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역사를 통틀어도 최악의 먹튀로 꼽히는 브라질 출신 공격수 안토니가 레알 베티스에 잔류하길 원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현재 베티스에서 임대로 뛰는 중인 안토니는 맨유보다 베티스가 자신에게 더 잘맞는 팀이라고 생각하며, 임대 기간을 연장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맨유는 지난 2022년 안토니를 영입하기 위해 아약스에 8200만 파운드(약 1522억원)라는 거액을 지불했는데, 지금 분위기라면 비싼 돈을 주고 산 안토니를 제대로 사용하지도 못하고 헐값에 넘길 수도 있다.
영국 축구 매체 '비사커'는 5일(한국시간) "레알 베티스의 최고경영자(CEO)인 라몬 알라르콘은 안토니가 현재 임대 기간이 끝나더라도 베티스에 남길 원한다는 의사를 드러냈다고 밝혔다"며 베티스의 CEO 알라르콘의 발언을 주목했다.
'비사커'에 따르면 알라르콘은 최근 스페인 언론 '카날 수르'와의 인터뷰에서 "안토니가 최근에 (베티스에) 1년 더 머무르고 싶다고 말했다"면서 "안토니는 이곳에서 편안함을 느꼈고, 그가 이곳에 왔을 때 도시에 적응할 수 있도록 구단에서 제공한 시설에 깜짝 놀랐다"며 안토니가 베티스에서 오랜 기간 머물기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릭 텐 하흐 전임 감독 시절 맨유에 영입된 안토니는 사령탑이 후벵 아모림 감독으로 교체된 이후에도 팀에서 자리를 잡지 못해 결국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베티스로 임대됐다. 맨유는 안토니를 잠시라도 처분하는 게 목표였기 때문에 베티스가 그를 임대로 데려가겠다고 나서자 고민없이 안토니를 넘겼다. 안토니도 그리스 리그의 올림피아코스보다 베티스를 선택하는 게 자신의 커리어에도 낫다고 판단, 베티스 임대를 떠났다.
그런데 안토니의 경기력이 그가 베티스에 합류하자마자 살아나기 시작했다.
지난달 3일 아틀레틱 빌바오전에서 데뷔한 안토니는 이어진 8일 셀타 비고와의 경기에서 득점을 터트리며 존재감을 과시했고, 이후 KAA 헨트를 상대한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콘퍼런스리그 경기와 레알 소시에다드와의 리그 경기에서 연달아 골을 뽑아내며 순식간에 베티스의 새로운 에이스로 거듭났다.
지난 2일에는 스페인 라리가 최고의 구단인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풀타임을 소화하며 패스 성공률 90%(35/39), 기회 창출 2회, 공격 지역 패스 3회, 태클 성공 3회, 인터셉트 1회, 리커버리 6회, 경합 성공 7회 등의 기록과 함게 전방위적 활약을 펼쳐 베티스의 2-1 승리에 기여하기도 했다.
계속되는 활약에 안토니도 자신감을 얻은 모양이다. 그가 주전으로 나설 가능성도 낮고 자신과 맞지 않는다는 걸 이미 파악한 맨유로 돌아가는 것보다 베티스에 남아 커리어를 이어가고 싶어하는 이유다.
'비사커'는 "베티스가 유럽대항전 진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 안토니가 그들의 부활에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 팀에 더 오래 머물 가능성이 생겼다. 그는 라리가에 온 이후 새로운 삶의 기회를 찾았다"면서 "아직 리그가 12경기나 더 남았지만, 그의 미래는 여전히 화젯거리"라고 했다.
맨유도 내심 안토니가 돌아오지 않길 바라고 있는 눈치다.
매체는 "안토니의 임대 연장은 양쪽 모두에게 가장 좋은 해결책이 될 수 있다"며 "맨유의 후벵 아모림 감독은 안토니가 프리미어리그에 적합한 선수인지에 대해 의심을 품고 있다. 여름 이적시장이 다가오면서 베티스와 맨유의 논의가 곧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