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타이거즈 포수 한준수가 13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맹활약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대구, 최원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대구, 최원영 기자) 타석에서 더욱더 힘을 내고 있다.
KIA 타이거즈 한준수는 1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경기에 8번 타자 겸 포수로 선발 출전했다.
1-1로 팽팽하던 8회 승기를 가져왔다. KIA는 1사 후 최형우의 스트레이트 볼넷, 나성범의 3루 파울플라이로 2사 1루를 이뤘다. 이어 삼성 투수 이호성이 등판했다. 패트릭 위즈덤의 중전 안타, 김호령의 볼넷으로 2사 만루.
후속 타자는 한준수였다. 한준수는 이호성의 4구째, 149km/h 패스트볼을 조준해 비거리 120m의 우월 만루 홈런을 터트렸다. 팀에 5-1을 안기며 미소 지었다.
한준수의 그랜드슬램은 2019년 1군에 데뷔한 이래 처음이다. 짜릿한 손맛을 봤다. 덕분에 KIA는 8회와 9회 각각 4득점씩 추가하며 9-1 대승을 수확했다. 2연승을 질주, 위닝시리즈도 확보했다.
이범호 KIA 감독은 "경기 후반 2아웃에 야수들이 어떻게든 출루하고자 해줬다. 그 의지가 찬스를 만들어 냈고 한준수가 멋지게 해결해 승리할 수 있었다"고 칭찬했다.

KIA 타이거즈 포수 한준수가 올해 정규시즌 경기에서 홈런을 친 뒤 베이스를 돌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KIA 타이거즈 포수 한준수가 올해 정규시즌 경기에서 득점 후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경기 후 만난 한준수는 만루 홈런부터 돌아봤다. 그는 "앞에서 형들이 (찬스를) 만들어주지 않았다면 칠 수 없었을 것이다. (김)호령이 형이 내 앞에서 신중하게 공을 골라내 걸어 나가는 것을 보고 '잔루를 만들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적극적으로 치려 했더니 좋은 타구가 나왔다. 치자마자 '홈런이다'라고 느꼈다"고 밝혔다.
이어 "상대 투수(이호성)의 공이 빠르기 때문에 패스트볼 하나만 보자는 각오로 타석에 들어갔다. 변화구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올해 총 70경기서 타율 0.256(168타수 43안타) 5홈런 21타점을 기록 중이다. 전반기엔 58경기서 타율 0.231(143타수 33안타) 3홈런 13타점에 그쳤다. 후반기 들어 12경기서 타율 0.400(25타수 10안타) 2홈런 8타점을 뽐내며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다.
한준수는 "타석에서 멘털이 달라진 것 같다. 첫 타석에서 잘 안 맞았을 때 너무 조급해하기보다는 매 타석 긍정적인 마음으로 들어가려 한다"며 "'쳐야지'라고 해도 잘 안 되는 게 야구다. 그래서 생각을 바꾸려 했다"고 전했다.
타격 폼에는 큰 변화를 주지 않았다. 한준수는 "안 좋을 때 폼을 바꾼다고 해서 잘 되진 않는 듯하다. 타석에 나가면 당연히 누구든 안타를 치고 싶어 하는데, 마음대로 안 될 수도 있다"며 "한 타석, 한 타석 소중하지만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해서 너무 가라앉진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KIA 타이거즈 포수 한준수가 올해 정규시즌 경기에서 타격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KIA 타이거즈 포수 한준수가 올해 정규시즌 경기에서 홈런을 친 뒤 베이스를 돌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선발투수 애덤 올러와의 배터리 호흡도 좋았다. 올러는 이날 5이닝 4피안타 2볼넷 7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경기 후엔 "위기의 순간마다 한준수의 리드 덕분에 막아낼 수 있었다. 특히 이번 경기에서 한준수가 더 공격적인 투구를 주문했다.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타자들과 승부할 수 있었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또한 올러는 "팀 승리의 공을 한준수에게 돌리고 싶다. 엄청난 만루 홈런까지 터트린 한준수를 MVP로 뽑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준수는 올러와의 호흡에 관해 "거의 매 이닝 주자를 내보내 아쉽긴 했지만 그래도 1실점으로 잘 막아 다행이다. 매 이닝 선두타자에 집중하자고 말해줬다"며 "타자가 속는 공을 그대로, 바꾸지 않고 계속 썼다. 좋은 공을 쓰자는 생각으로 볼 배합했다"고 설명했다.
주전 포수 김태군과 출전 시간을 나눠 가지며 경험을 쌓고 있다. 한준수는 "경기에 나가든 안 나가든 항상 준비한다. 대타로 출전하더라도 그 한 타석에서 내가 보여줄 것을 다 보여주자는 각오로 임한다"며 "출전 여부와 관계없이 뒤에서 묵묵히 준비하려 한다. 김태군 선배님이 상황에 따라 여러 이야기도 해주신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KIA 타이거즈 포수 한준수가 올해 정규시즌 경기에서 수비를 준비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사진=엑스포츠뉴스 대구, 최원영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