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대전 하나시티즌 황선홍 감독은 울산HD에서 벌어지고 있는 논란의 상황에 대해 축구인으로서 창피함을 드러냈다.
황 감독은 22일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진행된 하나은행 K리그1 2025 파이널라운드 미디어데이를 앞둔 인터뷰에서 최근 논란인 울산의 상황에 대해 입을 열었다.
이번 시즌 파이널라운드 미디어데이는 우승을 확정한 전북의 거스 포옛 감독, 2위 김천 상무 정정용 감독, 3위 대전하나시티즌 황선홍 감독이 참석했다.
현재 2025-2026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와 챔피언스리그2에 출전 중인 포항, 서울, 강원은 이번 미디어데이에 불참했다.
대전은 지난 시즌 승격 두 번째 해 극적인 잔류에 성공한 뒤, 대대적인 선수단 보강을 이뤄냈다. 그리고 승격 세 번째 시즌에 파이널A로 올라서며 소기의 목표를 달성했다. 아시아 무대를 바라보는 대전은 이제 남은 5경기에서 이를 이뤄내야 한다.
어느덧 지도자로도 20년 가깝게 생활한 황 감독은 최근 울산HD에서 불거진 신태용 전 감독의 폭로와 이청용의 세리머니에 대해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신 전 감독이 울산에서 경질되면서 이후 언론에 구단 내부의 상황을 폭로했다. 이청용을 비롯한 고참 선수들이 항명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터졌다.
여기에 이청용이 지난 18일 광주와의 홈 경기에서 추가시간 득점 이후 골프 세리머니를 하며 골프채 논란이 있었던 신 전 감독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루머도 나왔다.
황 감독은 이 논란에 대한 질문을 들으며 난감하면서도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그는 "무엇이 맞는지 모르겠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존중과 배려가 있어야 하는 게 기본인데 이제 그런 게 없다. 그러면 방법이 없다. 진실이 무엇인지 이야기하는 것 말고 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누가 잘했는지 잘못했는지 우리가 알 길이 없으니까, 그렇다고 끝나고 따지는 것도 웃기고 안타깝더라. 축구인의 한 사람으로 창피하기도 하고 사실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참 고민스럽다"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황 감독의 일문일답.
-전북의 우승을 보면서 느낀 점이 있는가.
▲실리다. 전북이 처음에 안 좋다가 안양전 때 수비 위주로 했다. 우승에 대한 DNA가 있기 때문에 흐름을 딱 타니까 이제 걷잡을 수가 없는 상황이다. 선수들이 그 방법을 다 알고 있다.
화려하지 않지만 그래도 승부에 대해 확실히 거머쥐는 그런 게 있는 것 같다.
-대전이 더 높은 곳으로 가야 할 것 같다.
▲우리는 지금 무조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나가야 한다. 그것 말고는 머릿속에 다른 생각이 없다. (정정용 감독은 2위가 목표라고 하더라.) 김천 정정용 감독도 대단하다. 선수단이 계속 바뀌는 가운데 이렇게 한다. 우리도 6개월에 한 번씩 바뀌는데 계속 바뀌는 상황에서 잘 한다. 노하우를 전수 받아야겠다.
-MZ세대와 소통하는 데 어려움 있는가.
▲어려운 점 많다.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다. 방법은 배려해 주는 것 말고는 없다. 이해시키고 배려해 주는 거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 어린 친구들도 그렇게 만들어야 한다. 그게 팀 문화가 되어야 한다. 축구계 문화가 되어야 한다. 이제는 한쪽이 시킨다고 다 될 문제도 아니다.
내 입으로는 다 얘기 못 하지만 나만의 방법이 있다. 나는 리더가 결정하기 나름인 것 같다. 리더와 구단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느냐 이런 것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
기본적으로 말씀드렸다시피 존중의 문화가 사라지는 게 안타깝죠. 존중이 첫 번째가 된다고 생각한다. 세상살이가 져주면서 살아야 한다. 나도 그 해답을 못 찾아서 헤매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감독이 더 어려워지고 힘들어지는 것 같다.
▲내가 2016년 서울 감독 시절 중국 상하이에 콘퍼런스가 있어서 참석했다. 당시에 안드레 빌라스-보아스 감독처럼 저명한 감독들이 중국에서 일할 때다. 그 때부터 이런 이야기가 나오더라. 중국도 승리 수당으로는 선수들 동기부여가 안 된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그 당시 티에리 앙리나 유명한 선수들 한 명이 팀을 좌지우지하는 시대가 왔다고 그 당시 이야기를 하더라.
그 때도 사실 조금은 느끼고 있었지만 그렇게 피부에 와닿지 않았는데 그 친구들은 10년 전부터 느끼고 있다. 우리는 10년 뒤에 이제 그런 거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점점 그렇게 갈 수밖에 없다. 한 명이 유니폼(판매)나 여러 가지가 구단의 운영에 영향을 미치고 이러다 보면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
구단이 딱 중심이 있고 거기에 맞는 감독을 데려와야 하고 선수를 데려와야 한다. 감독도 마찬가지다. 선수와 감독만 관계가 있는 게 아니다. 우리 스태프만 20명이 넘으니까, 그것을 관리 감독하는 게 감독의 역할이다.
-이청용의 세리머니로 난리다. 이를 본 소감이 있다면.
▲무엇이 맞는지 모르겠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존중과 배려가 있어야 하는 게 기본인데 이제 그런 게 없다. 그러면 방법이 없다. 진실이 무엇인지 이야기하는 것 말고 다른 방법이 없다.
누가 잘했는지 잘못했는지 우리가 알 길이 없으니까, 그렇다고 끝나고 따지는 것도 웃기고 안타깝더라. 축구인의 한 사람으로 창피하기도 하고 사실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참 고민스럽다.
-현재 팀 내에서 고참 선수들을 어떻게 달래고 있는가.
▲상황에 대해 설명을 충분히 해야 한다. 왜 못 나가는지 지금도 고참들한테 이야기하고 있다. 출전 시간에 욕심내면 문제가 없다. 감독이 미워서 안 뛰게 하는 사람은 없다. 내가 90분을 다 해야 한다고 마음먹으면 거기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결국 선택은 감독이나 코치들이 하는데 그것도 존중해야 한다. 저희도 선수 한 명 선택하는데 밤새 고민한다. ‘누구를 빼고 누구를 무조건 넣어야 해’ 이 개념이 아니다. 우리 스태프 7~8명이 둘러앉아서 세세하게 확인하고 조각내서 만약에 결론이 안 나면 그건 감독의 권한이니까 다음 날 아침 명단 내기 전까지 내가 결정한다.
쉽게 결정하는 게 아니다. 그것은 존중해야 한다고 본다. 그러니까 선수들도 그것에 대해 이견이 없어야 한다. 그것에 대해서 설명도 해야 한다. 고참이라고 다 경기를 나가고 젊다고 못 나가는 건 없다.
능력이 있으면 나가야 하겠지만, 출전에 대해 계속 소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방법이 없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