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크리스털 팰리스의 돌풍을 이끌고 있는 올리버 글라스너 감독의 거취가 뜨거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시즌 FA컵 우승, 올시즌 커뮤니티 실드(슈퍼컵) 우승 일궈내며 구단 사상 첫 유럽 대항전 도전에 나선 기쁨 속에서, 글라스너 감독이 퇴단을 준비한다는 전망이 나왔다.
최근 부진에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루벤 아모림에 이어 차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감독으로도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2일(한국시간) "글라스너 감독의 계약은 이번 시즌 종료와 함께 만료된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팰리스가 소극적인 행보를 보이자 그는 재계약에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으며, 구단과의 야망 차이가 드러난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구단 내부 관계자들은 글라스너의 잔류 가능성을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글라스너 감독은 2024년 2월 팰리스 지휘봉을 잡은 뒤, 불과 1년 반 만에 팀을 전혀 다른 구단으로 변모시켰다.
취임 직후 프리미어리그에서 안정적인 성적을 거둔 그는 지난 시즌 구단 역사상 첫 FA컵 우승을 일궈냈고, 올여름 리버풀을 꺾고 커뮤니티 실드까지 제패했다.
최근 리그에서도 1위를 기록 중인 리버풀을 상대로 승리를 챙기면서 올 시즌 초반 리그 3위에 올라 있으며, 17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다.
그러나 찬란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미래는 불투명하다.
'BBC'에 따르면 팰리스 구단은 여름 이적시장에서 순이익 1630만 파운드(약 308억원)를 기록했지만, 공격적인 보강 대신 제한적인 투자에 그쳤다. 심지어는 새로 합류한 다섯 명의 선수 중 프리미어리그 선발 출전 경험이 있는 선수는 예레미 피노 한 명뿐이었다.
글라스너 감독은 공개적으로도 이 같은 보강 정책을 비판했으며, 이를 두고 구단과 철학이 맞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 주장 마크 게히의 계약이 2026년 여름을 끝으로 만료되기에 핵심 선수들의 전력 이탈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구단의 핵심 미드필더 아담 워튼 역시 빅클럽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글라스너 감독은 게히의 리버풀 이적을 마감일 직전 직접 막은 것으로 알려져, 이미 구단 내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이에 따라, 글라스너 감독의 맨유 부임설이 지지를 얻고 있는 모양새다.
'BBC'는 "빅클럽들이 이런 그를 주시하고 있으며, 다수의 소식통은 글라스너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루벤 아모림 감독 후임 후보군에 포함될 것이라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도 매체는 "다만 맨유 내부에서는 여전히 아모림에 대한 지지를 표하고 있으며, 공식적인 후보군을 꾸린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바이에른 뮌헨 역시 지난해 여름 글라스너를 감독 후보에 올렸던 구단으로, 여전히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포츠 전문 매체 '스포츠바이블' 역시 같은 날 "글라스너는 맨유 차기 감독 후보군에 꾸준히 이름이 오르고 있다. 현직 감독 루벤 아모림이 불안한 상황인 만큼, 유나이티드가 움직일 경우 글라스너가 강력한 후보다"라고 전했다.
영국 '토크스포츠'도 "글라스너는 맨유의 제안이 온다면 망설임 없이 받아들일 것이다"라고 최근 보도하면서 최근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일단 글라스너 본인은 차분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그는 최근 독일 '키커'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소문은 어디까지나 소문일 뿐이다. 나는 중립적이고 평온하게 내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와 함께하는 매일의 일에 집중하고 있다. 지금의 시간을 즐기려 한다"고 밝혔다.
결국 글라스너 감독의 거취는 올 시즌 팰리스의 성적, 구단의 투자 기조, 그리고 맨유 등 빅클럽의 움직임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