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3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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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면 충신, 지면 역적…"이승엽 나가!" 쩌렁쩌렁, 국민타자 향한 뜻밖의 비판 [WC2]

기사입력 2024.10.04 05:42 / 기사수정 2024.10.04 05:42



(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두산 베어스의 2024년 가을 여정은 단 2경기로 끝났다. 사령탑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도 현장에서 느낄 수 있었다.

두산은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포스트시즌 KT 위즈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서 0-1로 졌다. 지난 2일 0-4 완패에 이어 2경기 연속 영봉패로 무릎을 꿇었다.

두산은 이날 패배로 지난 2일 1차전에 이어 2연패로 준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정규리그 4위팀이 지난 2015년 1군 10개 구단 체제 시작 후 처음으로 준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하는 쓴맛을 보게 됐다.

KBO 포스트시즌은 2015 시즌부터 정규리그 4위팀과 5위팀이 맞붙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도입했다. 정규리그 4위팀의 홈 구장에서 1, 2차전이 모두 치러지고 4위팀은 1승의 어드밴티지까지 부여받는다.   

4위팀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에서 진행되는 만큼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5위팀의 업셋(Upset)은 나오지 않았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도입 10년 만에 KT가 이 벽을 깼고 두산이 희생양이 됐다. 



이날 2차전 종료 후 일부 두산팬들은 잠실야구장 중앙출입구 인근에 모여 이승엽 두산 감독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이승엽 나가!"를 외치는 원색적인 구호도 있었다.

다만 양의지, 양석환 등 두산 주축 선수들이 귀가를 위해 잠실야구장 중앙출입구 바로 앞 주차장으로 향하는 길에는 야유가 나오지 않았다. 선수들 대부분은 비판 대신 격려를 받으면서 떠났다. 

"이승엽 나가"를 외친 팬들의 숫자는 200여명 안팎이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이 오후 4시 54분 종료된 가운데 저녁 7시께까지 적지 않은 인파가 잠실야구장 중앙 출입구 인근에 머무르고 있었다.

결과에 대한 책임은 감독에게 있다. 프로야구 감독들이 고액의 연봉을 받는 배경 중 하나는 성적이 좋지 않을 때 팬들의 비판을 온몸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데 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2024년 가을은 패장이다. 2015년 이후 정규리그 4위팀의 사상 첫 준플레이오프 진출 실패에 대한 책임은 사령탑이 안을 수밖에 없다.



다만 이승엽 감독이 정말 무능한 사령탑이었는지는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 원투펀치 역할을 해줄 것으로 믿었던 라울 알칸타라와 브랜든 와델이 동시에 부상으로 이탈한 데다 오재원의 마약류 대리 처방 사건으로 주축 백업 선수들이 대거 전력에서 이탈했다. 사령탑이 어떻게 손을 쓸 수 없는 요인들이 두산 전력 약화를 불러온 요소들이 적지 않았다.

두산은 여기에 주전포수 양의지가 포스트시즌 직전 왼쪽 쇄골 부상으로 이탈하는 악재가 겹쳤다. KT와 다르게 가을야구에서 활용할 수 있는 외국인 투수는 한 명뿐이었다. 

이승엽 감독은 유일한 외국인 투수 조던 발라조빅을 1차전 패배에도 적절하게 기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타선 침묵 속에 2경기 연속 무득점으로 인한 패배는 작전, 운영에 실패로 보기는 어렵다. 

선발 라인업, 게임 운영은 감독의 고유 권한이다. 기대치에 걸맞은 성적을 내지 못했을 경우 사령탑 거취는 구단이 판단할 몫이다.

그러나 KBO리그가 2024 시즌 한국 프로 스포츠 최초로 1000만 관중을 돌파하는 쾌거를 이뤄낸 상황에서 감독들은 더 높은 성과를 낼 것을 요구받고 있다. 

현역 시절 '국민타자'로 불렸던 이승엽 감독도 예외는 아니다. 지더라도 팬들이 납득시키는 게임 운영을 하지 못한다면 비판의 칼날을 피해가기 어렵다.

하지만 현장은 늘 팬들의 기대치에 맞추는 게 쉽지 않다. 밖에서 보는 것과 직접 운영하는 것은 다르지만 팬들이 원하는 건 '윈나우'다. 이승엽 감독은 이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해 굴욕적인 팬들의 외침을 들어야 했다.

1000만 관중 시대, 감독들이 받는 압박은 더 거세졌다. 만화 '슬램덩크'의 명대사 중 하나인 "이기면 충신, 지면 역적"은 KBO리그 사령탑들에게는 피해 갈 수 없는 격언 중 하나가 됐다. 

사진=잠실, 박지영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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