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리그와 자국 컵 대회까지 제패한 이강인이 한국 선수 최초로 '트레블'을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강인이 소속팀 파리 생제르맹(PSG)의 쿠프 드 프랑스(프랑스컵) 우승으로 또다시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PSG가 이제 시즌의 대미를 장식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만을 남겨두고 있는 가운데, 이강인이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트레블(세 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업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가 관심이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지휘하는 PSG는 25일(한국시간) 프랑스 생드니에 위치한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4-25시즌 쿠프 드 프랑스 결승전에서 랭스를 3-0으로 대파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시즌 우승에 이은 2연패다.
PSG는 전반전에만 브래들리 바르콜라의 멀티골로 일찍이 승기를 잡았고, 아슈라프 하키미의 추가골로 상대 완벽하게 꺾은 뒤 후반전 들어 교체카드를 사용하며 여유롭게 경기를 운영했다. 랭스는 한 골이라도 PSG를 따라잡기 위해 분투했지만, PSG는 실점을 내주지 않고 깔끔한 승리를 챙겼다.
앞서 프랑스 리그1(리그앙) 조기 우승을 확정한 PSG는 쿠프 드 프랑스 우승으로 더블을 달성한 PSG는 이제 트레블을 위해 내달 1일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리는 인터밀란(이탈리아)과의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바라보고 있다. 지난 2019-20시즌 이후 5년 만에 또다시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오른 PSG는 구단 역사상 첫 챔피언스리그 우승과 더불어 트레블에 도전한다.
PSG는 이날 4-3-3 전형을 꺼냈다. 마트베이 사포노프가 골키퍼 장갑을 착용했고, 누누 멘데스, 윌리안 파초, 마르퀴뇨스, 아슈라프 하키미가 수비라인을 구축했다. 파비안 루이스, 비티냐, 주앙 네베스가 중원을 구성했고, 브래들리 바르콜라, 우스망 뎀벨레, 데지레 두에가 공격을 이끌었다.
랭스는 5-4-1 전형을 사용했다. 에반 디우프가 골문을 지켰고, 세르히오 아키에메, 모리그반, 세드릭 키프레, 조셈 오쿠무, 세키네 히로키가 후방에서 호흡을 맞췄다. 나카무라 게이토와 아마두 아코네, 발렌틴 아탕가나, 그리고 이토 준야가 미드필드에서 최전방의 조르당 시바체우를 지원했다.
랭스는 전반 6분 코네의 과감한 중거리슛으로 포문을 열었지만 사포노프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PSG는 전반 8분 하키미의 패스에 이은 뎀벨레의 슈팅으로 반격했다. 이 슈팅은 랭스 수비가 몸을 던져 막아냈다.
점차 주도권을 가져오기 시작한 PSG는 전반 13분 두에의 슈팅으로 다시 한번 랭스 골문을 위협한 뒤 전반 17분 선제골을 터트리며 이른 시간 앞서갔다. 두에가 수비 사이로 절묘한 스루패스를 찔렀고, 이를 받은 바르콜라가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랭스 골문을 열어젖혔다.
선제골을 뽑아낸 PSG는 전반 19분 두 번째 골까지 뽑아내며 한 발 더 달아났다. 또다시 두에와 바르콜라가 득점을 합작했다.
후방에서 연결된 긴 패스를 받은 두에가 문전으로 공을 보냈고, 이를 바르콜라가 밀어넣어 랭스 골네트를 갈랐다.
PSG는 이후에도 주도권을 쥐고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하면서도 경기를 일찍 끝내겠다는 생각으로 계속 랭스 골문을 두드렸다. 전반 32분과 전반 40분 뎀벨레가 연달아 슈팅을 때렸지만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은 게 아쉬웠다.
그러나 PSG는 기어코 전반 종료 직전 세 번째 골을 만들어냈다. 전반 43분 바르콜라의 크로스를 하키미가 강력한 슈팅으로 연결한 것이 골키퍼 다리 사이로 빠져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전반전에만 세 골을 기록한 PSG는 일찍이 승기를 잡았다.
후반전도 PSG의 흐름이었다. 랭스는 교체카드 세 장을 꺼내며 흐름을 바꾸려고 했지만, PSG는 주도권을 내줄 생각이 없었다. 후반 14분 바르콜라의 슈팅과 후반 19분 뎀벨레의 슈팅이 연이어 나왔으나 바르콜라의 슈팅은 골키퍼에게 막혔고, 뎀벨레의 슈팅은 골대를 강타했다.
이후 시간이 흐르자 PSG는 주전 선수들을 교체하며 선수들의 체력 안배에 집중했고, 결국 3-0 대승을 거두며 대회 통산 16번째 쿠프 드 프랑스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벤치 명단에 포함됐던 이강인에게는 기회가 오지 않았다.
쿠프 드 프랑스 결승전에 출전하지 않고도 트로피를 들어올린 이강인은 우승 세리머니 도중 태극기를 허리에 두른 채 활짝 웃으며 기념 사진을 촬영했다. 수비수 뤼카 에르난데스가 이강인과 함께 태극기를 들어주며 이강인의 '태극기 세리머니'를 도와주기도 했다.
이제 PSG는 인터밀란과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준비한다. 만약 PSG가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우승을 차지한다면 PSG는 이번 시즌 트레블을 달성하게 된다. 유럽 축구 역사에서 챔피언스리그를 포함해 트레블을 달성한 구단은 단 8개(셀틱, 아약스, PSV 에인트호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인터밀란, 바이에른 뮌헨, 맨체스터 시티)에 불과하다.
사상 첫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도전하는 PSG가 9번째 트레블 구단이 될 수 있을지 기대된다. 앞서 지난 2022-23시즌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끄는 맨체스터 시티가 결승전에서 인터밀란을 제압하고 구단 역사상 첫 챔피언스리그 우승과 트레블을 동시에 차지한 바 있다. 현재 PSG의 상황도 2년 전의 맨체스터 시티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 흥미롭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