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01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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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겨루기? 연막 작전?…'첫 명단 제외' 린가드, 팬들 지치게 하면 곤란하다

기사입력 2024.04.03 06:44



(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FC서울 입단 후 K리그 최고의 스타로 떠오른 제시 린가드가 김기동 감독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까.

팬들이 그의 존재 자체에만 열광할 시기는 지났다.

잉글랜드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출신인 린가드는 이번 시즌 개막을 앞두고 K리그1 FC서울에 입단하며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성적은 기대 이하다. 3경기에 출전해 0골0도움,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다.

최근 강원FC 원정에서는 무릎 부상을 이유로 아예 명단 제외됐다.

지난 31일 춘천 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서올과 강원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4라운드 경기에서 서울의 선수 명단에 린가드의 이름은 없었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A매치 기간) 휴가를 갔다와서 훈련을 하다가 아무런 문제가 없었는데 새벽에 잠을 자다가 무릎에 통증이 있어서 다음날 진단을 받았다. 선수 생활을 하다보면 부상이 있는데 그런 부분이다. 무릎에 물이 찬 게 있었다"라고 린가드가 부상으로 명단 제외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직전 라운드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경기 이후 공개적으로 린가드를 질타했다. 후반 13분 류재문을 대신해 투입된 린가드는 압박을 열심히 하는 듯 하더니 시간이 갈 수록 힘에 부치는 모습을 보였다. 경기 막판에는 공을 끝까지 따라가지 못하거나 압박을 끝까지 수행하지 않는 태도가 나타났다.

"사실 린가드를 다시 뺄까 고민을 많이 했다"라고 입을 연 김 감독은 "예전 같으면 뺐을텐데 끝까지 고민했다. 그러다가 시간이 흘러갔다"라고 털어놓으면서 "몇 분 안 뛰는 선수가 90분 뛰는 선수보다 설렁설렁하고 몸싸움도 안 해주고 그러면 난 축구선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강한 어조로 이야기했다.

이어 "앞으로 정확하게 이야기해야 할 것 같다. 매일 미팅을 통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말은 청산유수다. 다만 그게 행동으로 안 나온다면 안 된다. 그럼 다 이름값 높은 은퇴한 선수 갖다놓지"라며 "빨리 습관을 만들어서 팀에 녹아들 수 있게 해야할 것 같다"라고 린가드에게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의 발언은 영국 현지에서도 큰 화제가 됐다. 영국 데일리메일, 토크스포츠, 스포츠바이블 등 현지 언론들이 김 감독의 인터뷰 내용을 보도하면서 린가드의 한국 생활이 난항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제주전 직후 휴가 차 영국으로 떠난 린가드는 영국 도착 후 분명 김 감독의 인터뷰를 확인했을 게 분명했다.



린가드는 복귀 후 팀 훈련에서 "다들 알다시피 난 거의 1년가량 공식전을 뛰지 못한 상태였기 때문에 아직 시간이 필요한 건 사실"이라면서도 "감독님께서도 시간을 주시고 있다. 이제 나한테 달렸다고 본다. (질책에 대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감독님 스타일에 맞추려고 더 노력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 감독도 "과장된 부분도 있고, 너는 특별한 선수고 리더의 역할을 해야 해서 그런 이야기를 했다고 (린가드에게) 말했다"라며 "린가드가 부담감이 큰 것 같다. 빨리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하고 득점도 해야 하니 조급한 것 같은데 난 그런 걸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해줬다. 본인도 조급한 마음이 있었다고 하더라. 그런 이야기를 서로 공감하고 소통했다"라고 잘 풀었다고 밝혔다.

팬들의 기대감은 더욱 커졌다. 김 감독과 린가드가 진심어린 소통으로 오해를 풀었기에 강원전에서 린가드의 발끝이 불을 뿜을 것으로 기대했다. 실제로 이날 송암스포츠타운은 전석 매진됐다. 강원 구단 역사상 유료 관중을 집계한 2018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러나 앞서 말한 무릎 부상을 이유로 린가드는 강원 원정에 동행하지 않았다. 원정 경기를 앞두고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명단 제외되는 일은 결코 드문 일이 아니다.

다만 시기적으로 김 감독의 공개 질책 이후 부상 당한 것이라 일각에서는 린가드가 김 감독과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나온다. 김 감독의 길들이기 인터뷰에 수긍한 게 아니라 반발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다.



물론 기우일 수 있다. 김 감독 말에 따르면 린가드의 무릎 부상은 심각한 수준이 아니다.

김 감독도 강원전 다음 날(1일)부터 훈련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무엇보다 린가드 본인이 빠른 복귀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감독은 "선수 의지가 워낙 강해 문제가 안 된다고 이야기했다"라고 밝혔다.

아예 주중 경기에 맞춰 몸 상태를 끌어올리겠다는 하나의 전략일 수도 있다. 경미한 부상을 안고 강원 원정에 동행하는 것보다 주중 홈 경기에서 더 완벽한 몸 상태로 임하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이라면 강원전 명단 제외가 크게 이애하기 어려운 결정도 아니다.

일단 부상에서 막 복귀한 만큼 린가드의 득점이 터지는 건 조금 더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팬들의 기다림이 계속될 수는 없는 만큼, 골이 아니더라도 빠른 시일 내에 확실한 클래스를 보여줄 시점인 건 사실이다.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는 것은 한 순간이다.

서울은 3일 오후 7시 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깜짝 선두에 오른 '돌풍의 팀' 김천상무와 5라운드 맞대결을 앞두고 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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