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예나 기자) 그룹 에픽트레버스(EPIC TRAVELS, EPTS)가 서로 다른 서사와 상처를 뒤로하고, 다시 무대 위에 섰다. 각기 다른 이유로 멈춰 섰던 시간들, 놓아야 했던 꿈, 지켜내고 싶었던 마음을 안고 이들은 다시 하나가 됐다.
에픽트레버스(지아이·아인·상호·상일·진후)는 팀명 그대로 ‘서사를 지닌 여행자들’이다. 각기 다른 무대에서 활동했던 멤버들이 에픽트레버스로 뭉쳐 새로운 항해를 시작했다.
엑스포츠뉴스는 최근 에픽트레버스와 만나 단독 인터뷰를 진행, 다시 출발선에 선 이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들은 15일 오후 6시 일본 새 싱글 'TAB TAB'을 발표, 정식 활동에 돌입하며 곧 국내 활동에도 나설 예정이다.
에픽트레버스로 뭉치기 전 각기 다른 그룹에서 활동하며 아이돌의 꿈을 키운 멤버들. 지아이는 타겟, 아인은 일급비밀, 상호와 상일은 스누퍼, 진후는 업텐션에서 활동했다.
각기 다른 팀에서 활동했던 멤버들이 하나로 모이기까지는 오랜 시간과 우연, 그리고 간절함이 필요했다. 활동 시기와 그룹은 달랐지만, 무대에 대한 열정만큼은 모두가 닮은 모습. 이들이 에픽트레버스라는 이름 아래 모이게 된 과정은 어떨까.
"저는 멤버 아인이의 권유로 함께하게 되었어요. 오랫동안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고, 대표님과의 미팅을 거쳐 멤버들을 직접 만난 후 '함께해야겠다'는 확신이 들었죠. 멤버들과 대표님의 첫인상이 정말 좋았고, 무엇보다 그들과 함께하는 제 모습이 너무 궁금했어요." (지아이)
"전역 후 잠시 활동을 하다가 댄서이자 안무가의 길로 접어들어 해외 워크숍 등 다양한 무대에서 활동하고 있었어요. 그러던 중 지금의 대표님과 여러 차례 연락을 나누면서, 다시 무대에 서고 싶다는 마음이 점점 간절해졌죠. 결정적으로는 제가 합류하기 전부터 연습이 진행 중이었는데, 멤버들이 너무 좋더라고요.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커졌고, 그게 이 자리에 오게 된 가장 큰 이유가 됐습니다." (아인)
"상호가 먼저 '같이 해보지 않겠냐'고 제안해줬어요. 아직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멤버들이 모여 있고, 책임감과 실력을 갖춘 좋은 사람들을 소개해줬죠. 그런 멤버들과 함께라면 저도 다시 자극을 받고, 많이 배우면서 더 성장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상일)
각자 왕성하게 활동을 이어가던 시절도 있었다. 무대 위에서는 언제나 밝고 힘차 보였지만, 그 이면에는 예상치 못한 좌절과 시련이 찾아왔다. 팀의 해체, 활동 중단, 갑작스러운 방향 전환은 누구에게나 낯설고 혼란스러운 경험이었을 터.
누군가는 꿈을 접어야 할지 고민했고, 또 다른 누군가는 무대를 떠나 또 다른 길을 찾아야 했다. 무대와 점점 멀어질수록 마음 속의 허전함은 커졌고, 그 빈자리를 음악에 대한 그리움이 채워가기 시작했다.
"소속사와 계약이 끝나고, 멤버들도 각자 활동을 하면서 외적인 계기를 통해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군 복무를 마치고 하고 싶은 일이 생겨서 공부를 시작했고, 파티셰로 일하기도 했고, 제품 개발 관련 일도 경험해봤죠.
갑작스럽게 활동이 중단되면서 팬분들께 충분히 보여드리지 못한 모습이 많았어요. 해외 무대에서 팬들과 만나고 공연하던 시간들이 지금도 그리운데, 아마 팬분들도 그 시절을 많이 그리워하실 거라 생각해요. 갑작스러운 이별이 컸던 만큼, 이번에는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팀에서 더 나은 모습으로 다가가고 싶어요. 그게 바로 다시 무대에 서기로 결심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입니다." (지아이)
"2020년 군 입대로 팀 활동이 중단되면서 자연스럽게 무대를 떠나게 됐어요. 전역 후에는 일급비밀 유닛 활동을 잠깐 이어갔고, 이후에는 댄서이자 안무가로 새로운 길을 걸었죠.
하지만 무대에 대한 그리움은 점점 더 커졌어요. 10대 때부터 활동을 시작해 20대의 전부를 무대 위에서 보냈으니까 인생의 절반 이상을 연예계에서 살아온 셈이죠. 결국 가장 잘할 수 있는 일, 그리고 가장 나다운 모습은 무대 위에 있다는 걸 느꼈어요. 다시 시작한다는 게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마음 한켠에 늘 간절함이 자리하고 있었기에 도전할 수 있었습니다." (아인)
"2019년 활동을 중단한 후 혼자 식당에서 일하며 지냈어요. 멤버들 중 가장 먼저 군 복무를 마친 뒤, 요식업 쪽에서 계속 일을 이어갔죠. 그러다 문득 현타가 오더라고요. '내가 정말 잘할 수 있는 게 뭘까?' 생각해보니, 오랫동안 해왔던 건 결국 춤과 노래였어요.
그래서 다시 무대 제안을 받았을 때 많은 고민이 있었지만,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해보자’는 마음으로 결정했어요. 식당에서 일할 때도 팬분들이 찾아와 편지를 주시거나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시곤 했는데, 앞치마를 두르고 사진을 찍을 때마다 마음이 복잡했죠. 그래도 팬분들의 그 응원 덕분에 다시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진후)
에픽트레버스에게 지금의 활동은 '재도전'이 아닌, 인생에서 마지막일 수도 있는 간절함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 오랜 시간 무대를 그리워하며 쌓아온 간절함과 책임감을 안고, 더 이상 물러설 곳 없다는 각오. 후회 없는 무대를 만들기 위해, 그리고 기다려준 팬들에게 진심을 전하기 위해, 지금 이 순간 모든 열정을 쏟아붓고 있다.
"수없이 말해온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는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다시 무대 위에 섰어요. 지금 이 순간에도 매 순간, 최고의 무대를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앞으로도 오래도록, 진심을 담아 노래할게요. 변함없이 곁에 있어준 팬분들께 마음 깊이 감사드립니다." (상일)
"우선 오랜 공백에도 불구하고 기다려주신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전과는 다른, 더욱 성숙해진 마음가짐으로 앞으로의 활동을 통해 그 사랑에 꼭 보답해드리고 싶어요.
요즘은 멤버들과 함께 연습하는 시간이 너무 즐겁고, 매 순간을 소중하게 느끼며 지내고 있습니다. 에픽트레버스라는 이름처럼, 저희는 멤버들이 하나로 똘똘 뭉쳐 앞으로의 여정을 팬분들과 오래도록 함께 만들어갈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상호)
((인터뷰②)에서 계속)
사진=몬스터브레인
김예나 기자 hiyena07@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