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 유준상 기자) KIA 타이거즈 김호령이 공·수에서 활약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
김호령은 지난 27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시즌 12차전에 9번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김호령은 호수비를 두 차례나 선보였다. 5회말 2사에서 박성한의 타격 때 슬라이딩 캐치로 직선타를 처리했다. 김호령의 빠른 판단과 넓은 수비 범위가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김호령은 두 팀이 0-0으로 팽팽하게 맞선 9회말에도 호수비를 선보였다. 2사 2루에서 안상현의 타격 때 장타성 타구를 낚아채며 팀을 위기에서 구했다. 전진 수비를 하고 있었지만,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연장 승부에서도 김호령의 존재감이 돋보였다. 그는 11회초 무사 1, 2루에서 3루수 쪽으로 번트를 댔고, 1루로 전력 질주했다. 3루수 최정이 재빠르게 1루로 송구했지만, 결과는 세이프였다.
김호령의 번트안타로 무사 만루의 기회를 맞이한 KIA는 대량 득점에 성공했다. 박찬호의 밀어내기 볼넷, 위즈덤의 2타점 적시타, 김선빈의 1타점 적시타로 4-0까지 달아났다.
KIA는 11회말 SSG에 2점을 내줬지만, 2점 차 리드를 지켰다. 6연패 탈출에 성공한 KIA의 시즌 성적은 55승59패4무(0.482)가 됐다. 이범호 KIA 감독은 "김호령이 공·수에서 정말 좋은 활약을 해줬다. 9회말 호수비는 패배를 막는 수비였다. 11회초 무사 1, 2루에서 번트안타를 기록한 것도 팀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김호령을 칭찬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김호령은 "팀 분위기가 너무 안 좋았다. 선수들이 어떻게든 분위기를 끌어올리려고 했는데, 도저히 안 되더라. 다행히 6연패를 끊어서 기분이 좋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9회말 수비 상황에 대해서는 "솔직히 타구가 담장 근처까지 가면 어떻게 해야 할지 상상하긴 했다"며 "타구가 떴을 때는 잡을 수 있겠다고 생각헸는데, 타구가 저렇게 멀리 갈 줄은 몰랐다. 포구할 때 공이 많이 흔들리긴 했는데, 그래도 잘 잡았던 것 같다. 체력적으로 힘들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출루하기 위해 번트를 댄 건 아니다. 주자들을 2루와 3루에 보내겠다는 마음으로 번트를 시도했던 것 같다"며 "번트를 대고 보니 3루수가 들어오다가 약간 멈칫해서 '이 정도면 (1루에서) 살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전력 질주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KIA는 올스타 휴식기 이후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난달 초 2위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승수를 쌓지 못하면서 8위까지 추락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선수들의 부담은 더 커졌다.
김호령은 "코치님이 미팅 때 '선수들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으니까 계속 이렇게만 하자'고 하셨고, 우리도 계속 그런 생각으로 임했다. 그런데 뭘 해도 안됐다. 발악했는데도 잘 안 됐다"고 털어놨다.
또 김호령은 "주자가 있을 때 안타도 좀 쳐서 주자를 보내고 싶은데, 안 될 때는 모든 선수들이 잘 안 되더라. 많이 긴장하는 것 같다. 부담감 때문에 좀 더 안 풀리는 것 같기도 하다. 내일(28일)부터는 부담감이 줄어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얘기했다.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김호령은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수행 중이다. 5월 중순 1군에 올라온 뒤 계속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28일 현재 김호령의 시즌 성적은 79경기 252타수 69안타 타율 0.274, 5홈런, 33타점, 출루율 0.343, 장타율 0.433이다.
김호령은 "원래 수비는 자신이 있었으니까 하던 대로만 하자고 생각했고, 타석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다 보니까 수비에서도 좀 더 자신감이 올라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KIA도, 김호령도 여전히 가을야구를 바라보고 있다. 김호령은 "꼭 포스트시즌에 올라가고 싶다"며 "연패를 끊었으니까 이제 연승을 하면 포스트시즌에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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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