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이강인이 한국 축구사에 길이 남을 여름을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루이스 엔리케가 이끄는 PSG가 지난 8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에 있는 홈구장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아스널(잉글랜드)과의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서 2-1로 승리했다.
파비안 루이스와 아슈라프 하키미가 연속 골을 터뜨린 PSG는 부카요 사카가 한 골 만회한 아스널을 제압했다. 1차전에서 우스망 뎀벨레의 골로 1-0으로 이겼던 PSG는 합계 3-1로 승리하며 결승전에 진출했다.

PSG는 지난 2019-2020시즌 코로나19로 인해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버블 형태로 결승전에 진출한 뒤, 5년 만에 다시 결승에 진출해 챔피언스리그 사상 첫 우승에 도전한다. 당시에는 바이에른 뮌헨(독일)에 밀려 준우승에 그쳤다. 이번에는 바르셀로나(스페인)와 혈투 끝에 결승에 진출한 인터 밀란(이탈리아)을 상대한다.
PSG는 역사적인 트레블 기회를 맞았다. 이미 리그1 우승을 확정한 PSG는 쿠프드 프랑스도 결승에 진출했다. 오는 25일 오전 4시 프랑스 생드니에 있는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PSG는 스타드 랭스와 결승전을 치른다. 이 경기를 이기면 PSG는 더블에 성공한다.
챔피언스리그 결승은 오는 6월 1일 오전 4시 독일 뮌헨에 있는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리는데 이 경기에서도 승리하면 PSG는 지난 1970년 창단 이래 54년 만에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PSG는 첫 유럽 메이저대회 타이틀을 얻게 되고 더불어 트레블까지 완성하는 첫 프랑스 구단이 된다.
한국인 최초의 PSG 선수인 이강인도 트레블 멤버가 될 수 있다. 이강인은 올 시즌 리그 29경기 6골 6도움을 포함해 공식전 44경기 2307분을 나섰다. 쿠프 드 프랑스는 3경기, 챔피언스리그는 11경기를 소화했다. 이미 우승을 확정한 트로페 데 샹피옹(슈퍼컵)도 출전해 이강인은 모든 대회 우승 메달을 받을 자격이 있다.
다만 올 시즌 주전 경쟁에서 밀려나 아쉬움이 크다. 전반기에는 주 포지션을 잡지 못했다. 우측 윙어를 비롯해 우측 중앙 미드필더, 나아가 중앙 제로톱 위치에서 펄스 나인 역할을 담당해 공격적인 재능을 어떻게든 활용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래서인지 전반기에 대부분의 공격 포인트를 다 만들었다. 전반기에 그는 6골 2도움을 기록하며 활약했다.
하지만 겨울 이적시장에 중앙 공격수 랭달 콜로 무아니가 유벤투스(이탈리아) 임대를 떠나면서 그 자리에 우스망 뎀벨레가 들어왔다. 이어 흐비차 크바라첼리아가 영입되면서 왼쪽에 한 자리를 차지했다. 남은 우측 윙어 자리는 이강인이 아닌 신입생 데지레 두에가 맡으면서 이강인에게 자리가 없었다.
중원도 마찬가지였다. 파비아 루이스와 비티냐, 주앙 네베스가 전반기부터 확고히 자리잡았다. 기존에 중앙 미드필더 자원인 워렌 자이르-에메리도 입지를 잃어 백업 멤버가 되면서 이강인도 설 곳이 마땅치 않았다.
결국 이강인은 중요도가 높은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 단계에서 출전 기회를 잃었다. 리버풀과의 16강 2차전 연장 승부 때 체력적인 이유로 교체 출전한 것을 제외하고 그는 4강 맞대결까지 모두 결장해 아쉬움을 삼켰다.
급기야 엔리케 감독은 지난달 19일 르아브르와의 리그 30라운드 홈 경기 때 이강인을 수비형 미드필더 위치에 선발 출장시켜 실험하기도 했다. 성공적이라고 볼 수 없지만, 엔리케 감독은 불편한 위치에서도 어떻게 해내는지 확인하려 했다고 밝혔다.
결국 이적설이 터졌다.
지난 4일 프랑스 매체 '레키프'가 "이강인이 더 많은 출전 경기, 특히 빅매치에 뛰길 원한다. 하지만 그는 팀이 승리한 이후로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구단과 선수 측이 시즌 종료 후 선수의 미래에 대해 논의할 것이다. PSG는 그들이 원하는 가격으로 이강인 판매에 열려 있다"라고 전하면서 이적 가능성이 크게 열렸다.
여기에 영국 매체 '더선'이 아스널이 겨울에 이어 여름에도 이강인을 노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미켈 아르테타 감독이 겨울에 이강인에게 관심을 보였다. 그리고 이번에는 안드레아 베르타 신임 디렉터가 이강인을 위해 선수단에 자리를 마련할 것"이라고 전해 이적설에 불을 지폈다.
베르타 디렉터는 이전에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에 몸담았다. 2년 전인 2023년에 이강인을 영입하기 위해 알아보다가 로드리고 리켈메로 선회하면서 이강인은 당시 마요르카(스페인)에서 PSG로 2200만유로(약 346억원)에 이적하게 됐다.
베르타는 이번 여름에 아스널의 신임 디렉터로 합류하면서 여름 이적시장을 바로 진두지휘하게 된다. 당연히 이강인의 이름이 거론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미 이강인에게 관심이 있었던 아르테타는 이강인을 마틴 외데고르가 서는 우측 중앙 미드필더 자리에 곧바로 기용할 수 있다.
지난 시즌과 달리 올 시즌 공격 면에서 실수가 잦기 때문에 외데고르애게 제대로 휴식을 주지 못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아르테타 감독은 이 자리에 로테이션이 가능한 선수를 확보하려고 했고 이강인이 거론됐었다.
아직 여름 이적시장이 한 달 넘게 남은 가운데 이강인이 출전 시간을 위해 프리미어리그 행을 선택할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SNS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