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9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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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V 에인트호벤, 간발의 차이로 결승행 티켓을 놓쳐

기사입력 2005.05.05 17:18 / 기사수정 2005.05.05 17:18

정대훈 기자
[UEFA 챔피언스리그] 박지성 골, 이영표 어시스트로 선전했으나 아쉽게 결승행 좌절
 

▲ 챔피언스리그 ⓒ2005 UEFA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끌고 태극듀오 이영표와 박지성이 활약 중인 PSV 에인트호벤이 AC밀란에게 3-1로 크게 승리했으나 원정골 우선 원칙으로 인해 챔피언스리그 결승행 티켓을 아쉽게 내주고 말았다.

PSV 에인트호벤은 5일(이하 한국시각) 새벽 3시35분부터 네덜란드 필립스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에서 안젤로티 감독이 이끄는 AC밀란에게 박지성과 코쿠가 합작해 3골을 뽑아내며 괴력을 발휘했으나 후반 종료를 얼마 안 남겨둔 시점인 후반 44분, AC밀란 암브로시니에게 통한의 헤딩골을 허용해 1점을 내주면서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지난 4월 27일 이탈리아 밀라노 주세페 메짜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준결승 1차전 경기에서 좋은 경기 내용을 보여주고도 세브첸코와 토마손에게 연이어 실점을 허용하며 0-2로 아쉽게 패한 PSV 에인트호벤은 2차전 경기를 시작하는 주심의 휘슬이 불자마자 '또 하나의 역전 신화'를 만들어내기 위한 시동을 걸었다.


▲ 경기 결과가 실린 PSV 에인트호벤 홈페이지(www.psv.nl) ⓒ2005 에인트호벤 구단

박지성의 챔피언스리그 첫 골로 기선을 제압한 에인트호벤

필립스 스타디움을 가득 채운 홈팬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을 등에 업고 경기 시작부터 PSV 에인트호벤의 우세 속에 전반전이 진행됐다. 전반전 경기 동안 슈팅수 9-3, 볼점유율 61%-39%의 압도적 우위를 보이며 PSV 에인트호벤이 경기를 주도했다.

초반부터 적극적인 공세에 들어간 PSV 에인트호벤은 지난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7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며 견고한 수비벽을 갖춘 AC밀란을 상대로 전반 9분만에 선취골을 뽑아냈다.

PSV 에인트호벤의 귀중한 선취골을 만들어 낸 주인공은 '태극전사' 박지성이었다.

전반 9분, PSV 에인트호벤의 박지성(한국)이 문전 중앙을 파고드는 헤셀링크(네덜란드)에게 킬패스를 밀어 주고 문전 쇄도해 들어갔고 헤셀링크(네덜란드)과 AC밀란의 수비수 스탐(네덜란드)이 몸싸움을 벌이는 순간 빠르게 뒤따라 들어온 박지성에게 단독 슈팅 찬스가 주어졌다.

박지성은 문전으로 뛰어 들어온 스피드를 그대로 살리며 흐르는 공을 지체없이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했고 박지성의 발을 떠난 공은 AC밀란의 골문을 갈랐다. 경기의 흐름이 일순간에 PSV 에인트호벤으로 넘어오게 하는 박지성의 통쾌한 선취골이었다.

이날 박지성의 선취골은 챔피언스리그에서 박지성 본인이 기록한 첫번째 골이기도 했다. 1-0 리드 상황을 만들어 내면서 상승세를 탄 PSV 에인트호벤은 더욱더 자신감을 갖고 플레이에 임하며 경기 흐름을 자신에게 계속 우세한 흐름으로 끌고 갔다.

선취골을 먼저 내준 후 AC밀란은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할 때 패스가 부정확한 모습을 여러차례 보이면서 PSV 에인트호벤의 적극적인 공세를 허용해 어렵게 경기를 풀어 나갔다.


