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봉준호 감독이 자신의 한심함을 솔직하게 고백했다.
9일 방송한 JTBC '뉴스룸'에는 영화 '미키 17'로 돌아온 봉준호 감독의 인터뷰가 담겼다.
봉준호 감독은 "전세계 3월 7일 개봉인데 한국에서 2월 말에 조금 더 일찍 개봉한다. 빨리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라고 밝혔다.
봉준호는 "미키는 로버트 패틴슨이 연기한 주인공 이름이다. 되게 가여운 청년, 불쌍한 청년이다. 극한 직업을 갖고 있다. 죽는 게 직업이다. 죽을 때마다 새롭게 다시 프린트가 된다. 인간이 출력되는 그 자체로 이미 우스꽝스럽고 슬픈 일인데 계속 재출력되면서 그 직업을 반복한다. 뒤에 있는 17은 죽은 횟수를 말하는 거다. 17번째 죽음이다"라며 영화를 소개했다.
이어 "로버트 패틴슨이 1인 2역을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미키 17, 18 둘 다 영화에 등장한다"라고 덧붙였다.
봉준호 감독은 '미키 17'을 가장 인간적인 작품으로 꼽았다. "심지어 사랑 이야기도 있다. 한번도 영화에 그런 걸 해본 적 없는데 상당히 있다. 한발짝 떨어져 보면 미키의 성장 영화 같기도 하다. 스태프들끼리 '발냄새 나는 SF'라는 농담도 했는데 인간적인 향취가 물씬 나는 인간적인 SF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서로가 허술하고 흠결 있지만 서로 이해하며 살지 않냐. 우리가 완벽하거나 히어로여서 사는 게 아니라 그런 것들이 인간의 솔직한 모습이다. 우주 여행 서사인 것처럼 거창해 보일 수 있는 SF영화에서 인간의 허술한 속내가 나오면 더 재밌겠구나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인간의 한심함과 관련, 자신의 모습도 반영했나'라는 질문에는 "내가 식탐이 많다"라고 답했다.
봉 감독은 "의사분이 경고를 한다. '이런 음식은 먹지 마라, 정말 먹고 싶으면 한달에 한번만 먹어라'라고 해서 실천하고 있다. 한달에 한번만 아이스크림을 먹는다거나 한다. 그런데 한달에 한번만 먹는 음식이 30가지가 되는 거다. 의사가 먹지 말라는 음식을 종류를 바꿔가면서 먹는 거다. 어리석은 건데 그렇게 한다"라며 웃었다.
영화 '미키 17'은 위험한 일에 투입되는 소모품(익스펜더블)으로, 죽으면 다시 프린트되는 ‘미키’가 17번째 죽음의 위기를 겪던 중, 그가 죽은 줄 알고 ‘미키 18’이 프린트되면서 벌어지는 예측불허의 이야기를 그리는 영화다.
영화 '기생충'으로 칸영화제 그랑프리와 아카데미상을 석권한 봉준호 감독의 복귀작이다. 로버트 패틴슨, 나오미 애키, 스티븐 연, 토니 콜렛, 마크 러팔로가 출연했다.
사진= JTBC 방송화면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