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12-0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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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걸음걸이만 봐도 터지네…'현역 조교 출신' 베어스 독서광 "운동선수 무식하단 말 싫었다" [시드니 인터뷰]

기사입력 2025.02.08 17:02 / 기사수정 2025.02.08 17:02

두산 베어스 외야수 강현구가 호주 블랙타운 스프링캠프에서 취재진과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블랙타운, 김근한 기자
두산 베어스 외야수 강현구가 호주 블랙타운 스프링캠프에서 취재진과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블랙타운, 김근한 기자


(엑스포츠뉴스 호주 블랙타운, 김근한 기자) "팀 내에서 강현구 선수를 싫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거다."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의 말처럼 외야수 강현구는 두산 스프링캠프 웃음 활력소다. 팀 동료 모두 강현구의 걸음걸이만 봐도 웃음을 터뜨린다. 그런데 정작 강현구는 도대체 자신이 왜 웃기는지 모른단 눈치다. 타고난 '웃수저'라는 걸 증명하는 그림이기도 하다.

물론 강현구는 자신의 매력을 스스로 잘 안다. 최근 호주 블랙타운 스프링캠프에서 취재진과 만난 강현구는 "아시다시피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가 강하다. 어릴 때부터 그런 게 콤플렉스였다. 잘못한 게 없는데 오해를 사니까. 그런데 직접 대화하면 사람을 웃기는 걸 좋아해서 다들 웃어주지 않나 싶다"라고 미소 지었다. 

두산으로 올겨울 이적한 외야수 김민석도 강현구의 매력에 푹 빠졌다. 김민석은 "(강)현구 형처럼 분위기를 리드하고 낯을 안 가리는 그런 성격을 배우고 싶다. 걸음걸이부터 재밌는 형"이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강현구는 "이 걸음걸이 때문에 군대 200명 앞에서 수모를 겪었던 사람이다. 당시 중대장님이 똑바로 걸어보라고 대놓고 부담을 주셨다. 조교로 발탁돼서 남들 앞에서 모범을 보여야 하는데 잘못 걸어가니까 나중에 아무것도 안 하는데도 다들 날 보고 웃었다. 내가 운동선수가 아니라 개그맨인 줄 알았다고 말하더라"며 "내 걸음도 제대로 못 걷는데 남 걸음을 어떻게 가르치냐고 조교를 안 하려고 했다. 그런데 이미 늦었다고 내가 해야 한다고 해서 어떻게든 걸음걸이를 고쳤다. 다시 사회에 나와서 내 세상이 되니까 걸음걸이가 돌아왔다"라고 입담을 자랑했다. 

의외의 취미도 있다. 바로 독서다. 강현구는 팀 내에서 손꼽히는 독서광이다. 이번 스프링캠프에도 책 2권을 가져왔다. 하지만, 책 선택에서 실수가 있었다. 이 또한 큰 웃음을 선사했다.

강현구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과 인생의 자기계발서 두 권을 캠프에 가져왔다. 그런데 나는 장편 소설을 좋아하는데 소설집 같은 거더라. 잘못 사서 환불해야 할 듯싶다. 자기계발서도 인생의 법칙을 안 가르쳐주고 자꾸 자기 얘기만 하더라"며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책은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김종원 저)'다. 철학자 괴테의 글을 풀이해서 해석해 주는 책인데 인생에 도움이 됐다"라고 설명했다. 

반짝 취미가 아니다. 강현구가 독서에 관심을 보인 건 학창 시절부터다. 강현구는 "보통 운동부 학생들은 교과서를 잘 안 봐도 되니까 수업을 따라가기 힘들다. 학생 때 책을 한 번 봤는데 너무 술술 잘 읽히더라. 그래서 도서관에 가서 책을 빌리기 시작했다"며 "또 운동선수가 무식하단 말이 싫었다. 부모님도 독서를 강조하셔서 자연스럽게 어릴 때부터 책을 읽게 됐다"라며 고갤 끄덕였다. 

두산 베어스 외야수 강현구가 호주 블랙타운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
두산 베어스 외야수 강현구가 호주 블랙타운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


두산 베어스 외야수 강현구가 호주 블랙타운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
두산 베어스 외야수 강현구가 호주 블랙타운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


2002년생 우투·우타 외야수 강현구는 2021년 신인 2차 3라운드 전체 30순번으로 팀에 입단했다. 

2021시즌 퓨처스리그에서 프로 적응에 나섰던 강현구는 2022시즌 1군 무대에 데뷔했다. 강현구는 2022시즌 5월 말 1군 3경기에 출전해 5타수 1안타 1볼넷을 기록한 뒤 짧았던 1군 생활을 마무리했다. 이후 2022년 6월 현역으로 군에 입대한 강현구는 조교로 군 생활을 보낸 뒤 2023년 12월 제대했다. 

강현구는 2024시즌 퓨처스리그에서 76경기 출전, 타율 0.153, 24안타, 4홈런, 20타점, 19볼넷을 기록하며 1군 출전 없이 시즌을 마무리했다. 

강현구는 지난해 가을 마무리 훈련부터 박석민 타격코치를 맡아 타격 훈련을 함께하고 있다. 강현구는 단점 보완보다는 장점을 먼저 살리자는 박 코치의 방향성에 적극 동의했다. 

강현구는 "박석민 코치님께서 단점 말고 네 장점에만 집중하면 좋겠다고 말씀해 주셨다. 그런 얘길 해주신 코치님이 처음이라 가슴에 정말 와닿았다. 공부터 맞혀야 한다고 스윙을 바꾸거나 그러지 않고 원래 내 스윙에만 집중하면 된다고 강조하셨다"라고 말했다. 

타격 롤 모델은 팀 선배인 양석환이다. 강현구는 양석환에게 타격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강현구는 "캠프 훈련에서 양석환 선배님이 정말 내가 원하는 이상적인 스윙을 하시더라. 그래서 먼저 다가가서 조언을 구했는데 언제든지 오라고 하셨다. 야구의 기본은 타이밍이지 않나. 지난해 타이밍이 늦는 문제가 있었는데 항상 타격 포인트가 앞에 형성되면서 좋은 타구를 만드시니까 그런 부분이 궁금했다"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강현구는 "내 좌우명이 '나 자신을 믿어라'다. 이걸 안 새기면 팔랑귀 스타일이라 남 얘길 다 듣고 따라 하게 되더라. 그러면 나만의 것이 없어졌다. 항상 나 자신을 믿으라는 걸 가슴에 새기고 살 것'이라고 다짐했다. 

두산 베어스 외야수 강현구가 호주 블랙타운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
두산 베어스 외야수 강현구가 호주 블랙타운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


두산 베어스 외야수 강현구가 호주 블랙타운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
두산 베어스 외야수 강현구가 호주 블랙타운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


사진=블랙타운, 김근한 기자/두산 베어스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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