▲ AC밀란의 카카, 세브첸코, 암브로시니 선수 ⓒ2005 UEFA

1차전에서 눈부신 활약을 보였던 AC밀란의 카카(브라질)와 세브첸코(우크라이나)가 전반전 경기 동안 결정적인 유효 슈팅을 기록하지 못하는 가운데 PSV 에인트호벤은 이영표(한국)와 루시우스(네덜란드)의 오버래핑에 의한 공격 가담과 함께 파괴력 넘치는 돌파를 선보이는 박지성(한국)을 내세우면서 맹공을 펼쳤다.

이날 2차전 경기에서 경고 누적으로 결장한 오이에르를 대신해 선발 출전한 루시우스는 제 몫을 다해내며 선전했고 몸상태가 완벽하지 않지만 선발 출전한 파르판도 공격과 수비 양면에 걸쳐 맹활약했다.

전반 중반 이후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벌였으나 더이상의 추가 득점 없이 1-0 점수차를 유지한 채 전반전을 마친 양 팀은 후반 경기에 들어서도 박빙의 명승부를 펼쳤다.

이영표의 어시스트가 2번째 골을 견인한 후반전, 그러나 결승진출 실패!

후반 경기에 들어서서는 전반전 경기 때부터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끊임없이 AC밀란의 측면 돌파를 시도한 이영표(한국)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이영표는 오버래핑에 의한 측면 공격을 자주 시도하면서 AC밀란의 브라질 용병 카푸(브라질)와 자주 맞대결을 펼쳤는데 브라질 국가 대표팀 주장을 맡으면서 브라질 선수 중에서는 A매치 최다 출장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노련한 카푸를 상대로 자신의 장기인 발재간 넘치는 플레이를 유감없이 보여주면서 AC밀란의 왼쪽 측면을 끊임없이 공략했다.

이날 경기에서 심상치 않은 날렵한 움직임을 보여주며 AC밀란의 왼쪽 측면을 계속 두드린 이영표는 후반 20분, 드디어 PSV 에인트호벤의 2번째 골을 어시스트했다.

양 팀간의 팽팽한 공방전이 펼쳐지던 후반 20분, AC밀란 문전 왼쪽 측면에서 공을 잡은 이영표(한국)가 AC밀란의 카푸(브라질)를 앞에 두고서 날카롭게 측면 돌파하면서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문전쇄도한 코쿠(네덜란드)가 훌쩍 뛰어오르며 잘라 먹는 헤딩슈팅으로 연결해 PSV 에인트호벤의 추가골을 뽑아냈다.


▲ PSV 에인트호벤 태극듀오 이영표, 박지성 선수
ⓒ2005 UEFA

코쿠의 헤딩골도 좋았으나 그 전에 측면에서 카푸를 상대로 측면 돌파에 이어 결정적인 어시스트를 만들어낸 이영표의 활약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코쿠의 추가골로 PSV 에인트호벤이 2-0으로 앞서가는 상황이 되면서 경기 흐름은 이제 '1골 싸움'으로 양상이 바뀌었고 양 팀간의 공방전은 더욱 치열해졌다.

PSV 에인트호벤에게 0-2로 뒤진 AC밀란의 안젤로티 감독은 전반전에 이어 PSV 에인트호벤의 밀착 수비에 막혀 이렇다할 득점 기회를 만들지 못하며 고전하는 세브첸코(우크라이나)에 대한 대안으로 이날 경기에서 역시 부진한 모습을 보인 세도르프(네덜란드)를 빼고 지난 1차전 경기에서 후반 종료 직전 추가골을 성공시켰던 토마손(덴마크)을 교체 투입하면서 승부수를 띄웠다.

PSV 에인트호벤의 히딩크 감독 역시 오늘 경기 내용이 좋지 않았던 보우마(네덜란드)를 빼고 호베르투(브라질)를 교체 투입하면서 맞불 작전을 폈다.

