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손흥민의 사우디아라비아행이 현실이 될까.
토트넘 홋스퍼가 손흥민과의 재계약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손흥민에게 관심을 보이던 사우디아라비아 구단들이 손흥민을 영입하기 위해 한화 약 750억원을 제안할 거라는 보도가 등장했다.
손흥민이 장기적으로 팀 내에서 경쟁력이 없다고 파악해 지난달 손흥민의 계약 연장 옵션을 행사한 토트넘은 사우디아라비아 구단들의 제안을 받아들일 경우 33세의 선수를 파는 것 치고 짭짤한 이적료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손흥민 매각을 긍정적으로 고려할 만하다.
다만 최종 선택권은 손흥민이 갖고 있다. 이전부터 사우디아라비아로 이적할 생각이 없다고 밝힌 손흥민이 개인 협상에서 사우디아라비아 구단들의 제안을 거절한다면 구단간의 합의가 이뤄져도 손흥민의 사우디아라비아행은 성사될 수 없다.
손흥민의 사우디아라비아 이적설이 재등장한 배경은 토트넘 내부 고위 관계자들이 손흥민의 부진을 보고 재계약을 철회하기로 한 자신들의 선택이 옳았다고 판단 중이라는 소식을 전한 영국 언론 'TBR 풋볼'의 보도다.
언론은 지난 19일(한국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우리는 토트넘 구단 관계자들이 손흥민의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단독으로 입수했다"며 "토트넘의 수뇌부는 현재 손흥민이 보여주고 있는 경기력이 자신들의 재계약 협상 철회를 정당화하고 있다고 판단 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토트넘 수뇌부는 손흥민의 현재 경기력이 재계약 협상 철회를 정당화한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지난해 여름 손흥민과의 재계약 협상을 철회한 토트넘이 이번 시즌 부진한 손흥민의 경기력이 자신들의 선택을 정당화할 수 있다고 생각 중이라고 밝혔다.
'TBR 풋볼'에서 수석기자로 활동하는 그레이엄 베일리에 따르면 토트넘은 지난해 손흥민 측에 손흥민가 재계약 협상을 할 생각이 없다는 의사를 전달했고, 손흥민 측은 토트넘의 결정에 충격을 받았다. 이후 토트넘은 손흥민과 재계약을 맺는 대신 지난 2021년 재계약을 체결할 당시 손흥민의 계약 조건에 포함시켰던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해 손흥민의 계약 기간을 2026년 6월30일까지 늘렸다.
'TBR 풋볼'에 의하면 토트넘은 손흥민이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전술에 잘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야 손흥민과 재계약을 맺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에게 장기적인 프로젝트를 맡길 계획을 세운 만큼 오랫동안 팀을 이끌 감독의 전술에 잘 맞는지를 우선 확인하고 계약 연장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생각이었던 것이다.
매체는 "토트넘의 고위 관계자들이 손흥민과의 재계약 협상을 취소한 이유는 손흥민의 장기적 활약에 대한 우려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며 "그들은 자신들이 옳았다고 믿고 있다. 사실 토트넘은 이제 손흥민이 이전의 기량을 되찾는 건 물론, 앞으로 주전 선수로서 뛸 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또 "우리는 손흥민 측에서도 토트넘이 왼쪽 윙어를 비롯해 여러 공격 옵션들을 찾아보고 있다는 것이 그들의 계획에 손흥민이 없다는 걸 나타내는 분명한 신호라고 확인했다"고 했다.
손흥민의 미래가 불투명해지면서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에서 손흥민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설명도 추가했다.
'TBR 풋볼'은 "손흥민 측에서도 토트넘이 왼쪽 윙어를 비롯해 여러 공격 옵션들을 검토하고 있다는 건 손흥민이 토트넘의 장기적인 계획에서 없다는 분명한 신호라는 것을 인정했다"면서 "사우디아라비아 프로 리그와 미국 최상위 축구 리그인 메이저리그사커(MLS)가 손흥민에게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때마침 손흥민에게 관심을 갖고 있다는 사우디아라비아 구단들의 구체적인 이름이 공개됐다.
영국 매체 '커트 오프사이드'는 20일 사우디아라비아의 알이티하드와 알힐랄이 손흥민에게 관심을 갖고 있으며, 두 구단들이 손흥민을 영입하기 위해 토트넘에 5000만 유로(약 753억원)를 지불할 계획이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커트 오프사이드'는 'TBR 풋볼'과 다르게 토트넘이 내부적으로 손흥민과 재계약을 맺을 생각을 갖고 있다고 주장하면서도 "손흥민이 큰 돈을 제안받을 경우 문제가 있을 수 있으며, 토트넘도 33세 손흥민에 대한 5000만 유로 제안을 거절하기 힘들 것"이라며 현실적인 측면에서 바라봤을 때 사우디아라비아의 제안을 거절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했다.
이번 시즌 경기력이 급격하게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손흥민이 사우디아라비아로 이적해 자신의 커리어 황혼기를 타지에서 보내는 선택을 하게 될지 궁금하다.
지난달 손흥민의 계약 연장 옵션을 발동하면서 손흥민의 계약 기간을 늘린 토트넘 입장에서는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손흥민을 사우디아라비아에 매각하고 꽤나 두둑한 수익을 올리는 것이 현실적인 선택일 수도 있다. 구단의 수익만을 좇는다는 비판을 받을 정도로 이익 창출에 집중하고 있는 다니엘 레비 회장이기에 비현실적인 그림도 아니다.
지난해처럼 계약 연장 옵션도 남아있지 않기 때문에 손흥민은 시즌 도중 재계약을 맺지 않는 이상 다가오는 여름 이적시장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을 선수 중 하나가 될 가능성이 높다.
사진=SNS / 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