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국가대표 미드필더 황인범이 네덜란드 레전드 공격수 출신 로빈 판페르시 감독의 지도를 받게 됐다.
페예노르트는 23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판페르시가 페예노르트의 정식 감독이 됐다. 페예노르트 출신 판페르시는 다음주 월요일부터 1군을 이끌 것"이라며 판페르시와 2027년 여름까지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데니스 데 클로제 페예노르트 단장은 "구단의 새 감독으로 로빈 판페르시라는 진정한 구단 아이콘을 임명하게돼 기쁘다"며 "판페르시는 구단에 대해 매우 잘 알고 있으며 결과를 내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정확히 알고 있다"고 기대했다.
이어 "판페르시는 엄청난 국제적 경험을 바탕으로 선수들이 이곳에서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그의 축구적 비전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완벽하게 들어맞았다. 공격적이고 깔끔한 축구에 용기, 강렬함, 투지가 결합됐다"며 "그 비전을 전달하는 판 페르시를 지원하기 위해 경험이 풍부한 수석코치도 찾았다"고 덧붙였다.
판페르시 또한 "자랑스럽고 영광스럽다. 모두가 페예노르트와 나의 인연이 얼마나 특별한지 알고 있다. 난 훌륭한 선수단, 코칭 스태프와 함께 일하게 됐으며 구단의 지원을 받으며 경기를 치르고, 함께 성공을 거두는 걸 정말 기대하고 있다"고 부임 소감을 밝혔다.
판페르시는 페예노르트에서 유스에서 성장해 2001-2002시즌 1군 데뷔까지 이뤘다. 데뷔 시즌부터 주전으로 활약한 판페르시는 페예노르트의 유럽축구연맹(UEFA)컵(현 유로파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2004년부터는 프리미어리그 아스널로 이적해 주전 공격수로 자리매김했다. 부상으로 시즌을 온전히 치른 적이 거의 없었으나 탁월한 골 결정력으로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 떠올랐다. 2012년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해 프리미어리그 우승과 득점왕을 거머쥐었다.
2015년 튀르키예 명문 페네르바체로 이적한 판페르시는 2018년 페예노르트로 복귀해 2019년 현역에서 은퇴했다.
네덜란드 대표팀에서도 굵직한 업적을 남겼다. 2005년부터 2017년까지 A매치 102경기에서 50골을 넣어 네덜란드 대표팀 역대 최다 득점자로 활약했다. 또한 2010 남아공 월드컵 준우승, 2014 브라질 월드컵 3위에 오를 때 주전 공격수로서 임무를 다했다.
판페르시는 은퇴 후 지도자로 변신했다. 페예노르트에서 코치로 활동하며 경험을 쌓은 판페르시는 지난 여름 헤렌벤에 부임해 중위권으로 이끌며 무난한 평가를 받았다.
페예노르트는 리버풀로 떠난 아르네 슬롯 감독 후임으로 브리안 프리스케 감독을 새 감독으로 임명했으나 리그에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경질 당시 페예노르트는 리그 21경기에서 11승6무4패, 승점 39로 5위까지 처진 상태였다.
이에 페예노르트는 리그에서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판단, 프리스케 감독을 경질했다. 이로 인해 황인범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됐다. 그리스, 세르비아 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던 황인범을 눈여겨 본 감독이었기 때문이다.
프리스케 감독 뒤를 이을 후보로 떠오른 인물이 바로 판페르시였다.
유럽 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는 지난 21일 "판페르시가 오늘 페예노르트의 새로운 감독으로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전 아스널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출신 공격수는 2027년 6월까지 페예노르트의 지휘봉을 잡게 된다"고 전했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애슬레틱의 데이비드 온스타인 역시 "판페르시가 페예노르트의 새 감독으로 선임되기 직전이다. 판페르시는 현재 현재 네덜란드 에레디비시 소속팀인 SC헤이렌베인의 감독직을 맡고 있지만, 페예노르트와의 협상이 오는 20일 목요일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판페르시가 페예노르트의 감독직을 맡게 되면, 그의 수석코치로 헤네 하케가 함께할 예정이다. 하케는 얼마 전까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에릭 텐 하흐 감독을 보좌했던 인물로, 네덜란드 내에서도 뛰어난 지도력을 인정받고 있다"고 했다.
판페르시 부임이 확실시 되던 상황에서 구단의 공식 발표까지 나오면서 판 페르시는 유소년 시절부터 30년 가까이 이어져 온 페예노르트와의 인연을 계속 이어가게 됐다.
국가대표 미드필더로 활약하는 황인범은 이로써 네덜란드 전설의 지도를 받게 됐다. 월드클래스 공격수 출신 감독과 함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전망이다. 판페르시의 전술적 능력과 선수 시절 경험이 결합되면서, 황인범 역시 공격적인 플레이 향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감독으로서의 경험이 1년도 채 되지 않은 판 페르시를 너무 빠르게 정식 감독으로 선임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 또한 제기되고 있어 향후 성적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사진=페예노르트, 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