후반 43분까지 PSV 에인트호벤이 2-0으로 앞선채 경기가 진행되고 있었고 이대로 후반전 경기가 끝나면 양 팀은 연장전에 돌입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런 와중에 경기의 흐름을 일순간에 바꿔놓는 AC밀란의 만회골이 터졌다. 이날 경기에서 지속적인 PSV 에인트호벤의 맹공에 시달리며 이렇다할 위협적인 득점 찬스를 많이 잡아내지 못한 AC밀란은 후반 44분, 측면에서 카카(브라질)의 크로스를 문전 중앙에서 암브로시니(이탈리아)가 침착하게 헤딩슛으로 연결해 PSV 에인트호벤의 골문을 갈랐다.

단 한번의 결정적인 찬스도 놓치지 않고 득점해내는 AC밀란의 순간 집중력이 위력을 발휘하는 순간이었다. 이날 경기에서 여러차례 선방을 하며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PSV 에인트호벤 고메스(브라질) 골키퍼가 몸을 날렸으나 손 끝을 맞은 공은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통한의 실점을 내주고 말았다.

이로써 후반 종료를 얼마 안 남기고 2-1 상황을 허용하며 코너에 몰린 PSV 에인트호벤은 후반 47분에 AC밀란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서 헤셀링크(네덜란드)가 헤딩으로 떨궈준 공을 코쿠(네덜란드)가 왼발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하면서 다시 한 골을 보태 3-1 상황을 만들었으나 후반 44분, AC밀란 암브로시니에게 내준 1골의 충격이 너무나 컸고 남은 시간 동안 더이상 추가골을 뽑아내지 못해 결국 3-1로 이날 경기를 마쳤다.

AC밀란에게 한골을 내주면서 4-1로 이겨야 PSV 에인트호벤이 결승 진출을 할 수 있는 상황이었으나 2-1 상황에서 4-1 상황으로 가기에는 주어진 시간이 너무나 모자랐다.

비록 PSV 에인트호벤은 이날 경기에서 3-1로 승리하고도 결승행 티켓을 아쉽게 놓치고 말았지만 박지성과 이영표의 맹활약은 유럽의 축구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우세한 AC밀란을 상대로 무려 3골이나 뽑아내는 저력을 발휘하며 결승행을 향한 9부 능선까지 넘었던 PSV 에인트호벤이었으나 후반 종료를 얼마 안 남겨두고 승리의 여신은 AC밀란의 손을 들어주고 말았다.

한편 PSV 에인트호벤과의 혈투 끝에 힘겹게 챔피언스리그 결승행을 확정지은 AC밀란은 바로 전날인 5월 4일(이하 한국시간) 새벽에 벌어진 준결승 2차전에서 첼시를 누르고 결승무대에 먼저 오른 리버풀과 오는 5월 26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놓고 격돌하게 됐다.


▲ PSV 에인트호벤 vs AC밀란 (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
ⓒ2005 UEFA

- 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 경기결과 [5월5일] -
* 1차전,2차전을 통틀어 양 팀이 합계 3-3 동률을 이뤘으나 AC밀란이
원정골 우선권에 의해 결승 진출!
(결승전은 리버풀 FC와 AC밀란이 오는 5월 26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치를 예정이다.)

PSV 에인트호벤 vs AC밀란 (PSC 에인트호벤이 3대1로 2차전 경기 승리)
(전반) 1 : 0
(후반) 2 : 1
(SCORE) 3 : 1

득점자
전반09분, PSV 에인트호벤/박지성 득점
후반20분, PSV 에인트호벤/코쿠 득점 (이영표 도움)
후반44분, AC밀란/암브로시니 득점
후반47분, PSV 에인트호벤/코쿠 득점

- PSV 에인트호벤 출전 선수 명단 -

GK : 고메즈
DF : 루시우스, 알렉스, 보우마(후24 호베르투), 이영표
MF : 반 봄멜, 포겔, 코쿠, 박지성
FW : 헤셀링크, 파르판

- AC밀란 출전 선수 명단 -

GK : 디다
DF : 카푸, 스탐, 말디니(후0 칼라제), 네스타
MF : 가투소, 피클로, 세도르프(후23 토마손), 카카
FW : 세브첸코, 암브로시니


정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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