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투수 알렉 감보아(왼쪽)와 빈스 벨라스케즈.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8년 만에 가을야구를 꿈꾸는 롯데 자이언츠가 2025시즌 막판 외국인 투수들의 도움을 전혀 받지 못하게 됐다. 에이스 알렉 감보아는 몸 상태 악화로 로테이션을 거르고, 빈스 벨라스케즈는 못 믿을 카드로 전락했다.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롯데는 1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팀 간 14차전을 치른다. 최근 2연승의 상승세를 바탕으로 3연승과 5위 도약을 노린다.
롯데는 지난 11일 KIA 타이거즈에 4-3 신승을 거두면서 5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13일에는 SSG 랜더스를 혈투 끝에 12-11로 꺾고 연승의 기쁨을 맛봤다.
롯데에게 지난 13일 SSG전 결과는 의미가 컸다. 게임 초반 0-5로 열세를 뒤집는 저력을 발휘, 1승 이상의 가치를 지니는 승리를 따냈다. 5할 승률 회복과 5위 삼성을 0.5경기, 4위 KT 위즈를 1.5경기 차로 추격했다.
하지만 롯데는 16일 삼성전을 앞두고 분위기가 썩 밝지 못하다. 당초 선발투수로 나설 예정이었던 감보아가 왼쪽 바깥쪽 팔꿈치 불편감을 호소,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게 됐다.

팔꿈치 통증으로 16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 선발등판이 불발된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투수 알렉 감보아.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감보아는 2025시즌 17경기 99⅔이닝 7승6패 평균자책점 2.80으로 롯데 에이스 역할을 해줬다. 부상으로 퇴출된 찰리 반즈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지난 5월 중순 팀에 합류, 기대 이상의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감보아는 다만 커리어에서 단 한 번도 풀타임 선발과 단일 시즌 100이닝 이상을 던져본 경험이 없었다. 2022시즌 더블A에서 기록한 88⅓이닝이 개인 최다 이닝이었다. 롯데가 지난 7월 올스타 휴식기 전부터 감보아에 휴식을 부여하는 등 철저한 관리를 해줬지만 페넌트레이스 막판 컨디션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모양새다.
그래도 감보아는 차라리 양반이다. 롯데가 야심 차게 영입한 벨라스케즈는 골칫거리가 됐다. 6경기 24이닝 1승4패 평균자책점 10.50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롯데가 지난 13일 SSG 상대 역전승을 따낸 게임에서 선발투수로 나섰던 벨라스케즈의 기록은 ⅔이닝 5피안타 1피홈런 1볼넷 2탈삼진 5실점으로 처참했다.
롯데는 2025시즌을 함께 시작했던 외국인 투수 터커 데이비슨을 지난 8월 6일 경기 종료 후 방출했다. 데이비슨이 남긴 성적은 22경기 123⅓이닝 10승5패로 준수했다. 다만 후반기부터 눈에 띄게 이닝 소화력이 떨어졌던 데다, 당시 3위를 달리고 있던 롯데는 더 강력한 외국인 투수의 필요성을 느꼈다. 벨라스케즈를 영입한 건 가을야구 그 이상을 노리겠다는 의지였다.

KBO리그에서 고전하고 있는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투수 빈스 벨라스케즈.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하지만 벨라스케즈는 롯데 유니폼을 입은 뒤 전혀 보탬이 되지 못하고 있다. KBO리그에서 유일하게 승리를 거둔 지난 8월 24일 NC 다이노스전도 6이닝 6피안타 2피홈런 2볼넷 4탈삼진 4실점으로 투구 내용은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려웠다. 타선의 넉넉한 득점 지원에 힘입어 한국 무대 마수걸이 승리를 따냈다고 봐야 한다.
KBO리그는 2025시즌 '역대급' 순위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1위 LG 트윈스, 2위 한화 이글스의 페넌트레이스 우승 경쟁도 끝까지 갈 모양새다. 3위 SSG와 6위 롯데의 격차도 3경기에 불과해 최종 순위를 예측하기 어렵다. 매 경기 사력을 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롯데 역시 페넌트레이스 잔여 10경기에서 최대한 많은 승리를 쌓아야만 5강 재진입을 노려볼 수 있지만 외국인 투수들이 제 몫을 해줄지는 미지수다. 국내투수들에만 의존해야 하는 슬픈 상황을 극복해야만 가을야구 티켓을 거머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