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공항, 김지수 기자) 빅리그 첫 풀타임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친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일각에서 약점으로 지적한 빠른 공 대처 능력은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오히려 한국에서는 전혀 볼 수 없었던 수준 높은 변화구 때문에 고전했다는 입장이다.
이정후는 3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파란만장했던 2025 시즌을 마치고 귀국했다. 지난 1월 14일 출국한 그는 9월 29일 2025시즌 최종전을 마치자마자 곧바로 한국 땅을 밟았다.
이정후는 현장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응원해 주신 팬들, (미국) 야구장도 찾아와 주신 팬들께 너무 감사했다. 저에게 정말 큰힘이 됐다"며 "아픈 곳 없이 한 시즌을 잘 치른 상태로 비시즌에 돌입하는데 정말 잘 준비해서 내년에는 더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정후는 2023시즌 종료 후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를 떠나 미국 메이저리그의 문을 두드렸다. 2021~2022시즌 타격왕, 2022시즌 페넌트레이스 MVP 등 한국 야구를 평정한 뒤 더 큰 무대를 꿈꿨다.
이정후를 향한 미국 내 관심을 생각보다 더 뜨거웠다. 샌프란시스코가 계약기간 6년, 총액 1억 1300만 달러(약 1665억원)를 배팅해 이정후를 품었다.
하지만 이정후는 지난해 5월 외야 수비 중 펜스에 충돌해 어깨 부상을 당했다. 결국 수술대에 올랐고, 2024시즌을 37경기 타율 0.262(145타수 38안타) 2홈런 8타점의 성적으로 마감했다.
이정후는 다행히 수술과 재활, 회복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2025시즌 개막 후 4월까지 30경기 타율 0.319(116타수 37안타) 3홈런 18타점 3도루 OPS 0.901로 맹타를 휘두르며 KBO리그 최고 타자의 자존심을 세웠다.
순조롭던 이정후의 2025시즌은 5월부터 주춤했다. 5월 28경기 타율 0.231(108타수 25안타) 3홈런 13타점 2도루 OPS 0.613으로 타격감이 떨어졌고, 6월에는 25경기 월간 타율 0.143(84타수 12안타)으로 최악의 부진에 빠졌다.
그러나 이정후는 마냥 쓰러지지 않았다. 7월 월간 타율 0.278(79타수 22안타)로 반등했고, 8월 월간 타율 0.300(100타수 30안타), 9월 월간 타율 0.315(73타수 31안타)로 다시 정상 페이스를 되찾았다. 2025시즌 최종 성적은 타율 0.266(560타수 149안타) 8홈런 55타점 10도루 OPS 0.734다.
이정후는 2025시즌 메이저리그 투수들에 고전했던 부분은 미국 현지 언론이나 국내 팬들이 지적했던 직구 스피드가 아니었다고 돌아봤다. 95마일(약 153km/h) 이상의 빠른 공보다 90마일(약 145km/h)을 상회하는 변화구 공략에 더 어려웠다고 강조했다.
이정후는 "많은 분들이 빠른 공 대처에 대한 얘기를 하시는데 내가 느낀 건 빠른 공보다는 변화구였다"며 "메이저리그에는 한국에서는 볼 수 없었던 변화구가 많았다. 빠른 직구는 눈에 많이 보면 볼수록 익숙해지지만 변화구가 너무 달랐다"고 강조했다.
또 "한국에서는 솔직히 92마일(약 148km/h)부터~95마일(약 153km/h)까지 찍히는 체인지업성 공을 던지는 투수가 없다. 한국에서는 이게 직구 스피드인데 메이저리그는 이 스피드로 오는 공을 변화구 타이밍에 쳐야 했다. 직구 타이밍에 맞춰서 쳐야 할지, 변화구 타이밍에 쳐야 할지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다"고 돌아봤다.
이정후는 메이저리그 진출을 꿈꾸는 KBO리그 선수들에게도 "앞으로 빅리그에 오는 선수들은 빠른 공도 빠른 공이지만 변화구가 한국과 엄청 다르다는 걸 잘 알았으면 좋겠다. 패스트볼도 싱커성 계열로 들어오는 등 확실히 다르다"고 메시지를 전했다.
사진=인천공항, 고아라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