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오죽 궁금했으면 물어봤을까.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로스앤젤레스FC(LAFC)에서 활약 중인 손흥민의 유럽 단기 임대설이 전 세계 축구계의 뜨거운 화제로 떠올랐다.
이에 최근 이탈리아 매체 '밀란 뉴스잇'이 손흥민의 대한민국 국가대표 후배 공격수 오현규(헹크)에게 직접 손흥민의 AC밀란 이적 가능성에 대해 물어보면서 그 파장은 더욱 커지고 있다.
'밀란뉴스잇'은 24일(한국시간) 대한민국 대표팀 공격수 오현규와의 인터뷰를 단독 보도했다.
하지만 인터뷰의 주제는 오현규의 헹크에서의 생활, 빅리그로의 이적설이 아니었다.
바로 '손흥민의 AC밀란 임대설'이었다.
해당 임대 이적설은 최근 손흥민이 MLS 비시즌 기간 동안 유럽 구단으로 단기 임대될 수 있다는 보도가 영국 매체 '더선'을 통해 전해지면서 시작됐다.
손흥민의 LAFC 계약서에는 MLS 비시즌 동안 유럽 구단으로 임대될 수 있는 특별 조항, 일명 '데이비드 베컴 조항'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이 먼저 공개된 바 있다.
MLS는 12월 초 플레이오프 결승전을 끝으로 시즌이 종료되기 때문에 이후 개막까지 약 3개월의 공백기가 생긴다.
이 기간 동안 많은 선수들은 개인 훈련이나 휴가를 보내지만, 손흥민의 경우 2026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경기 감각 유지가 중요한 과제다.
이에 따라, 복수의 이탈리아 매체들이 AC밀란을 유력 행선지 후보로 거론한 것이다.
실제로 현재 밀란은 기존 팀 내 에이스인 크리스천 풀리식의 부상 이탈과 라파엘 레앙의 컨디션 저하로 공격진 전력에 공백이 생겼다. 세리에A 상위권 경쟁을 이어가는 밀란 입장에서는 단기적으로라도 즉시 전력감이 필요하고, 경험 많은 손흥민은 최적의 옵션으로 평가된다.
이탈리아 매체 '셈프레 밀란'은 "손흥민이 MLS 시즌 종료 후 임대 형태로 합류한다면, 이는 2009년과 2010년 데이비드 베컴의 사례와 흡사하다"면서 해당 이적설에 힘을 실었다.
이렇듯, 손흥민의 AC밀란행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 이탈리아 매체가 관련 질문을 먼 유럽 국가 벨기에에서 활약 중인 오현규에게 질문한 것이다.
오현규는 이에 대해 "(손흥민의 이적설을) 알고 있다. 하지만 결정은 그에게 달려 있다.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답하며 가능성을 완전히 부정하지 않았다.
이어 그는 "손흥민은 여전히 수준 높은 실력을 갖춘 선수다. AC밀란처럼 큰 구단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을 것"이라며 "MLS 휴식기 동안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손흥민 본인이 정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오현규는 인터뷰 내내 손흥민을 자신의 '영웅'이자 '롤모델'로 표현했다.
그는 "손흥민은 내 우상이다. 어릴 때부터 그의 경기를 모두 챙겨봤다. 그는 우리 대표팀의 주장으로서, 나뿐 아니라 많은 후배 선수들의 방향을 제시해주는 존재"라고 말했다.
또한 손흥민의 미국 생활에 대해 "손흥민이 LA 생활을 굉장히 즐기고 있다고 들었다. 나도 한 번쯤 가보고 싶을 정도로 좋은 곳이라고 하더라"고 언급하며 "하지만 그는 여전히 경쟁심이 강하고, 새로운 도전에 대한 의지가 남아 있다"고 전했다.
이탈리아 매체는 오현규의 말을 인용하며 “손흥민은 여전히 세리에A급 기량을 유지하고 있다는 대표팀 동료의 평가가 나왔다"며 "이제 손흥민의 결정만 남았다"고 강조했다.
손흥민의 유럽 임대 복귀설은 단순한 루머 수준을 넘어, 실제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상황이다.
MLS 스타들이 유럽으로 복귀한 사례는 과거에도 존재한다. 2009년과 2010년 AC밀란으로 임대된 베컴은 6개월 동안 33경기를 소화하며 여전한 클래스를 입증했다. 또 티에리 앙리는 2012년 뉴욕 레드불스 소속으로 뛰던 중 2개월간 아스널로 복귀해 7경기 2골을 기록했다.
이후 MLS가 본격적인 성장세에 접어든 뒤에는 대부분의 스타들이 완전 이적으로 유럽에 복귀하는 경우가 많았다. 예를 들어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는 LA갤럭시에서 활약한 뒤 AC밀란으로 완전 이적했다.
물론 단기 임대 형태로 복귀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손흥민이 유럽 단기 임대를 선택한다면, 이는 MLS 이후 시대에 다시 등장한 이례적 결정이 될 전망이다.
현지 전문가들도 손흥민의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이탈리아 해설가 카를로 펠레가티는 "MLS 오프시즌에 손흥민을 임대 영입한다면 매우 현명한 결정이 될 것"이라며 "손흥민은 단순히 골을 넣는 선수에 그치지 않는다. 수비 가담, 측면 돌파, 연계 플레이 모두에서 완벽하다. 밀란이 그를 데려온다면 스쿠데토 경쟁에서 결정적인 도움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손흥민의 소속팀 LAFC 내부에서는 이적설에 선을 긋는 분위기다.
팀 동료 드니 부앙가는 2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손흥민에게 밀란 유니폼이 잘 어울리긴 하지만, 그는 가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함께 결승전에 갈 것이다"라며 손흥민의 잔류를 확신했다.
스티브 체룬돌로 감독 역시 최근 기자회견에서 "사람들은 여러 소문을 만든다. 하지만 손흥민은 팀에 완전히 헌신하고 있다. 그는 시즌이 끝날 때까지 모든 경기에 승리하길 원한다"며 이적설에 대한 언급을 자제했다.
한편, 손흥민은 올 시즌 MLS에서 10경기 9골 2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핵심 공격수로 자리 잡았다.
MLS 사무국이 선정한 '올해의 신인상'과 '올해의 골' 후보에 동시에 이름을 올리며 존재감을 입증하고 있다.
LAFC는 30일 오스틴FC와의 일정을 시작으로 MLS의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있다.
해당 플레이오프 결과에 따라 손흥민의 임대 복귀 결정 시점 역시 달라질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 / LAFC / 스코어 365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