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8.3% 확률의 싸움이다. 레알 마드리드와 아스널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으로 가는 길목에서 진검승부를 펼친다.
레알 마드리드와 아스널은 17일(한국시간) 오전 4시 스페인 마드리드에 위치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2024-2025시즌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을 치른다.
유리한 고지를 점한 쪽은 아스널이다. 아스널은 홈에서 열린 1차전서 데클런 라이스의 환상 프리킥 골 두 방으로 3-0 완승을 거뒀다. 어지간히 못하지 않고서야 뒤집히기 어려운 점수 차다.
이는 실제 역사가 말해준다. 영국 가디언은 "1992년 챔피언스리그가 만들어진 후 지금까지 총 48개 팀이 3골 앞선 상황에서 2차전에 돌입했다. 이를 뒤집은 팀은 단 네 팀뿐이다"라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1차전을 3골 이상 앞선 채 마쳤던 팀이 2차전에서 탈락할 확률은 8.3%에 불과했다.
첫 번째 사례는 2003-2004시즌으로 이탈리아 명문 AC밀란이 홈 구장 산 시로에서 데포르티보 라 코루냐를 4-1로 눌렀다. 하지만 스페인 리아소르에서 열린 2차전에서 데포르티보가 무려 4-0 완승을 거두며 4강에 진출했다.
두 번째는 2016-2017시즌에 있었다. 바르셀로나가 파리 생제르맹(PSG) 원정에서 0-4 완패를 당하며 탈락 위기에 놓였으나 홈 2차전서 6-1 대승을 거두며 합계 6-5로 8강에 올랐다. 이 경기는 챔피언스리그 역사상 네 골 차를 뒤집은 유일한 경기로 남아있다.
하지만 바르셀로나는 1년 후 희생양이 됐다. 2017-2018시즌 8강 1차전서 AS로마를 4-1로 꺾었으나 로마 원정에서 0-3으로 패해 원정 다득점 원칙에 의해 탈락했다.
그리고 다시 1년 후 바르셀로나가 또 한 번 참사를 겪었다. 4강 1차전 홈에서 리버풀을 3-0으로 꺾었지만 2차전 안필드 원정에서 0-4 치욕의 대패를 당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이후 세 골 차 승부가 뒤집힌 적은 없었다. 아스널이 레알 마드리드 원정을 떠나지만 크게 걱정하지 않는 이유다. 레알 마드리드가 대회 최다 우승팀이고, 극적인 승부를 연출한 적이 많았다는 건 사실이나 대회 역사는 아스널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더구나 아스널은 무려 79경기 동안 3실점 이상 내준 적이 없다.
축구 컨텐츠를 제작하는 스코어90은 아스널이 최근 79경기 동안 3실점 이상 내준 적이 한 번도 없으며 79경기에서 64실점, 경기당 0.81실점을 기록했다고 조명했다. 아스널의 수비력이 대단했다는 뜻이다.
레알 마드리드가 유럽대항전에서 세 골 차 경기를 뒤집은 건 1984-1985시즌이 마지막이다. 당시 UEFA컵(현 유로파리그) 3라운드에서 벨기에 명문 안더레흐트가 홈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3-0으로 꺾었으나 레알 마드리드가 2차전을 6-1 대승으로 마치며 8강에 올랐다. 당시 레알은 결승까지 승승장구해 결국 우승까지 차지했다.
가능성은 거의 없으나 레알 마드리드는 포기하지 않고 있다.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은 "진출 가능성은 낮지만 우리는 100% 최선을 다해야 한다. 할 수 있는 모든 걸 해야 한다"며 "부진한 경기에 대한 반격을 보여줄 기회다. 축구에서는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 믿어야 한다. 신뢰가 필요하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는 기적이 많이 일어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루카스 바스케스 또한 "어렵긴 하지만 이 상황을 뒤집을 수 있는 팀이 있다면 바로 우리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홈 팬들 앞에서 경기를 펼치는 우리"라면서 "이번에는 다른 경기를 보게 될 것이고, 우리 모두가 뭉친다면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의를 불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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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