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2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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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든 한국 떠나야 하는 안권수 "뭐라고 말로 표현하기가 어렵네요" [현장인터뷰]

기사입력 2023.11.26 17:25 / 기사수정 2023.11.26 17:25



(엑스포츠뉴스 고척, 유준상 기자) 4년간 한국 팬들과 함께 호흡했던 외야수가 야구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건넸다.

안권수는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양준혁야구재단 희망더하기 자선야구대회'에 참가했다. 국내 팬들 앞에 모습을 드러낸 건 지난달 16일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경기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안권수는 "(전 소속팀) 롯데 후배들과 다시 만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고, 재밌게 경기를 하자고 생각하고 있다"며 미소를 지었다.

재일교포 3세 안권수는 일본 와세다 실업고-와세다대를 졸업, 2020 신인 드래프트 2차 10라운드 99순위로 두산 베어스에 입단했다. 3년간 두산 외야진에 힘을 보탰고, 지난해에는 76경기에 출전해 239타수 71안타 타율 0.297 20타점 3도루를 기록하며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두산과 안권수의 동행은 2022년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안권수는 재일교포 병역법에 따라서 2023시즌까지 KBO리그에서 뛴 이후 군 문제를 두고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밖에 없었다. 현실적인 문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던 두산은 결국 안권수를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하게 됐다. 안권수 대신 젊은 외야수들에게 기회를 주겠다는 게 두산의 계산이었다.



그러자 롯데가 안권수에게 곧바로 손을 내밀었다. 군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안권수의 상황을 모르는 건 아니었지만, 구단은 그가 '즉시전력감'으로서 팀 외야진 강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당장 새 시즌을 준비해야 하는 팀으로선 안권수가 합류하는 것만으로도 큰 보탬이 됐다.

안권수는 정규시즌 개막전부터 선발 출전하는 등 팀의 신뢰를 한몸에 받았고, 올 시즌 95경기에 출전해 268타수 72안타 타율 0.269 2홈런 29타점을 기록하면서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그러나 롯데와 안권수에게 결정의 시간이 다가왔고, 안권수는 지난달 11일 두산과의 홈 최종전에서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고했다.

결국 안권수는 이날 롯데 구단으로부터 보류선수 명단 제외 통보를 받았다. 안권수를 포함해 투수 문경찬, 외야수 박형준, 육성선수 정대혁, 엄태호까지 5명의 선수가 롯데를 떠나게 됐다.

안권수는 "(이런 날이) 오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했던 건 아니다. 뭐라고 말로 표현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 계속 야구할 수 있도록 생각하고 있었는데, 구단에서 결정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가족도 있기에 현실적으로 KBO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는 건 쉽지 않았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향후 계획은 어떨까. 안권수는 "아직 신체검사를 받지 않았다. 한국에서 더 할 수 있다고 한다면 그때는 (야구를) 생각해야 할 것 같다"며 "지도자를 생각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안권수는 짧은 시간 동안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는 "소중한 시간이었던 것 같다. KBO리그에 오지 않았다면 친구를 사귈 수도 없었을 것이고, 이렇게 대화를 나눌 수 도 없었을 것이다. 한국에 자주 오지도 않았을 것 같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이어 "두산에서는 (허)경민이 형이나 (정)수빈이 형이 잘 챙겨줘서 불편한 게 없었던 것 같고, 롯데에 온 이후에는 윤동희나 김민석과 함께 야구 얘길 나누면서 재밌는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며 "(개인 유튜브 채널을 통해) 민석이나 동희와 함께 방송을 하면서 팬들에게 좀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아직 지난달 홈 최종전의 기억을 떠올리면 울컥한 마음이 드는 안권수는 "등장곡을 바꿨는데, 그때 팬들이 다함께 불러주셔서 그때 한번 울컥했다. 또 구단에서 경기 이후에 인사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주셔서 눈물이 났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끝으로 안권수는 "올 시즌 많은 응원을 보내주신 롯데 팬들께 감사드린다. 더 오랫동안 팬들과 함께하고 싶었다"며 "비록 더 이상 함께하지 못하지만, 그래도 시간이 있을 땐 사직야구장을 방문해 많이 응원하겠다. 그때 다시 팬들을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안권수 2020~2023년 KBO 정규시즌 연도별 성적

-2020년: 68경기 37타수 10안타 타율 0.270 3타점 2도루

-2021년: 87경기 42타수 10안타 타율 0.238 4타점 3도루

-2022년: 76경기 239타수 71안타 타율 0.297 20타점 3도루

-2023년: 95경기 268타수 72안타 타율 0.269 2홈런 29타점 16도루

사진=고척, 유준상 기자/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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