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자이언츠 투수 구승민이 미야자키 스프링캠프에서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미야자키, 김근한 기자
(엑스포츠뉴스 일본 미야자키, 김근한 기자) "얘가 올해 키야“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이 인터뷰 중인 한 선수를 지나치며 무심코 던진 한 마디다. 그 선수는 바로 투수 구승민이었다.
구승민은 2020년대 롯데 불펜진을 대표하는 얼굴이다. 구승민은 2020시즌부터 4년 연속 20홀드와 60이닝 달성으로 마무리 투수 김원중과 함께 가장 '믿을 맨'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구승민은 2024시즌 생애 첫 FA 자격 취득을 앞두고 다소 주춤했다. 구승민은 2024시즌 66경기(57.2이닝)에 등판해 5승 3패 13홀드 평균자책 4.84, 62탈삼진, 35볼넷을 기록했다. 기대보다 아쉬운 시즌 성적 아래 구승민은 2024시즌 종료 뒤 FA 자격을 신청했다. 그 결과는 2+2년 최대 총액 21억 원 잔류 계약이었다.
주축 불펜 투수가 5년 연속으로 꾸준한 성적을 거두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그만큼 해마다 누적 데미지가 쌓인 까닭이다. 만약 구승민이 5년 연속 20홀드를 달성했다면 KBO리그 최초 기록이기도 했다.
미야자키 캠프에서 만난 구승민은 "뭔가 많이 던진 여파가 지난해 온 것 같다고 보실 수 있다. 그동안 무리했다는 시선을 받기도 하는데 결국 관리를 잘 받았는데 내가 그냥 못 던진 것"이라며 "모든 불펜 투수의 생각이 비슷할 거다. 누구 때문에 많이 던져서 이렇게 됐다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공을 던지는 과정이 너무 행복하니까 그걸 잘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 던졌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롯데 자이언츠 투수 구승민이 일본 미야자키 캠프 실전 경기 등판을 소화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오히려 지난해 부진했던 부분이 2025시즌 반등을 위한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구승민도 자신의 몸 상태를 재정비할 준비를 마쳤다.
구승민은 "각자 자기 역할만 한다면 불펜에서 한쪽으로 쏠림 현상도 없을 거다. 지난해 내가 그런 역할을 못 해줘서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다"며 "한 시즌 고생하더라도 다음 시즌에 크게 부담이 안 가도록 준비하는 게 프로 선수로서 당연한 몫이다. 변명보다는 내가 부족하게 몸을 만들었고, 2025시즌엔 데미지 없이 몸 상태를 리셋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했다"라고 목소릴 높였다.
이제 예비 FA 시즌이 아닌 FA 계약 첫 시즌이란 점도 구승민에게는 부담감을 덜 수 있는 요소다. 가장 간절하게 원했던 롯데 잔류 계약이란 점도 마찬가지다.
구승민은 "나는 아닌 줄 알았는데 사람인지라 돌이키면 내가 FA를 신경을 아예 안 쓰진 않았다고 생각한다. 비시즌 FA 계약을 맺으면서 그런 시간은 이제 지나갔다. 무엇보다 롯데 잔류 계약이라 너무나 행복했다. 계약했다고 더 무얼 해야겠단 생각보다는 원래 그런 걸 신경 쓰지 않았던 초심으로 돌아가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라며 고갤 끄덕였다.
2025시즌 롯데의 가장 큰 약점은 불펜진이다. 구승민과 김원중으로 이어지는 기존 필승조에다 트레이드로 새로 합류한 신인왕 출신 정철원이 함께 정·구·김 필승 트리오를 구축하는 게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다.
구승민은 "올해 팀 불펜진 활약이 기대된다. (최)준용이가 아프지만, 금방 돌아올 것으로 믿는다. 무엇보다 (정)철원이가 오면서 불펜진이 조금 더 단단해진 느낌이 든다. 확실히 좋은 공을 보유한 투수고, 팀 분위기에 빨리 적응한다면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캠프 기간 팀에 잘 녹아들고 있다. 철원이가 자기 몫만 해준다면 뒤집히는 경기 없이, 불안한 그림보다 조금 더 편안한 그림을 더 자주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롯데 자이언츠 투수 정철원이 일본 미야자키 캠프 실전 경기 등판을 소화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 투수 김원중이 일본 미야자키 캠프 실전 경기 등판을 소화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사진=미야자키, 김근한 기자/롯데 자이언츠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