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울산, 나승우 기자)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에서 울산HD의 승리를 이끈 엄원상과 서명관이 이달 초 전지훈련 성과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울산은 17일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청두 룽청(중국)과의 2025-2026시즌 ACLE 리그 페이즈 1차전서 짜릿한 2-1 역전승을 거뒀다.
전반 막바지 청두 에이스 디어지아두오에게 선취점을 내준 울산은 후반 31분 엄원상의 동점골과 후반 추가시간 허율의 역전 결승포를 앞세워 승리를 따냈다.
이번 시즌 최악의 부진에 빠진 울산은 신 감독 부임 후에도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이달 초 A매치 휴식기를 이용해 지난 3일부터 9일까지 강원도 속초에서 전지훈련을 진행했다. 그동안 부족했던 조직력을 최대한 끌어올리고, 신 감독이 추구하는 전술적 색채를 입히는 과정을 거쳤다.
포항과의 동해안 더비에서는 1-1 무승부를 거두며 아쉬운 결과를 받아들었지만 이날 중국 슈퍼리그 1위 청두를 잡아내며 분위기 반전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
이날 울산은 2002년생 센터백 서명관을 주장으로 임명하는 파격적인 선택을 내렸다. 이번 시즌 이적한 선수에게, 그것도 주장단인 조현우를 제치고 주장을 맡긴 것이기에 놀라운 선택이었다.
백3의 오른쪽 센터백으로 출전한 서명관은 경기장 곳곳을 누비며 상대 공격을 차단했고, 필요한 상황에서는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며 후반전 정승현과 교체되기 전까지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후반 교체 투입된 엄원상도 특유의 빠른 스피드와 결정력을 내세워 울산 공격을 진두지휘 했다. 몇 차례 찾아온 득점 기회에서 귀중한 동점골을 성공시키며 울산의 역전승을 일궈냈다.
두 선수는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 인터뷰를 동시에 진행했다. 앞서 진행된 감독 기자회견이 예상보다 시간을 많이 잡아먹었던 탓에 기다리는 시간이 길었기 때문이다.
서명관은 주장으로 출전한 것에 대해 "모든 선수들이 경기를 들어갈 때 이기려고 들어간다는 생각을 가진다. 나도 똑같이 그 생각을 갖고 들어갔다"면서 "감독님이 막중한 자리를 주셨다. 바라는 게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걸 위해 열심히 뛰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주장단이 따로 조언해 준 것으로는 "형들이 잘 하라고, 괜찮다고 했다. 옆에서 많이 도와줄 테니 부담 갖지 말라고 했다"면서 "부담이 안 됐다면 거짓말이다. 그래도 이겨내려고 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걸 최대한 열심히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날 초반 경기 내용이 좋지 않았던 점에 대해 엄원상은 "모든 경기가 준비한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어느정도 예상은 다 했던 경기였다. 그래도 잘 이겨냈다"면서 "오늘 경기 결과가 반전의 계기가 됐으면 한다. 쉽지 않은 상황인 건 사실이다. 모든 선수들도 다 그렇게 느끼고 있을 거다. 나도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경기를 뛰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경기로 선수들이 자신감을 갖고 앞으로 남은 경기 잘 했으면 좋겠다"면서 "전지훈련에서 꽤 긴 시간 동안 전술이나 여러가지 세트피스 그런 걸 많이 준비했다"면서 전지훈련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명관 역시 "이번 경기가 좋은 계기가 돼 연승을 타면 정말 좋겠다. 전지훈련 때 운동장에서 많은 걸 나눴다. 우리가 한 발짝 더 뛰고 더 강하게 해야 한다고 해서 그걸 많이 준비했다"고 밝혔다.
최근 부상이 잦았던 엄원상은 "몸 상태는 아직 절반 정도다. 뼈도 다 붙지 않았고, 아무래도 조심스러운 면이 있다. 그래도 오늘 팀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 거 같다"면서 "마음을 다잡기 쉽지 않았다. 어깨 다치고 바로 손가락 골절되고, 여러 운동하다가 또 다쳐서 멘털적으로 진짜 힘들었다. 부상 당한다는 것 자체가 조금 걱정되기는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래는 부상이 많이 없었다. 울산 오고 나서부터 좋은 상황에서 부상을 많이 당해 어떻게 해야 되는지 걱정했다. 이제는 적응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주전 경쟁에 대한 질문을 받은 서명관은 "팀에 올라오려면 선의의 경쟁을 해야 된다. 내가 잘하고 형들도 잘하고, 서로 잘하다 보면 결국 좋은 팀이 된다"면서 "난 기회가 왔을 때나 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걸 최대한 하려고 노력할 것 같다"며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사진=울산, 나승우 기자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