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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과 4년 동행' 마침표, 뷰캐넌 마지막 인사…"내 몸엔 언제나 푸른 피 흐를 것"

기사입력 2024.01.05 10:20 / 기사수정 2024.01.05 10:20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삼성 라이온즈와 4년간 함께했던 외국인 투수 데이비드 뷰캐넌이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고했다.

뷰캐넌은 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나와 나의 가족은 올해 삼성으로 돌아가지 않게 됐다"며 "삼성에서 은퇴하는 것도 생각했지만, 불행하게도 잘 되지 않았다. (삼성을 떠난다는 것이) 결코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팬 여러분이 우리에게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려드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가족에게 보내주신 팬 여러분의 사랑은 말로 설명하기 힘들 정도였다. 자녀들은 한국의 환경과 문화 속에서 자랐다"며 "팬 여러분 모두 좋은 일만 있길 바라며 언젠가 다시 만나길 바란다. 내 몸엔 언제나 푸른 피가 흐를 것"이라고 팬들에게 자신의 진심을 전했다.

이날 삼성 구단은 새 외국인 투수 데니 레이예스와 총액 80만 달러(계약금 10만 달러, 연봉 50만 달러, 옵션 20만 달러)에 계약하면서 2024시즌 외국인 선수 구성을 모두 마쳤다.

1996년생 만 27세의 도미니카 출신 레이예스는 키 193cm, 몸무게 115kg의 뛰어난 체격조건을 바탕으로 좌타자 상대로 강한 모습을 보여 왼손 강타자가 많은 KBO리그에서 경쟁력 있는 투수로 평가 받고 있다.

지난 시즌 뉴욕 메츠 소속으로 메이저리그에서 9경기(선발 3경기)에 출전한 경험이 있으며, 마이너리그에서는 20경기(선발 18경기)에서 91⅔ 이닝을 소화했다. 평균 구속 147km, 최고 구속 150km대의 직구와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터 등 다양한 변화구를 던지며 ABS(자동 볼 판정 시스템)에 최적화된 투심 또한 수준급으로 구사한다.

삼성 구단은 "투수의 안정감을 보여주는 대표 기록인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와 9이닝당 볼넷 개수(BB/9)이 우수하다. 레이예스는 마이너리그에서 통산 WHIP가 1.13으로 안정적인 경기 운영 능력이 돋보이며, BB/9의 경우 1.6으로 안정된 제구력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자연스럽게 삼성은 뷰캐넌과의 결별을 확정했다. 삼성 구단은 "지난 4년간 마운드를 지킨 뷰캐넌은 최근 메이저리그 진출 등을 고려하는 과정에서 구단의 최종 제시안을 거절함에 따라 아쉽게도 재계약 협상이 결렬됐다"고 설명했다.

어느 정도 예상된 이별이었다. 삼성과 뷰캐넌 모두 동행 의지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현실적인 부분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삼성으로선 외국인 선수 샐러리캡 여유분 없이 뷰캐넌에게 많은 금액을 지불하는 것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었고, 해를 넘기도록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결국 삼성은 정들었던 뷰캐넌을 떠나보내야만 했다.

이종열 삼성 단장은 4일 엑스포츠뉴스와의 통화에서 "(뷰캐넌 협상을 위해) 정말 최선을 다했다"며 "당연히 뷰캐넌이 0순위였다. 계약이 잘 안 돼 다음 플랜을 가동한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그만큼 삼성도, 뷰캐넌도 서로에게 느끼는 애정이 각별했다. 2020년 1월 16일 삼성과 계약금 10만 달러, 연봉 60만 달러, 인센티브 15만 달러 등 최대 총액 85만 달러의 조건에 사인한 뷰캐넌은 KBO리그 유경험자들로부터 많은 이야기를 듣고 한국으로 건너왔다.

입당 당시 뷰캐넌은 "한국에서 빨리 뛰고 싶고 최선을 다해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의지를 드러낸 뒤 "다린 러프, 벤 라이블리, 데이비드 허프 등으로부터 KBO리그의 경쟁, 문화, 팬 응원에 대해 많이 들었다. 라이블리나 허프가 KBO리그에 좋은 타자가 많고 경쟁이 치열하다는 얘기도 해줬다"며 "팀 동료들과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나뿐만 아니라 내 가족과 팬들간의 좋은 관계도 만들고 싶다. 팀이 이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낙차 큰 변화구와 강력한 구위를 앞세워 KBO리그에 연착륙한 뷰캐넌은 데뷔 첫 해였던 2020년 27경기에 등판, 174⅔이닝 15승 7패 평균자책점 3.45를 기록하면서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구단 역대 외국인 투수 최다승(종전 1998년 베이커 15승) 타이기록을 만든 그는 구단 역대 외국인투수 한 시즌 최다이닝(종전 1998년 베이커 172이닝) 기록을 새롭게 썼다.

