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일본 오키나와, 김지수 기자) "황재균 형한테는 절대로 맞고 싶지 않다."
한화 이글스 강속구 사이드암 엄상백이 KT 위즈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절친한 선배 황재균에게 선전포고를 날렸다. 올해 맞대결이 성사되면 절대 지고 싶지 않다는 입장이다.
엄상백은 지난 25일 일본 오키나와의 킨 타운 베이스볼 스타디움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연습경기에 선발등판, 2이닝 3피안타 2볼넷 1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엄상백의 이날 등판은 '비공식' 한화 데뷔전이었다. 2024 시즌 종료 후 4년 총액 78억 원을 받고 KT 위즈에서 이글스로 둥지를 옮긴 가운데 새 유니폼을 입고 KIA 타선을 상대했다.
엄상백은 1회말 긴장한 탓인지 다소 고전했지만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 컨디션 및 구위 점검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다음 연습경기 등판을 준비하게 됐다.
엄상백은 등판을 마친 뒤 현장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조금 붕 떠 있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고전했던 것 같다. 관중석에 팬분들고 계셨고 뭔가 나에게 이목이 집중된다는 생각이 들어서 나도 모르게 뭔가 급해졌다"며 "그래도 2회에는 내 밸런스가 잡혀서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진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1996년생인 엄상백은 2015년 덕수고를 졸업하고 KT에 1차지명으로 입단, 프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군복무를 위해 자리를 비웠던 기간을 제외하면 지난해까지 KT에서 9번의 시즌을 보냈다.
엄상백은 커리어 첫 FA 권리를 취득한 뒤 고민 끝에 한화로 이적을 선택했다. 정들었던 친정팀을 떠나는 것도, 이제는 적으로 마주해야 하는 것도 아직은 어색하다.
'한화맨' 엄상백과 KT 선수들의 첫 만남은 26일 성사됐다. 한화와 KT는 이날 오키나와의 고친다 구장에서 연습경기를 치른다. 엄상백은 마운드에 오르지는 않지만 한화 유니폼을 입고 옛 동료들과 만난다.
엄상백은 "KT를 만나면 이상할 것 같다. 이적 후 처음으로 만나는데 등판해서 상대하게 되면 더 이상할 것 같다"며 "이적 후에도 가깝게 지냈던 선수들과는 자주 연락하고 있다. 26일에 이강철 감독님을 뵙게 되면 찾아가서 인사드리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엄상백은 절대 지고 싶지 않은 KT 타자로는 황재균을 언급했다. 황재균에게 안타를 허용한다면 많은 놀림을 받을 것 같다며 어떻게든 잡아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엄상백은 "황재균 형은 꼭 잡고 싶다. 재균이 형이 나에게 안타를 치면 '공이 맛있었다. 침 흘리면서 쳤다'고 말하면서 놀릴 것 같다"며 "이걸 당하고 싶지 않다. 그래도 4타수 1안타 정도는 괜찮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엄상백은 이와 함께 새 소속팀 적응은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주장 채은성을 비롯해 기존 한화 베테랑들의 배려 속에 팀 분위기에 빠르게 녹아들었다는 입장이다.
엄상백은 "FA로 한화에 오기 전까지 아는 선수들이 정말 없었다. 그래도 와서 금방 다 친해졌다"며 "채은성 형이 아무래도 주장이다보니까 제일 잘 챙겨줬다. 다른 선수들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한화 이글스/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