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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과이어? 나도 그랬어 힘 내!!"…레전드 전화 한 통, 100kg 수비수를 웃게 했다

기사입력 2023.10.11 17:30



(엑스포츠뉴스 이태승 기자) 지난 9월 13일, 스코틀랜드 대표팀과의 친선경기가 끝난 후 잉글랜드 대표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중앙 수비수 해리 매과이어는 우울에 빠졌다.

경기장에서 뛰는 45분 동안 야유만을 들어야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대표팀과 소속팀 '대선배' 데이비드 베컴의 전화 한통으로 그는 '날아갈 듯' 기분이 좋아졌다.

11일(한국시간) 영국의 공영방송 BBC는 맨유와 삼사자군단(잉글랜드 대표팀의 애칭) 수비수 매과이어와의 인터뷰를 공개하며 눈길을 끌었다. 매과이어는 인터뷰에서 "스코틀랜드전이 끝난 이후 받은 베컴의 전화는 내게 많은 의미가 있었다"며 "베컴이 내게 연락해줘서 고맙고 매우 품격있는(classy) 행동이었다"며 베컴을 극찬했다.



매과이어는 지난 9월 스코틀랜드와의 대표팀 친선경기서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교체투입됐다. 그가 볼을 잡고 패스할 때 마다 스코틀랜드 팬들로부터 박수가 들려왔다.

찬사가 아닌 비아냥 섞인 박수였다. 매과이어는 결국 해당 경기서 자책골을 넣으며 팀의 3-1 승리에 흠집을 냈다. 매과이어 또한 실력에 대한 조롱과 비난을 피할 수 없었다. 베컴 또한 대표팀 선수로써 짊어지는 부담감과 비난의 여론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그의 전화 한통은 더욱 매과이어에게 의미가 깊었다.

데이비드 베컴 또한 잉글랜드 팬들로부터 많은 비난과 비판 여론에 시달린 바 있다. 지난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와 16강전을 치른 잉글랜드 대표팀은 베컴이 당시 아르헨티나 대표팀 소속으로 뛰던 디에고 시메오네의 다리를 걸어 퇴장당한 후 수적 열세에 시달리다가 승부차기로 넘어가 패배, 탈락했다. 지난 1982년 발발했던 영국과 아르헨티나 사이 포클랜드 전쟁으로 인해 양국 감정의 골이 깊은 상태였는데, 베컴이 퇴장당해 잉글랜드 대표팀이 아르헨티나에게 패배하자 모든 화살은 베컴을 향했다. 베컴 또한 최근 공개된 자신의 다큐멘터리에서 "전국이 날 미워했다"며 "어딜 가던 조롱받았다. 난 엉망진창이었다"고 전한 바 있다.




매과이어는 "나는 어렸을 때 부터 베컴이 내 우상이었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고 다녔다"며 "(그런 우상이) 내게 위로를 해준 것은 매우 감동적이었다"고 전했다.

매과이어는 1993년에 태어난 만 30세의 수비수다. 베컴이 맨유의 첫 트레블에 기여하며 전성기를 누릴 때가 1999년이니 매과이어가 만 6세의 작은 꼬마시절부터 베컴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매과이어는 "베컴은 내게 나 자신의 커리어를 돌아보라고 조언했다"며 "힘든 시간을 보낼 땐 과거의 기억과 경험에 의존해 해결해 나갈 수밖에 없다. 어떤 선수도 꾸준히 오르막길을 오르진 않는다"고 했다. 또한 매과이어는 맨유 주장직을 역임했던 데이비드 베컴에게 맨유 주장직에 관한 조언도 얻었다.

매과이어는 "나는 3년 반이라는 긴 시간동안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클럽인 맨유의 주장을 역임한 사람이다. 베컴 또한 맨유 주장을 역임했기 때문에 해당 직책에 대한 부담감을 잘 알고 있었다"고 전했다.





매과이어는 지난 2019년 레스터 시티에서 8000만 파운드(약 1310억원)에 맨유로 이적하며 '세계에서 가장 비싼 수비수'가 됐다. 그는 맨유에 입단한 후 2020년 1월 올레 군나르 솔샤르 맨유 전임 감독하에서 주장을 맡아 3년 반 동안 주장 완장을 차고 활약했다. 그러나 지난 2022년 에릭 턴하흐 감독이 맨유로 부임하며 출전기회조차 보장받지 못한 그는 지난 여름 주장완장을 박탈당하며 브루노 페르난데스에게 넘겨줬다. 

게다가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서는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의 이적설이 점화되며 맨유에서 아예 짐을 싸고 떠날 수도 있다는 보도가 지속됐다. 그러나 결국 이적은 불발되며 매과이어는 맨유에 잔류할 수 있게 됐다. 해당 이적에 대해 매과이어는 인터뷰에서 "나와 맨유가 웨스트햄 이적에 합의할 수 없었다"며 "출전시간은 중요하다. (맨유에서의)출전시간이 적었지만 싸워서 쟁취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매과이어는 맨유 자원들의 줄부상에 다시 출전기회를 얻는 중이다. 지난 8일 2023/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8라운드 브렌트퍼드와의 경기에선 선발로 출전해 좋은 수비력을 보이며 호평받았다.

매과이어는 해당 경기서 12번 중 10번의 긴 패스를 성공시키며 빌드업의 발판을 만들었고 공중 볼도 모조리 따내며 축구 통계 전문 플랫폼 '풋몹'으로부터 평점 7.9점을 받았다. 맨유에서 선발 출전한 11명의 선수 중 브루누 페르난데스의 8점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평점이었다.

게다가 스콧 맥토미니가 후반 추가시간 7분 성공시킨 역전 결승골에 도움을 기록하며 경기 승리에 공신이 됐다. 에릭 턴하흐 감독의 명줄을 연장시킨건 덤이다. 지난 9일 영국 복수의 매체에 의해 밝혀진 바에 따르면 턴하흐 감독은 브렌트퍼드전에서 패배할 경우 다가오는 A매치 기간동안 경질될 것이라는 통보를 받았다. 그러나 매과이어의 벼락같은 도움으로 맥토미니가 2-1 승리를 알리는 골을 성공시켜 턴하흐 감독의 직책은 당분간 변함이 없을 예정이다.

매과이어는 인터뷰에서 "상황은 바뀔 것이다. 내 자리를 되찾기위해 계속 싸울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6일 축구 전문 매체 '포포투'에 따르면 매과이어는 잉글랜드 대표팀의 개러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의 부름을 받아 다시한번 삼사자군단의 수비수로 다가오는 A매치 기간을 치를 예정이다. 매과이어와 잉글랜드 대표팀은 오는 14일 호주와 친선경기를 갖고 18일 이탈리아와 유로 2024 예선전 8라운드를 치를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공식 홈페이지

이태승 기자 taseau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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