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11회초 두산 홍건희가 공을 힘차게 던지고 있다. 잠실, 김한준 기자
(엑스포츠뉴스 잠실, 김근한 기자) 두산 베어스 투수 홍건희가 연이틀 승리 투수로 후반기 반등 흐름을 탔다. 야구 인생 처음으로 4개월 동안 장기 재활에 나섰던 홍건희는 남은 시즌 팀 불펜 과부하 해소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홍건희는 2025시즌을 앞두고 팔꿈치 내측 인대 손상 부상으로 이탈했다. 홍건희가 2020시즌 두산 이적 뒤 개막전부터 장기간 이탈한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홍건희는 3개월이 넘는 재활 끝에 6월 초 1군으로 복귀했다. 하지만, 홍건희는 전반기 7경기 등판 평균자책 8.44, 4탈삼진, 6볼넷의 아쉬운 성적을 남기고 완벽하지 않은 몸 상태로 다시 2군에 내려갔다.
다시 몸 상태를 끌어 올린 홍건희는 지난달 30일 1군으로 다시 올라왔다. 홍건희는 복귀 뒤 첫 등판인 지난 1일 잠실 SSG 랜더스전에서 1이닝 1피안타 1홈런 2탈삼진 1볼넷 2실점을 기록했다.
이후 홍건희는 3경기 연속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특히 홍건희는 지난 14일 잠실 NC 다이노스전(1이닝 무실점) 호투로 시즌 첫 승을 거뒀다.
두산 조성환 감독대행은 지난 15일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나 "홍건희 선수도 어제(14일) 몸을 미리 풀게 해서 너무 많이 던지고 올라가서 미안했다. 어제 같은 투구는 정말 팀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오늘도 기회가 온다면 중요한 상황에 올릴 것"이라고 기대했다.
조 대행이 기대한 대로 홍건희는 15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1이닝 1탈삼진 1볼넷 무실점)에서 결정적인 이닝이었던 연장 11회초를 무실점으로 막았다. 두산이 11회말 안재석의 데뷔 첫 끝내기 홈런으로 승리하면서 홍건희도 연이틀 구원승을 달성했다.

홍건희는 지난 15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에 연장 11회초 구원 등판해 삼자범퇴 무실점으로 이닝을 막았다. 이후 연장 11회말 안재석의 데뷔 첫 끝내기 홈런이 터지면서 홍건희의 구원승이 이뤄졌다. 잠실, 김한준 기자

1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시범경기, 7회초 두산 홍건희가 공을 힘차게 던지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경기 뒤 홍건희는 "그간 내가 빠져있는 시간에 비례하게 팀에 미안했다. 아프고 싶어서 아픈 건 아니었지만, 후배들이 고생하는 걸 멀리서 중계로 지켜보는 게 미안하고 마음이 불편했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이어 "야구하면서 4개월 가까이 재활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첫 콜업 당시) 나름대로 몸이 다 됐다고 판단했는데 결과는 아니었다. 긴 재활이 어렵다는 걸 새삼 느꼈고, 이걸 이겨낸 동료들이 더욱 대단해 보였다"라고 덧붙였다.
홍건희는 남은 시즌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어 팀 동료들을 돕겠다고 다짐했다.
홍건희는 "그 힘든 시간을 퓨처스팀 코치진과 트레이닝 파트 덕분에 버텨냈다. 정말 많이 배려해 주셨다. 또 이천까지 찾아와 격려해 주신 팬분들의 한마디도 힘이 됐다"며 "지금도 100% 컨디션은 아니지만 프로 선수가 100%일 때만 경기에 나설 수는 없다. 그간 동료들이 연료를 많이 소진한 만큼, 이제 내게 남은 것들을 열심히 태워 팀 승리에 보탬이 되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2024시즌을 앞두고 생애 첫 FA 자격을 취득했던 홍건희는 길었던 협상 테이블 끝에 2+2년 최대 24억 5000만 원이라는 FA 잔류 계약에 도장을 찍었다. 첫 2년 계약 총액은 9억 5000만원인 가운데 '+2년' 총액 15억원은 선수 옵션이다. 홍건희는 2025시즌 종료 뒤 옵트아웃 조항을 발동해 자유계약선수 신분이 될 수 있다.
지난 2월 스프링캠프 당시 홍건희는 "나도 개인적으로 중요한 해다. 그런데 FA를 할 때도 그랬지만, 최대한 신경 안 쓰려고 한다. 몸 관리를 착실히 하면서 다치지 않으면 성적을 따라올 것으로 생각한다. 옵트아웃을 선택해야 할 시기가 오겠지만, 지금 생각하기보단 그때 가서 생각하려고 한다"며 "두산에 와서 크게 아픈 적이 없었는데 지난해 손가락이 안 좋아서 시즌 페이스가 흐트러지니까 투구 컨디션 유지가 쉽지 않았다. 안 아픈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캠프 당시 바람과 달리 홍건희는 올 시즌 전반기 내내 부상으로 삐걱대는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홍건희는 자신의 원래 투구 페이스를 되찾을 기세다. 만약 홍건희가 남은 시즌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면 옵트아웃 선택지를 택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과연 홍건희가 2025시즌 후반기 대반등과 함께 옵트아웃 신청으로 1년 전 FA 시장에서의 아쉬움을 풀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1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시범경기, 7회초 두산 홍건희가 공을 힘차게 던지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사진=엑스포츠뉴스 잠실, 김한준 기자/엑스포츠뉴스 DB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