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02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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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필로그] 이창섭·유리아 '멤피스', 로큰롤 음악에 흑백은 없죠 (엑:스피디아)

기사입력 2023.08.02 13:50 / 기사수정 2023.08.02 14:52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지루한 일상을 보내고 있나요? 활력을 불어넣어 줄 문화생활을 해보는 건 어떨까요. 친구, 연인, 가족 또는 혼자 보러 가기 좋은 공연을 추천합니다. 김현정 엑스포츠뉴스 기자의 공연 에필로그를 담은 수요일 코너 (엑필로그)를 통해 뮤지컬·연극을 소개, 리뷰하고 배우의 연기를 돌아봅니다. 

(※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3관왕을 차지한 영화 ‘그린북’은 1962년 미국, 흑인과 백인이 엄격하게 분리돼 있는 사회적 모습을 비춘다. 주인공인 흑인 피아니스트 돈 셜리는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할 수 없고 연주장 내부 화장실도 이용할 수 없다. 백인들이 있는 술집에서 폭행을 당하기도 한다.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멤피스’(MEMPHIS)도 그런 시대상을 녹였다. ‘그린북’이 흑인 연주자 돈 셜리와 그의 운전기사인 백인 토니 발레롱가의 ‘우정’을 다룬 영화라면 뮤지컬 ‘멤피스’는 흑인 가수 펠리샤(정선아, 유리아, 손승연)와 백인 라디오 DJ 휴이(박강현, 고은성, 이창섭)의 ‘사랑’편이라고 할 수 있겠다.



1950년대 흑인과 백인이 분리된 미국 남부 도시 멤피스를 배경으로 영혼의 음악 ‘로큰롤’을 전파해 세상을 바꾸고픈 라디오 DJ 휴이와 뛰어난 재능으로 흑인 클럽에서 노래하는 가수 펠리샤의 꿈과 사랑을 이야기한다.  

흑인 클럽을 찾은 백인 청년 휴이는 그곳에서 노래하는 흑인 여성 펠리샤의 노래에 반한다. 그러나 펠리샤는 경찰이 오면 곤란해지니 백인들만 가는 클럽으로 가라며 휴이를 경계한다.



이후 펠리샤는 휴이에게 “물도 같은 식수대에서 마시고 밥도 같은 식당에서 먹고 영화도 같은 국장에서 보고 그래도 감옥에 안 가고 우리를 막는 게 하나도 없으면 그땐 결혼할 거야?”라고 묻는다. 휴이의 엄마 글래디스(최정원, 류수화)는 아들이 흑인을 좋아하는 것을 알고 “너 정신 나갔어? 우린 바르게 살아왔어. 우리와는 다른 사람이야”라는 말을 내뱉는다.

백화점에서 일하는 휴이가 레코드 매장에서 금지된 흑인 음악을 내보내자 레코드를 29장이나 판다. 하지만 돌아오는 건 해고였다. ‘격 떨어지는’ 흑인 음악을 틀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음악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모습을 본 휴이는 라디오 방송국에 진입하고 멤피스 거리에 흑인 음악을 내보낸다. 휴이의 방송을 들은 십대들이 열광하자 방송국 사장 시몬스(이종문)는 그를 임시 고용한다.



‘그린북’처럼 ‘멤피스’ 역시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1950년대 흑인 음악을 백인 사회에 널리 알린 DJ 듀이 필립스(Deway Philips)의 이야기다. 음악에는 인종이 없을 터다. 주된 백인 방송국에서 흑인 음악을 송출하며 차별과 경계를 무너뜨리는 DJ 휴이의 모습을 통해 음악이 가진 힘과 위대함을 전달한다.

‘그린북’은 노골적인 흑인 혐오와 인권 문제를 녹여냈는데, ‘멤피스’는 인종 차별을 심각하게 파고든 작품은 아니다. 음악이 메인 주제다. 인종간의 차별과 편견을 없애고자 한 휴이의 이야기를 로큰롤 음악을 기반으로 경쾌하고 무겁지 않게, 재밌게 그려냈다. 

‘Memphis Lives in Me', 'Someday', 'Love will stand when all else falls', 'Steal your rock and roll' 등 넘버들이 귀를 사로잡는다.

아직도 비투비 이창섭에게 아이돌 배우의 편견이 있다면 지우는 게 좋다. 익살스럽고 넉살맞은 캐릭터를 맞춤옷 입은 듯 소화한다. 실제 휴이가 이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할 정도로 생동감 있는 연기를 펼친다. 유리아 역시 뛰어난 가창력과 자연스러운 연기로 몰입을 높인다.  




알아두면 좋은 정보= 뮤지컬 '멤피스'는 2009년 9월 브로드웨이에 진출했다. 2010년 토니 어워즈 8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돼 최우수 작품상을 비롯해 음악상, 각본상, 오케스트레이션 4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같은 해 드라마 데스크 어워즈에서는 7개 부문 후보에 올라 최우수작품상과 여우주연상, 음악상, 오케스트레이션상을 받았다. 2015년 로렌스 올리비에 어워즈 8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돼 최우수 안무상과 음향상을 받았다.

P.S= ‘멤피스’에 자주 나오는 ‘하카두!’ (사실 뜻이 없다고 한다.)
원래 인생은 삽질하다 새 길을 파는 거야 (끄떡)
갑작스러운 ‘라라랜드’ 행보 (‘썸데이’에 담긴 복선)
휴이의 엄마 글래디스 역의 최정원의 코믹 연기가 눈에 띈다.
앙상블상 예약이요~

사진= 쇼노트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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