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준형 기자) 경기장에 난입한 한 너구리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에서 너구리가 한 마리가 2분 넘게 경기장에 들어와 경기를 멈추게 했다.
MLS 공식 홈페이지는 16일(한국시간) "MLS 매치데이 14에서 예상치 못한 네 발 달린 먹을 것을 찾는 동물 종류의 스타가 등장했다"며 너구리에게 라퀴뉴라는 별명까지 붙였다.
매체는 경기를 중계하는 전문가들의 반응도 소개했다. 매체는 "브래들리 라이트 필립스는 '그것은 역겹다'고 말했다"며 "동료 전문가인 케일린 카일도 처음에는 귀엽다고 했으나 이후 '그들은 너무 귀엽지만 사악하다'고 인정했다"고 밝혔다.
너구리가 등장한 것은 필라델피아 유니언과 뉴욕 시티 FC와의 경기에서였다. 두 팀은 16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체스터의 스바루 파크에서 MLS 맞대결을 치렀다. 뉴욕 시티가 전반에 터진 2골을 지키며 2-1 승리를 거뒀다.
경기보다 화제를 모은 것은 너구리였다. 너구리는 뉴욕 시티가 1-0으로 앞선 전반 20분 경기장에 들어와 5분 정도 경기를 멈추게 했다.
미국 '야후 스포츠'는 "경기장 보안요원들이 동물을 붙잡아 경기장 밖으로 옮기려고 시도하는 동안 경기는 약 5분간 중단됐다"며 "북미에 서식하는 이 포유류는 인상적인 발놀림을 보여 경기장 직원 중 한 명이 자신을 플라스틱 쓰레기통에 넣으려고 애쓰는 것을 피했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이어 "경기장에 모인 관중들은 침입자가 붙잡혀 끌려가기 전에 '너구리야, 너구리야'를 외쳤다"며 관중들의 반응도 전했다.
너구리가 경기장에 머문 시간은 무려 2분이 넘었다. MLS는 SNS를 통해 "비공식적으로 너구리 라퀴뉴는 오늘 밤 필드에서 161초를 보냈는데 이는 MLS 역사상 너구리가 보낸 시간 중 가장 많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다행히도 너구리는 안전하게 자신의 거처로 돌아갔다. 필라델피아는 경기 후 SNS를 통해 "우리 친구는 한 해충 방제 회사의 손에 맡겨져 무사히 풀려났다"며 너구리가 잘 돌아갔다고 알렸다.
스포츠 경기장에 동물이 들어오는 사례는 종종 있다. 이전에도 강아지들이 축구장에 들어와 공을 물고 도망가는 등 화제를 모은 적이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야구장에 고양이가 들어와 경기가 잠시 중단된 적이 있다. 날아가는 새가 경기장 한쪽에 앉아 있는 경우도 중계 카메라에 목격되곤 했다.
사람과 달리 동물이 경기장에 들어오는 경우는 제재를 내릴 수 없다. 관중이 경기장에 들어오는 경우 경기장 출입 금지 등의 처분을 내리지만 동물은 어디서 오는지 확실치 않기에 막기도 어렵다. 동물들이 사람을 공격하는 경우도 있으나 이번 사례는 너구리가 경기를 중단시켰을 뿐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아 단순 해프닝으로 마무리됐다.
사진=MLS 홈페이지, 연합뉴스, 매튜 데 조지 SNS
김준형 기자 junhyong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