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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오른쪽 수비수가 나타났다!"…일본 선수 향한 느닷 없는 극찬, 왜?

기사입력 2024.02.28 17:45



(엑스포츠뉴스 이태승 기자) 엔도 와타루 이전에 리버풀에서 활약하던 일본 축구의 스타 미나미노 타쿠미가 뜬금 없이 세계 최고의 오른쪽 수비수라는 찬사를 받았다.

미나미노 포지션이 오른쪽 윙어라는 점을 고려하면 다소 부적절한 평가로도 보인다. 왜 이러한 평가를 받게 됐을까.

영국의 축구 전문 매체 'TBR 풋볼'은 28일(한국시간) "프랑스 AS모나코 팀 동료 알렉산드르 골로빈은 미나미노를 브라질 레전드 카푸에 비유하며 세계 최고의 오른쪽 수비수라 칭송했다"고 했다. 브라질 레전드 카푸는 과거 AS로마, AC밀란 등 이탈리아 최고의 구단에서 활약했던 역대 최고의 오른쪽 수비수 중 하나다. 2002 한일 월드컵 때 주장으로 브라질 우승을 이끌어 월드컵을 들어올렸다.

매체에 따르면 골로빈은 지난 25일 RC 랑스와의 2023-2024시즌 리그앙 23라운드 경기가 끝난 후 모나코 구단 공식 매체에 등장, "우리는 새로운 카푸를 찾았다"며 "리그1을 넘어 세계 최고 수준의 오른쪽 수비수"라고 미나미노를 치켜세웠다. 이어 "라이트백 중 두 골이나 넣을 수 있는 선수가 몇이나 되는가"라며 해당 경기서 골을 기록한 미나미노에 축하를 건넸다.




미나미노는 해당 경기서 4-4-2 포메이션의 우측면 미드필더로 출전했다. 그러나 랑스가 강한 압박을 구사하는 탓에 뒤로 후퇴하며 대응해야 했다. 이는 미나미노가 팀의 오른쪽 수비 뒷공간까지 맡아야 했다는 이야기다. 

이러한 팀의 주문에 미나미노는 성공적으로 응답했다.

축구 통계 플랫폼 '풋몹'에 따르면 미나미노는 총 8번의 공격 지역 패스를 성공하며 팀의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는 동시에 1번의 태클을 시도해 성공하고 5번의 지상 경합 중 3번 성공하는 등 준수한 수비 기록을 보였다.

한차례 공을 위험지역에서 걷어내거나 패스 길목을 차단하는 등, 본능과 지능이 적절히 섞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게다가 득점에 두 차례 직접 관여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는 전반 30분 팀 동료 위삼 벤 예데르의 슛이 상대팀 수문장 브라이스 삼바에 맞고 튕겨져 나오자 이를 재차 슛으로 연결해 득점으로 연결시켰다. 당시 미나미노의 슈팅 각이 매우 좁았기 때문에 이를 유효슈팅으로 연결한 것은 매우 대단한 기술이 필요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이는 미나미노의 골이 아니라 삼바의 자책골로 기록됐다.

이후 미나미노는 기회를 엿보다 드디어 골을 만들어내게 됐다. 후반 추가시간 2분 2-2로 비기고 있던 상황에서 팀에 귀중한 승점 3을 선물하는 골을 뽑아낸 것이다. 그는 오른쪽 측면에서 침투패스를 받은 후 빠르게 중앙으로 돌파해 박스 바깥으로 공을 드리블하며 들어온 뒤 그대로 정확한 왼발 슛으로 연결해 그림같은 득점을 만들어냈다. 이러한 모습에 '풋몹'은 그를 MOM(경기 최우수 선수)로 선정하며 평점 8.3점을 부여했다.




많은 축구팬들은 이번 경기를 통해 올 시즌 달라진 미나미노의 실력을 제대로 확인할 수 있었다. 미나미노는 지난 2015년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의 FC 레드불 잘츠부르크에서 황희찬, 엘링 홀란과 호흡을 맞추며 두각을 드러냈고 2020년 1월 프리미어리그 리버풀에 입성하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는 듯 했다.

그러나 그의 커리어는 리버풀에 합류한 후 다소 복합적인 평가를 받으며 하락세를 그렸다. 2020년 1월부터 2021년 겨울까지 1년간 리버풀과 함께했지만 이렇다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다. 

결국 실력을 다시 갈고 닦기 위해 2020-2021시즌 도중 하위팀인 사우샘프턴과 임대로 함께했다. 당시 위르겐 클롭 감독은 "미나미노가 출전 기회를 더 많이 받기 위한 임대"라며 그의 발전을 꾀했지만 큰 활약은 없었다.

다만 사우샘프턴에서 복귀한 후에도 출전시간에 변화는 없었다. 그는 2021-2022시즌 고작 24경기 출전에 그쳤다. 결국 그는 2022-2023시즌을 앞두고 출전시간 확보를 위해 리버풀을 떠나 모나코로 이적하게 됐다. 당시 20대 후반의 나이로 신체적인 전성기에 올랐을 미나미노는 자신이 그저그런 교체 선수로 남는 것에 만족할 수 없었던 셈이다.





모나코에 합류한 후 첫 시즌에는 더욱 좋지 못한 평가를 받았다. 25경기에 출전했으나 고작 1골 4도움에 그치며 리버풀 시절보다 더욱 좋지 못한 평가를 받았다.

시즌이 끝난 후 글로벌 스포츠 매체 'ESPN' 또한 리그1 '워스트 일레븐'에 미나미노를 선정하는 등 현지의 혹평을 받아야만 했다.

그러나 올 시즌은 달라지고 있다. 잘츠부르크서 사제의 연을 맺은 아디 휘터가 부임한 후 그의 장점인 주력이 살아나며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지난 9월 리그 4경기만에 3골 3도움을 올리며 절정에 다다른 기량을 뽐내는 중이다.

이러한 발전에 세간의 평가도 완전히 뒤집혔다. 그는 8월 리그1 이달의 선수상을 받게 됐고 12월에는 몽펠리에 HSC를 만나 적극적인 수비가담과 득점으로 MOM에 선정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그는 올 시즌 현재까지 21경기 6골 5도움을 기록하며 새 전성기를 맞고 있다.

한편 모나코는 미나미노의 활약에 힘입어 원정 경기임에도 3-2 승리를 챙기고 리그 상위권을 질주하는 중이다. 리그1 3위를 달리며 다음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직행 티켓에 바짝 다가섰다.


사진=연합뉴스, AS모나코 구단 공식 홈페이지

이태승 기자 taseau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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