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23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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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일드카드 쓰고도 '황선홍호'에 참패…中 축구, '참혹한 민낯' 드러냈다

기사입력 2023.06.16 10:45 / 기사수정 2023.06.16 11:22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중국 축구의 민낯이 드러났다. '황선홍호' 태극전사들에게 처참하게 무너졌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24세 이하(U-24) 축구대표팀은 15일 중국 저장성 진화스타디움에서 열린 중국과 친선경기에서 엄원상의 멀티골과 정우영의 쐐기골에 힘입어 3-1 쾌승을 거뒀다.

이날 경기는 오는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두 나라가 서로의 전력을 테스트하는 차원에서 겨룬 경기였다. 한국 입장에선 아시안게임 3연패를 위한 사전 적응까지 겸한 무대였다. 결과는 한국의 예고된 낙승이었다. 한국은 오는 19일 같은 장소에서 중국과 한 번 더 치른 뒤 귀국한다.

한국은 전반전 고전했다. 실력 차를 인정한 중국이 밀집수비로 진을 치면서 거칠게 달려나오자 뚫을 방법을 찾지 못했다.

하지만 후반 시작과 함께 K리그 최고의 윙어로 불리는 엄원상,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경험을 착실히 쌓고 있는 정우영 등 두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나서자 분위기는 180도 달라졌다.



엄원상이 후반 5분과 8분 후방 패스를 받아 연속골을 펑펑 터트렸고, 후반 14분엔 정우영이 페널티지역 오른쪽 외곽에서 상대 수비를 농락하며 환상적인 오른발 대각선 슛을 꽂아넣었다.

중국은 이후 골라인 넘어가는 크로스를 심판의 '묵인' 하에 골로 연결해 간신히 한 골 넣고 최악의 굴욕을 면했다.

그러나 경기 내용에서나 결과에서나 한국의 상대가 뒤질 않았다. 황 감독이 마음 먹고 전반부터 베스트 멤버를 집어넣었다면 '대량 학살'이 충분히 가능한 수준의 한 판이었다. 중국의 거친 '소림 축구'에 골 넣은 엄원상이 경기 도중 실려나가는 등 중국은 그야말로 매너에서도 졌다.

15억 대륙이 이렇게 축구를 못할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들 정도였다. 중국은 2010년대 들어 시진핑 주석의 '축구굴기'를 앞세워 프로축구에 대대적인 투자를 했다. 현재 기량이 전성기에 있는 세계적인 선수들을 엄청난 돈의 힘으로 끌어들여 축구 부흥에 힘을 썼고, 열기를 끌어올렸다.

이에 중국 선수들까지 돈벼락을 맞으면서 리그 흥행의 촉진제가 됐다. 우 레이처럼 기량을 인정받아 스페인 라리가로 진출하는 선수들도 있었다. 전국에 대단위 축구학교들이 설립됐고 2006 독일 월드컵에서 이탈리아를 우승시킨 마르첼로 리피 감독을 데려와 국가대표를 맡겼다.



하지만 '시진핑의 축구 굴기'는 근본이 없는 모래성 같은 존재였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중국의 부동산 경기가 와르르 무너지자 부동산 PF 대출 상환에 비상이 걸린 중국 슈퍼리그 모기업들이 추풍낙엽처럼 도산했다. 그러면서 우승팀까지 해체되는 비극을 겪었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우승을 두 번이나 했던 광저우 헝다도 광저우FC로 이름을 바꾸고 초라한 모습으로 작아졌다.

그런 중국 축구의 우여곡절이 황선홍호와의 맞대결에서 드러났다. 특히 중국은 한국과 달리 최전방 공격수 탄 롱 등 24세 이하 와일드카드를 3명이나 썼음에도 개인기, 조직력, 팀 정신, 집중력 등에서 아시아 중위권 팀과 다름 없는 실력을 드러냈다.

당장 2차전, 그리고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돈으로도 해결 안되는 중국 축구의 참혹한 모습이 이번 평가전에서 여실히 증명됐다.


사진=소후닷컴 캡처, 대한축구협회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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