홈을 밟았다. 김서현은 이후 오스틴을 좌익수 뜬공, 김현수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고 이닝을 마무리했다.



1-3으로 뒤진 8회말 한화가 반격에 나섰다. 바뀐 투수 송승기를 상대로 김태연과 손아섭이 연속 안타를 때려내며 1사 1, 3루 찬스를 만들었다. 이후 문현빈이 마무리 유영찬을 상대로 추격의 적시타를 때려냈고, 채은성과 황영묵이 연속 볼넷을 골라 나가며 경기는 3-3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어진 타석 심우준의 2타점 2루타까지 터지면서 경기가 뒤집혔다. LG는 급하게 김영우로 마운드를 교체했지만, 최재훈의 2타점 우전 적시타가 추가로 나오면서 점수 차는 7-3까지 벌어졌다.

9회초 4점 차 우위를 안고 마운드에 오른 김서현은 선두타자 문보경에게 우전안타, 박동원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주며 1사 1, 2루 득점권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후속타자 대타 문성주를 상대로 4-6-3 병살타를 유도하며 팀의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경기 종료 후 더그아웃에 들어간 김서현은 벅차오르는 감정에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김서현은 올해 정규시즌 69경기 2승4패 33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3.14를 기록하며 정규시즌 세이브 부문 2위에 올랐다. 1년 차 마무리라곤 믿기 힘든 호성적이지만, 마지막 등판이었던 10월 1일 SSG 랜더스전부터 악몽이 시작됐다.

당시 한화는 최종전을 마친 LG를 1.5경기 차로 쫓고 있었다. 10월 1일 경기를 포함해 남은 2경기에서 승리하면 1위 결정전(타이브레이커)을 치를 수 있었다. 

김서현은 1일 인천 SSG전에서 5-2로 앞선 9회말 구원 등판했다. 공 2개로 아웃카운트 2개를 잡는 데 성공했으나, 투런홈런 두 개를 연달아 얻어맞고 끝내기패를 떠안았다. 한화의 정규시즌 1위 가능성도 함께 사라졌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에서도 김서현에게 여전한 신뢰를 보냈다. 그러나 김서현은 18일 1차전에서 ⅓이닝 3피안타(1피홈런) 2실점으로 매우 불안한 모습을 보였고, 22일 4차전에서는 6회초 김영웅에게 동점 스리런포를 허용하며 분위기를 완전히 내주기도 했다. 한국시리즈에서는 1차전 크게 뒤지고 있는 상황 아웃카운트 하나를 책임지는 데 그쳤다.



이날 경기 후 김서현은 "8회말 역전해서 좋았고, 앞에서 선배님들이 집중해준신 덕에 좋은 승리를 했다. 앞으로 분위기 타고 올라갈 수 있다는 생각 든다"며 승리 소감을 밝혔다.

이어 "솔직히 SSG전부터가 시작이었는데, 자신감을 계속 잃다 보니까 야구장에서 많이 위축됐다. 선배님들과 감독, 코치님, 불펜포수 형이 응원해 줘서 최대한 빨리 일어나려 했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지난 시간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경기 후 흘린 눈물의 의미를 묻는 질문엔 "말씀드린 것처럼 SSG전부터 힘들고 안 좋은 일이 많았다. 9회에 막은 경기가 너무 오랜만이라서 그동안 힘들었던 게 갑자기 나왔던 것 같다"고 답했다.

다시 자신감을 찾을 수 있었던 계기는 다름 아닌 플레이오프 4차전 피홈런이었다. 김서현은 "오스틴을 삼진 잡았을 때 말고, (김)영웅이 형한테 홈런 맞았을 때 양상문 코치님이 페이스가 다시 올라온 것 같다, 그때처럼 던지면 다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고 해주셨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 뒤 김경문 감독은 김서현이 공을 많이 던지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며 4차전에서도 마무리로 투입가능하다는 뜻을 전했다. 김서현이 가을야구 끝자락에서 대반전을 이루고 해피엔딩을 이룰 수 있을지 궁금하게 됐다.


사진=대전, 김한준 기자

김유민 기자 k4894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