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29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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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2위 잡고 다리 풀린 장우진 "너무 흥분한 나머지 정신 잃어"

기사입력 2024.02.24 19:58 / 기사수정 2024.02.24 19:58



(엑스포츠뉴스 부산, 조은혜 기자) 만리장성은 높았지만, 무너뜨릴 수 있다는 희망을 봤다. 대한민국 남자탁구 국가대표팀이 BNK부산은행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4강에서 '세계 최강' 중국을 만나 비록 패했으나 명승부를 펼쳤다.

장우진(한국거래소), 이상수(삼성생명) 임종훈(한국거래소), 안재현(한국거래소), 박규현(미래에셋증권)으로 꾸려진 남자 대표팀은 24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대회 4강 중국과의 경기에서 매치스코어 2-3(3-1, 0-3, 3-2, 0-3, 0-3)으로 석패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 동메달로 대회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앞서 대표팀은 한국은 폴란드와 뉴질랜드, 칠레, 인도와 함께 꾸려진 3조에서 조별리그 예선 4연승을 거두며 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16강에서는 인도를 다시 만나 매치스코어 3-0 완승을 거두고 8강에 안착, 2024 파리올림픽 단체전 출전 티켓을 수확한 바 있다. 



1매치부터 분위기를 가져왔다. 첫 주자로 나선 장우진은 세계랭킹 2위 왕추친과 팽팽한 승부를 벌이며  게임스코어 3-1(11-7, 2-11, 13-11, 11-6)로 1매치를 잡았다. 장우진은 전날 덴마크전에서 게임을 내주며 "역적이 될 뻔했다"고 쓴웃음을 지었지만 이날은 제대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했다.

경기 후 장우진은 "3-2로 끝나 많이 아쉽지만, 최초로 우리나라에서 열린 세계대회인 만큼 좋은 경기 보여줬다는 마음이 들어서 다행이고 기분이 좋다. 한동안 우리나라가 중국한테 쉽게 졌다. 많은 팬분들, 국민들께 안 된다는 인식이 있었는데, 그 인식을 깨드린 것 같아서 좋은 경기 내용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기선을 제압하는 중요한 승부였다. 장우진은 "(중국을 상대로) 1번을 나가는 게 다른 나라와 할 때보다 부담스러운 건 있었는데, 경기를 하면 할 수록 오늘은 정말 이길 수 있겠다는 걸 많이 느꼈다"며 "우리 홈에서 하다 보니 왕추친이 실수가 많아지더라. 홈 이점이 있었다. 왕추친이 원래 경기력보다는 잘하지 못했던 거 같아서 그런 부분에서는 운이 좋았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그는 "왕추친과는 쉬운 경기가 없었다. 경기를 하기 전에 어떠헥 하면 이길 수 있을까 연구를 많이 했다. 경기에 들어가서는 내가 제일 잘한다는 생각으로 했던 게 승리를 만든 마음이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1매치에서 장우진이 왕추친을 꺾자 경기장은 함성으로 가득 찼다. 장우진은 포효했고, 팔을 위아래로 크게 흔들며 관중들의 더 큰 호응을 유도했다. 그리고 장우진은 왕추친과 악수를 나누기 위해 걸음을 옮기다 다리가 풀리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기존에 갖고 있던 햄스트링 부상을 걱정하는 취재진의 질문에 장우진은 "왼쪽 햄스트링인데 크게 문제는 없다"면서 "사실 너무 흥분한 나머지 갑자기 정신을 잃어서 그렇게 된 거였다"는 뒷이야기를 밝혔다.

이후 2매치에서 임종훈이 판젠동에게 패한 뒤, 이상수가 마롱을 잡으면서 4매치에서 장우진과 판젠동이 맞붙었다. 4매치는 장우진이 0-3(6-11, 7-11, 10-12)로 게임을 가져오지 못하고 패했다. 

장우진은 "4매치에서는 체력적으로 힘들진 않았는데, 판젠동이 내가 싫어하는 것들로 잘 묶는 바람에 내 플레이 스타일이 잘 안 나온 것 같다. 1위는 다르구나를 느꼈다"고 전했다.



한편 전날부터 "중국과의 경기가 기대가 된다"라며 선수들의 컨디션을 신뢰한 주세혁 감독은 "양 팀이 좋은 경기를 했다고 생각한다. 이 정도로 잘할 줄은 몰랐는데, 선수들의 팀워크가 똘똘 뭉쳐서 좋은 경기를 했다. 마지막에 상대를 조금 더 긴장시키고 몰아붙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그걸 못한 게 아쉽다"며 "이번 경기력이 좋았기 때문에, 올림픽 때도 다시 한번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말했다.

맏형 대결이었던 3매치에서 '슈퍼맨' 마롱을 꺾었던 이상수는 "팬분들의 응원이 없었으면 힘들었을 것 같은 경기였다. 팬분들이 보는 앞에서 좋은 경기를 펼쳤다는 게 좋았다. 앞으로 이렇게 하다 보면 좋은 결과 있을 것 같다"며 "오늘 경기가 그래도 커리어에서 두 세 번째 안에 들어가는 인생경기이지 않을까 한다. 굉장히 좋은 경험을 했고,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고 얘기했다. 

덴마크와의 8강에서 2승을 올리며 4강을 이끈 임종훈은 이날은 아쉽게 2패를 했다. 임종훈은 "형들이 너무 잘해주고 응원도 많이 해주셔서 힘이 많이 났는데, 아쉽기보다 아까운 것 같다. 다음에는 조금 더 잘해서 아깝지 않고, 후련하게 마칠 수 있도록 준비를 더 잘해보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연합뉴스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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