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5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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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책이 그게 뭐고?" 류중일 일침에, 선수들이 답했다 "줄이겠습니다" [AG 현장]

기사입력 2023.09.27 14:29 / 기사수정 2023.09.27 14:29



(엑스포츠뉴스 고척, 최원영 기자) 사령탑의 지적에 내야수들이 이를 악물었다. 탄탄한 수비를 약속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을 이끄는 류중일 감독은 레전드 유격수 출신이다. 올해 대표팀을 이끌면서도 유격수들의 움직임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 류 감독은 "다 보인다. 그쪽은 내가 전문가 아닌가"라고 웃었다.

지난 2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상무와의 연습경기를 앞두고 직접 선수들을 지도했다. 김주원(NC)과 박성한(SSG)에게 특유의 사투리를 섞은 말투로 "올해 실책이 몇 개고?"라고 물었다. 김주원은 29개, 박성한은 19개라 답하자 깜짝 놀랐다.

류 감독은 "29개, 19개는 너무 많지 않나. 그게 뭐고"라며 입을 열었다. 그는 "선수들을 보니 송구하기 전에 공을 잡는 게 빠르다. 원스텝이 안 되고 다리에 힘을 모으지 못하니 폭투가 나온다"며 "둘 다 송구 실책이 많다고 하더라. 처음부터 잘 잡지 못해서 그런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이 좋아하는 가장자리에서 공을 잡아야 원스텝에 던질 수 있다. 공을 처리하는 사이 타자가 2, 3루로 가니 급해서 송구가 더 안 된다"며 "이렇게 좋은 땅에서 실책이 너무 많다"고 설명했다.

수비의 시작점인 포구를 강조했다.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류 감독은 "잘 잡아야 한다"며 웃은 뒤 "선수마다 다르지만 나는 검지손가락을 글러브 안으로 넣어서 수비했다. 그래야 손가락 감각으로 공을 '탁' 하고 잡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요즘 선수들은 대부분 검지를 밖으로 뺀다. 내야수들은 슬라이딩하며 들어오는 주자를 태그해야 한다. 잘못하면 글러브 밖에 있는 검지를 다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변화를 강요하진 않는다. 류 감독은 "수비를 배울 때부터 그렇게 해 습관이 들었을 것이다. 하루아침에 바꾸라고 할 순 없다"고 전했다. 대신 촘촘하고 안정적인 수비를 짜보려 한다. 그는 "각각 다른 팀에서 선수들이 모였다. 손발을 맞추는 게 우선이다"며 "상황별로 수비를 어떻게 할지 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류 감독의 일침을 들은 선수들의 반응이 궁금했다. 박성한은 "몰랐는데 리그 실책 1~4등이 대표팀에 다 있더라"고 멋쩍게 웃었다. 현재 1위는 29개를 기록한 김주원이다. 2위는 20개의 문보경(LG), 3위는 19개의 박성한, 4위는 18개의 노시환(한화)이다. 노시환은 이재현(삼성)과 공동 4위를 이뤘다.

박성한은 "그 사실을 알고 난 뒤 수비를 더 잘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갑자기 확 달라질 순 없겠지만 하던 대로 하되 더 천천히, 신중하게 플레이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어 "감독님께서 공을 먼저 잡고 난 뒤 움직이라고 말씀해주셨다. 급하게 하다 보니 실책이 많이 나오는 것이라 조언해주셨다"며 "앞으론 잘 확인하려 한다. 더블 플레이 할 때도 감독님께서 어떻게 하면 더 빨리, 정확히 던질 수 있는지 알려주셨다.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주원은 "감독님 말씀이 다 맞는 것 같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내야수면, 특히 유격수라면 실책을 줄여야 하는 게 당연하다"며 "대회에 나가서 떨거나 긴장하진 않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다행히 상무와의 연습경기는 무사히 마무리했다. 박성한과 김주원 모두 실수 없이 안정적인 수비로 투수들을 도왔다. 아시안게임에서의 선전도 기대해볼 만하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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