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3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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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울었다" EPL 킹의 '충격 고백'...어떻게 극복했나?

기사입력 2024.01.09 16:00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공격수로 꼽히며 '킹'으로 불리는 티에리 앙리가 선수 시절 내내 우울증을 앓았다고 고백했다.

현재 프랑스 21세 이하(U-21) 대표팀 감독을 맡으면서 축구 해설도 병행하고 있는 앙리는 현역 시절 세계적인 공격수였다. AS 모나코, 유벤투스, 아스널, 바르셀로나 등에서 선수로 뛰었던 그는 특히 아스널에서 전성기를 보냈다.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유일무이한 기록으로 남아 있는 EPL 무패우승의 주역이었던 것은 물론, EPL에서만 득점왕을 네 차례 수상하며 '킹'이라는 칭호를 얻었다. 앙리의 EPL 기록은 377경기 228골이다.

앙리를 설명하는 단어는 다재다능이었다. 앙리는 장신임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스피드를 보유했고, 기술적으로도 뛰어났다. 간결한 골 결정력과 어시스트 능력까지 겸비한 선수였다.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한 시즌에 리그에서 20골 20도움을 달성한 기록을 세운 선수도 2002-03시즌의 앙리가 유일하다. 슈팅 능력도 좋아 프리킥 키커로도 나서는 등 단점이 거의 없는 공격수로 여겨졌다.



이런 앙리가 축구화를 벗은 지 10년 만에 선수 시절에 겪었던 어려움을 고백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과거 아스널에서 뛰었던 앙리는 선수 생활 동안 우울증에 시달렸다고 말했다"라며 앙리가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말한 내용을 조명했다.

앙리는 '다이어리 오브 CEO 팟캐스트'에서 "내 커리어 전반에 걸쳐서 나는 틀림없이 우울증에 시달렸다. 내가 그걸 알고 있었냐고? 아니다. 내가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해 조치를 취했냐고? 그것도 아니다. 하지만 이런 방식에 적응했다"라며 힘든 고백을 시작했다.

앙리의 우울증이 극에 달했던 시기는 그가 메이저리그사커(MLS)의 몬트리올 임팩트의 감독으로 있었을 때였다.

당시 앙리는 벨기에 국가대표팀 수석코치를 거쳐 자신의 친정팀이었던 모나코에서 감독으로 실패한 뒤 몬트리올에 부임했다. 앙리가 몬트리올에 있었을 시기는 2019년부터 2021년까지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창궐했던 때와 겹쳤다.



코로나19로 인한 가족과의 단절이 앙리의 우울증을 더 심각하게 만들었다. 앙리는 "나는 몬트리올에서 고립되어 있었다. 1년 동안 아이들을 만나지도 못했고, 이것이 힘들었다. 눈물이 저절로 나더라. 이유 없이 거의 매일 울었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눈물이 오랫동안 참고 있던 눈물이었던 것 같다"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앙리는 "엄밀하게 말하면 그때 우는 사람은 내가 아닌 어린 시절의 나였다. 아버지는 어린 나에게 늘 어떻게 해야 특별해질 수 있는지 말했다. 어린 내가 들었던 말은 '넌 잘하지 못했어'였다. 그런 말들은 언제나 마음 속에 남아 있기 마련이다"라며 어린 시절 아버지와의 경험이 자신에게 우울증을 안긴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앙리가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해 택한 방법은 가족과 가까이 지내는 것이었다. 앙리는 잠시 가족과 만난 뒤 몬트리올로 떠나기 직전 이것을 깨달았다.

앙리는 "가족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기 위해 가방을 내려놨을 떄 보모와 여자친구, 아이들까지 모두 울기 시작했다. 그때 처음으로 이 사람들이 축구 선수 앙리가 아닌 나를 봐준다는 걸 깨달았다. 난 가방을 내려놓고 몬트리올 감독직을 그만뒀다. 그들은 티에리 앙리가 아니라 인간 티에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나는 처음으로 사람으로 대해준다는 느낌을 받고 기분이 좋았다"라고 했다.

이후 한동안 축구 전문가와 방송 패널, 벨기에 국가대표팀 코치 등으로 생활하던 앙리는 지난해 프랑스 U-21 국가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으며 감독직에 복귀했다. 지난해 11월에는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U-22 대표팀과 맞대결을 펼쳐 국내에서도 화제가 됐다. 당시 경기는 정상빈의 멀티골에 힘입은 황선홍호의 3-0 대승으로 끝났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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