뷰캐넌은 다양한 구종과 이닝 소화 능력, 안정적인 제구, 견고한 슬라이드 스텝 등 다양한 장점을 뽐내면서 성실한 훈련 태도와 체계적인 몸 관리로 다른 선수들에게 귀감이 됐다. 삼성은 그런 뷰캐넌과 1년 더 함께하길 원했고, 2021시즌을 앞두고 최대 총액 150만 달러에 재계약을 맺었다.

KBO리그 2년 차가 된 뷰캐넌은 2021년 30경기 동안 177이닝 16승 5패 평균자책점 3.10으로 2년 연속 15승을 달성했을 뿐만 아니라 팀이 정규시즌 2위를 차지하는 데 있어서 혁혁한 공을 세웠다. 2022년 26경기 160이닝 11승 8패 평균자책점 3.04, 2023년 30경기 188이닝 12승 8패 평균자책점 2.54로 준수한 성적을 올렸다.

어느 외국인 투수든 1~2년 정도 지나면 상대 타자들에게 공략을 당하는 등 어려움을 겪기 마련이지만, 뷰캐넌은 끊임없는 연구와 연습을 통해서 자신의 기량을 갈고 닦았다. 2020~2023시즌 뷰캐넌보다 더 많은 누적 이닝을 달성한 투수는 리그 전체에서 단 한 명도 없었다.



뷰캐넌은 더그아웃에서도 팀에 힘을 보탰다. 홈런을 치고 들어오는 선수들과 일일이 세리머니를 펼치면서 팬들과 선수들을 즐겁게 했고, 젊은 선수들과 자유롭게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지난해 7월 15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 올스타전에 감독 추천 선수로 출전한 뷰캐넌은 '투수 등판' 대신 다양한 댄스와 퍼포먼스를 선보였고, 오스틴 딘(LG 트윈스)과 댄스 배틀을 벌이며 팬들의 환호성을 이끌어냈다. 또 경기 후반 멋진 수비와 타격 실력까지 자랑하면서 모두를 놀라게 했다.

뷰캐넌은 한국에 진심이었던 외국인 선수이기도 했다. 2022년 3월 한 예능 프로그램에 가족과 함께 출연해 자신의 일상을 공개했고, 지난 시즌에는 시즌 도중 글러브를 바꾸는 과정에서 태극기를 새겨넣으면서 관심을 받았다. 한국 팬들의 성원에 어떻게 보답할지 생각하다가 태극기를 글러브에 넣게 됐다는 게 그의 설명이었다.

그의 '워크에식'(직업윤리)에 사령탑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뷰캐넌의 투지도) 지금 우리 팀의 분위기이고, 또 외국인 선수가 그런 모습을 그라운드에서 보여준다는 건 국내 선수들도 본받아야 하는 부분이다"며 "요즘 조금만 아프다고 하면 경기에서 빠지는 선수들도 있는데, 뷰캐넌의 투혼에 대해서 팀 선수들 전체가 깊게 생각해봐야 하는 모습이었던 것 같다"고 치켜세웠다.

이어 "외국인 선수들이 옵션에 대한 부분을 생각하면 목표치까지 했을 때 그 이외의 부분은 안일하게 하는 경우도 많은데, 그래도 우리 팀 선수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팀을 위해서 희생하는 부분이 많은 것 같다. 계속 해 왔던 선수들이라 가족적인 분위기가 생긴 것 같다"고 덧붙였다.




뷰캐넌을 떠나보내게 된 선수들은 아쉬우면서도 응원을 잊지 않았다. 원태인은 자신의 SNS를 통해 "항상 저는 그의 뒤를 따라가기 바빴습니다. (뷰캐넌은) 지난 4년간 너무 많은 걸 알려주고 나의 성장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선수"라며 "떠나는 게 너무나도 아쉽지만 어디서든 우린 서로를 응원하고 존경하기에, 부상 없이 잘 마무리해서 다시 만났을 때는 나에게 기대한 모습 그 이상의 모습을 보이는 선수가 되어 있을게요"라고 전했다. 영어로 "I will miss you. Let's meet again"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오랜 시간 동안 뷰캐넌과 배터리로 호흡을 맞췄던 베테랑 포수 강민호는 "넌 나에게 있어서 최고 투수였다. 언젠가 꼭 다시 만나자. 많이 보고 싶을 거 같다 내 친구”라고 감사함을 표현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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