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08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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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셜] 명장 김기동, FC서울 지휘봉 잡았다…"수비 보완하면 좋은 결과 나올 것"

기사입력 2023.12.14 14:49 / 기사수정 2023.12.14 14:49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포항 스틸러스를 올해 FA컵 우승, K리그1 준우승으로 이끌어 지도자 인생 최고의 한 해를 보낸 김기동 감독이 FC서울 새 선장으로 부임했다.

서울 구단은 15대 사령탑으로 김 감독을 낙점해 계약했다고 14일 공식 발표했다. 축구계에 따르면 김 감독은 서울에서 11억원 안팎의 프로스포츠계 최고 연봉을 제시받았다. 서울 외에도 중국 상하이 하이강(옛 상하이 상강)이 러브콜을 보냈으나 수 년간 수도 서울을 연고로 하면서 대기업 GS을 모기업으로 두고 있는 서울에 보다 매력을 느끼고 국내 굴지 구단으로의 이동을 선택했다.

김 감독은 현역과 지도자 생활 상당 기간을 포항에서 보냈다.

1991년 포항에 입단하면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그는 1993년 6월 부천(현 제주)으로 이적해 2002년까지 뛰었으나 이후 다시 포항으로 복귀, 2011시즌을 끝으로 은퇴할 때까지 검붉은 포항 유니폼을 입고 은퇴했다. K리그 통산 501경기에 출전, K리그 역대 필드 플레이어 최다 출전 2위 기록을 보유할 정도로 실력 있는 미드필더로 국내 프로축구 무대를 누볐다.

이후 지도자로 변신한 김 감독은 코치부터 차곡차곡 자신의 커리어를 쌓아 왔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 23세 이하(U-23) 대표팀 코치를 맡아 이광전 전 감독, 신태용 전 감독을 보좌한 김 코치는 2016 리우 올림픽 끝난 뒤 친정팀 포항으로 돌아와 최순호 감독(현 수원FC 단장) 아래서 선수들을 조련했다.



그러다가 2019년 4월 포항이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자 사임한 최 감독을 대신에 지휘봉을 잡고 감독으로 입지를 넓혔다.

부임 첫 해인 2019년 포항을 K리그1 4위로 이끈 김 감독은 이듬해 3위로 끌어 올리며 본격적인 지도력을 발휘했다. 2021년엔 K리그1에선 9위에 그쳤으나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결승에 올라 알 힐랄(사우디아라비아)과의 분전 끝에 패해 준우승을 차지했다.

포항은 지난해 K리그1 3위로 재반등하더니 올해는 준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FA컵 결승에서 전북을 눌러 프로 감독 부임 뒤 첫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특히 포항은 기업구단치고도 살림살이가 넉넉한 편이 아니다. 해마다 김 감독이 팀의 핵심으로 삼았던 선수들이 국내 다른 '빅클럽'으로 이적하곤 했다. 그럼에도 포항을 꾸준히 리그 상위권에 올려놓으며 '기동 매직'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2020시즌엔 3위팀 감독으로는 이례적으로 K리그1 올해의 감독상을 받기도 했다.

그런 그를 서울이 눈여겨 본 끝에 계약을 이끌어낸 것이다. 지난 8월 안익수 전 감독이 사임한 뒤 김진규 대행 체제로 남은 시즌을 치렀으나 4년 연속 파이널B(하위 스플릿)로 내려가는 치욕을 맛봤다. 이에 부활의 기치를 내걸고 새 사령탑을 물색한 끝에 서울 구단과 인연이 없었던 김 감독을 데려오게 됐다.

서울 구단은 "김 감독은 완성도 높은 전술을 기반으로 상대 공략에 대한 뛰어난 통찰력이 강점인 지도자다.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해 수준 높은 전략을 펼치고, 빠른 판단력으로 팔색조 같은 대처 능력을 선보인다는 찬사를 받는 감독"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뛰어난 전술과 강력한 리더십을 보유한 김기동 감독이 재미있고 역동적인 축구를 추구하는 구단의 철학과 방향성에 부합하고, 무엇보다 쉽게 무너지지 않는 팀으로의 변화를 이끌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전했다.

축구 인생 가장 큰 도전을 받아들인 김 감독은 "서울에서 저를 선택해주신 것에 감사드린다. 잘 선택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면서 "무엇보다 서울의 찬란했던 영광을 재현시키는 것이 제 역할이라 생각한다. 많은 기대에 반드시 부응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어 "팬들이 좋아하는 축구를 하겠다. 개인적인 능력보다 팀워크를 앞세워 빠른 축구를 펼치겠다"며 "서울엔 자질 좋은 선수가 많다. 이들을 팀워크로 묶으면 무서운 팀이 될 것이다. 선수단 구성에서 공격과 수비의 균형이 완벽하지 않다. 수비가 좀 약한데 그런 점을 보완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임상협, 팔로세비치, 일류첸코 등 포항에서 한솥밥 먹었던 선수들에 대해서도 "그 때보다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내가 원하는 축구를 알고 있어서 접근하는 방식은 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이날 포항 팬들에게도 직접 손편지를 써 고마움과 미안함, 응원을 당부했다.



그는 14일 포항 스틸러스 SNS를 통해 "오늘 꺼내기 힘든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FC서울로 이적하려고 한다. 팬 여러분 중에 이해 못 하시는 분들도 있으시겠지만 이곳에서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없는 제 마음을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다"며 "1991년 선수로서 포항에 입단해 3년간 선수 생활을 하다가 잠시 자의가 아닌 이적이 있었지만 2003년부터 지금까지 24년간 포항에서 살면서 포항이라는 도시를 사랑했고, 또한 포항 스틸러스만 바라보고 살아왔던 것 같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이어 "2019년 첫 감독직을 맡으면서 많은 어려운 과제들로 시작했지만 팬들의 지지와 열정적인 응원과 관심 속에 용기와 희망을 얻었다"며 "팀 창단 50주년이자 감독 5년 차인 올해 FA컵 우승과 리그 2위, ACL 16강 확정이라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어려움 속에 좋은 결과를 낸 것은 펜들의 지분이 더 컸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포항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더욱더 큰 지지를 부탁한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에 인사드리는 점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끝으로 "프로 선수로서 김기동의 시작과 지도자 김기동의 시작에는 늘 포항이 있었다"라며 "더 큰 사람으로 다시 여기에서 보게 될 날을 꿈꾸겠다. 포항 팬 여러분께 받았던 사랑 잊지 않고 살겠다"고 약속했다.



얼마 전까지 포항 감독으로 K리그1과 FA컵, ACL 조별리그를 동시에 치르는 강행군을 펼친 김 감독은 당분간 휴식을 취한 뒤 서울 선수단과 인사할 때 쯤 기자회견 등을 열 계획이다.


사진=FC서울, 한국프로축구연맹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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