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12-07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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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책이 그게 뭐고?" 류중일 일침에, 선수들이 답했다 "줄이겠습니다" [AG 현장]

기사입력 2023.09.27 14:29 / 기사수정 2023.09.27 14:29

최원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고척, 최원영 기자) 사령탑의 지적에 내야수들이 이를 악물었다. 탄탄한 수비를 약속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을 이끄는 류중일 감독은 레전드 유격수 출신이다. 올해 대표팀을 이끌면서도 유격수들의 움직임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 류 감독은 "다 보인다. 그쪽은 내가 전문가 아닌가"라고 웃었다.

지난 2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상무와의 연습경기를 앞두고 직접 선수들을 지도했다. 김주원(NC)과 박성한(SSG)에게 특유의 사투리를 섞은 말투로 "올해 실책이 몇 개고?"라고 물었다. 김주원은 29개, 박성한은 19개라 답하자 깜짝 놀랐다.

류 감독은 "29개, 19개는 너무 많지 않나. 그게 뭐고"라며 입을 열었다. 그는 "선수들을 보니 송구하기 전에 공을 잡는 게 빠르다. 원스텝이 안 되고 다리에 힘을 모으지 못하니 폭투가 나온다"며 "둘 다 송구 실책이 많다고 하더라. 처음부터 잘 잡지 못해서 그런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이 좋아하는 가장자리에서 공을 잡아야 원스텝에 던질 수 있다. 공을 처리하는 사이 타자가 2, 3루로 가니 급해서 송구가 더 안 된다"며 "이렇게 좋은 땅에서 실책이 너무 많다"고 설명했다.

수비의 시작점인 포구를 강조했다.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류 감독은 "잘 잡아야 한다"며 웃은 뒤 "선수마다 다르지만 나는 검지손가락을 글러브 안으로 넣어서 수비했다. 그래야 손가락 감각으로 공을 '탁' 하고 잡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요즘 선수들은 대부분 검지를 밖으로 뺀다. 내야수들은 슬라이딩하며 들어오는 주자를 태그해야 한다. 잘못하면 글러브 밖에 있는 검지를 다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변화를 강요하진 않는다. 류 감독은 "수비를 배울 때부터 그렇게 해 습관이 들었을 것이다. 하루아침에 바꾸라고 할 순 없다"고 전했다. 대신 촘촘하고 안정적인 수비를 짜보려 한다. 그는 "각각 다른 팀에서 선수들이 모였다. 손발을 맞추는 게 우선이다"며 "상황별로 수비를 어떻게 할지 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류 감독의 일침을 들은 선수들의 반응이 궁금했다. 박성한은 "몰랐는데 리그 실책 1~4등이 대표팀에 다 있더라"고 멋쩍게 웃었다. 현재 1위는 29개를 기록한 김주원이다. 2위는 20개의 문보경(LG), 3위는 19개의 박성한, 4위는 18개의 노시환(한화)이다. 노시환은 이재현(삼성)과 공동 4위를 이뤘다.

박성한은 "그 사실을 알고 난 뒤 수비를 더 잘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갑자기 확 달라질 순 없겠지만 하던 대로 하되 더 천천히, 신중하게 플레이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어 "감독님께서 공을 먼저 잡고 난 뒤 움직이라고 말씀해주셨다. 급하게 하다 보니 실책이 많이 나오는 것이라 조언해주셨다"며 "앞으론 잘 확인하려 한다. 더블 플레이 할 때도 감독님께서 어떻게 하면 더 빨리, 정확히 던질 수 있는지 알려주셨다.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주원은 "감독님 말씀이 다 맞는 것 같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내야수면, 특히 유격수라면 실책을 줄여야 하는 게 당연하다"며 "대회에 나가서 떨거나 긴장하진 않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다행히 상무와의 연습경기는 무사히 마무리했다. 박성한과 김주원 모두 실수 없이 안정적인 수비로 투수들을 도왔다. 아시안게임에서의 선전도 기대해볼 만하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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