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현지 매체가 주장한 손흥민의 토트넘 홋스퍼 잔류 조건은 황당하기만 하다.
손흥민이 이렇게까지 해서 토트넘에 남을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영국 언론 '팀토크'는 1일(한국시간) 2026년 토트넘과의 계약이 종료되는 네 명의 선수들을 조명하면서 각 선수들의 미래를 점쳤다.
매체는 토트넘이 주장 손흥민과 우루과이 국가대표 출신 핵심 미드필더 로드리고 벤탄쿠르를 팀에 남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계약 기간이 1년 조금 더 남은 손흥민과 재계약을 맺고 팀에 남기라는 뜻이었다.
'팀토크'는 "현실적으로 생각했을 때 토트넘이 여름 이적시장에서 손흥민을 매각하더라도 준수한 금액을 회수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손흥민은 오는 7월 33세가 되고, 그의 경기력이 전반적으로 하락세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언론은 그러면서 "손흥민은 토트넘의 라커룸에서 여전히 인기 있는 선수"라면서 "그는 토트넘 공격의 로테이션 멤버로 좋은 활약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며 손흥민의 경기력이 이전보다 떨어진 상태지만 로테이션 자원으로는 여전히 훌륭한 선택지라고 평가했다.
그런데 그 다음 주장이 황당했다.
'팀토크'는 "그러나 (손흥민이 토트넘에 남으려면) 손흥민은 주장직을 포기해야 할 것"이라며 "토트넘은 경기장에서 더 나은 리더십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재는 경기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으면 쉽게 무너지는 느낌이 있다"고 했다.
손흥민의 리더십에 한계가 있다는 걸 지적하면서 손흥민이 토트넘에 남으려면 다른 선수에게 주장 완장을 넘겨야 한다는 주장을 펼친 것이다. 종합하면 손흥민이 토트넘에 잔류할 경우 주장직을 반납하고, 선발 멤버가 아닌 로테이션 자원으로 뛰어야 한다는 게 '팀토크'의 주장이다.
손흥민은 2015년 바이엘 레버쿠젠을 떠나 토트넘에 입단한 이래 대부분의 경기를 선발로 소화했다. 그랬던 손흥민이 아무리 토트넘에 남고 싶다고 하더라도 한 시즌 만에 주장직을 내려놓고 후보로 밀려나는 상황을 받아들이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토트넘 입장에서도 손흥민의 대체자가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턱대고 손흥민을 로테이션 자원으로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부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정작 토트넘은 손흥민 없이 공격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기가 많았다. 가장 최근 열린 맨체스터 시티전(0-1 패)가 대표적이었고, 심지어 5부리그 구단인 탬워스와의 경기에서도 연장전 들어 손흥민을 출전시키고 나서야 겨우 승리할 수 있었다.
손흥민의 중요성이 여전히 부각되는 상황에서 손흥민의 잔류 조건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사항들을 내걸고 있으니, 손흥민과 토트넘의 관계가 틀어져 손흥민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토트넘을 떠날 수도 있다는 루머가 제기되는 건 어쩌면 당연하게 느껴진다.
최근에는 글로벌 스포츠 매체 'ESPN'이 "가장 큰 걱정거리는 손흥민의 득점 부재보다 그의 미소가 사라진 것일 수도 있다. 손흥민은 경기가 끝나고도 오랜 시간 미소를 띄지 않았다"며 "손흥민 측에서는 토트넘과 새 계약을 두고 논의가 진행되지 않은 점에 상당히 실망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언론은 "손흥민의 계약 연장은 구단 입장에서는 합리적이었지만, 손흥민과 팬들에게는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내용"이라며 토트넘이 손흥민의 계약 연장 옵션을 활성화한 것은 지극히 구단 입장만을 생각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ESPN'은 그러면서 "손흥민이 이적을 원한다면 완벽한 마무리가 될 수 있다"며 손흥민의 의지에 따라 그가 토트넘을 떠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했다.
현재 손흥민의 차기 행선지로 거론되는 곳 중 하나는 토트넘에서 손흥민과 뛰어난 호흡을 자랑했던 잉글랜드 국가대표 공격수 해리 케인이 뛰고 있는 독일의 거함 바이에른 뮌헨이다.
스페인 축구 매체 '피차헤스'는 지난달 말 아직 커리어에 우승이 없는 손흥민이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해 자신의 커리어 막바지에 우승을 노릴 수 있다며 손흥민의 바이에른 이적 가능성을 점쳤다. 매체는 우승을 원하는 손흥민의 프로필이 바이에른 뮌헨에 딱 맞는다면서 바이에른 뮌헨이 손흥민의 이상적인 행선지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손흥민의 미소가 사라졌다고 보도한 'ESPN' 역시 "손흥민은 케인을 그리워하고 있을 수 있다"면서 "손흥민가 케인은 경기장 안팎에서 가까운 관계로 지냈다. 두 사람은 같은 차를 타고 훈련장으로 향했으며 , 불과 몇 분 거리에 산 적도 있다"며 손흥민과 케인의 관계를 주목했다.
매체는 "일각에서는 지난 2023년 케인의 바이에른 뮌헨 이적이 손흥민에게 막대한 영향을 끼쳤을 거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며 케인의 바이에른 뮌헨 이적이 손흥민에게도 영향을 미쳤을 거라고 했다.
사실 손흥민의 바이에른 뮌헨 이적설이 터진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손흥민의 계약 연장 옵션이 발동되기 전이었던 지난해 말 튀르키예 출신 언론인 에크렘 코누르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바이에른 뮌헨의 영입 리스트에 손흥민이 포함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또한 비슷한 시기에 케인이 한 행사에서 손흥민을 바이에른 뮌헨으로 데려오고 싶고, 손흥민과 분데스리가에서 함께 뛰어도 프리미어리그(PL)에서 그랬던 것처럼 좋은 호흡을 보여줄 수 있을 거라고 자신하면서 손흥민의 바이에른 뮌헨 이적설에 힘을 실었다.
독일 언론들은 케인의 발언을 엮어 손흥민의 바이에른 뮌헨 이적 가능성을 진지하게 분석하기도 했다. 토트넘이 손흥민에게 확실한 대우를 보장하지 않는다면 손흥민은 지난해 겨울처럼 다시 한번 이적설에 휩싸일 수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