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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근한 감정에 집중"…'헤어질 결심' 박찬욱이 완성한 어른의 사랑 이야기 [종합]

기사입력 2022.06.21 17:40 / 기사수정 2022.06.21 17:40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박찬욱 감독이 '헤어질 결심'을 통해 숨겨진 감정에 집중하는 어른들의 사랑 이야기를 완성했다.

21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헤어질 결심'(감독 박찬욱)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박찬욱 감독과 배우 탕웨이, 박해일이 참석했다.

'헤어질 결심'은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 분)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를 만나고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지난 달 열린 제75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돼 감독상을 수상했다.

박해일이 예의 바르고 청결한 형사 해준 역을, 탕웨이가 갑작스러운 사고로 남편을 잃었지만 슬픔을 드러내거나 동요하지 않는 서래 역을 맡았다.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해준은 사망자의 아내 서래를 만나며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낀다. 사건의 진실을 밝히려는 수사 과정의 긴장, 또 그 사이에서 서로에게 특별한 호기심과 의외의 동질감을 느끼는 두 인물의 감정이 스크린 속에 섬세하게 담겼다.

'헤어질 결심'은 박찬욱 감독의 작품으로는 지난 2006년 개봉한 '사이보그지만 괜찮아' 이후 16년 만에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이 아닌 작품으로 관객들을 만나게 됐다. 

박찬욱 감독은 "청소년 관람 불가가 아닌 등급을 정하고 기획을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인생을 살아본 사람이어야 잘 이해할 수 있는 사랑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마음을 먹었을 뿐이다"라며 "주변에 어른들 이야기라고 하니까, 노출도 굉장하고 강한 영화가 아닐까 하는 반응이 오더라. 그래서 그 때 깨달았다. 반대로 가야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어른들의 이야기인만큼, 감정에 집중하고 싶었다. 강렬하고 휘몰아치는 그런 감정보다는, 은근하고 숨겨진 감정에 집중하는 영화를 하려면 자극적인 요소는 다이얼을 좀 낮춰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생각한 결과이고, '좀 다르게 가봐야겠다, 이전 영화들과는 다르게 더 많은 관객을 초대해야되겠다'하는 의도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탕웨이는 "박찬욱 감독, 박해일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말하며 "제가 연기한 서래는 생활 속에 굉장한 고난과 힘든 생활이 있는 인물이다. 그녀가 경험하는 삶 속에서는 모든 것이 녹아 있다. 진정한 사랑이 뭔지 만났다 하더라도 그걸 표현하는 방식이나 마음으로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사람이다"라고 자신이 연기한 서래 캐릭터를 설명했다. 

이어 "서래를 연기하고 해석할 때는 감정을 가지고 안으로 더 들어가는 것으로 표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교묘하게도 감독님이 연출하시는 것이 그것과 맞아들어갔다"면서 "저는 솔직히 말하면, 한국어를 잘 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하나도 못한다. 모든 대사를 다 외워서 하는데 분명히 한계가 있었다. 그 과정에서 아마도 표정으로 표현할 수 있었던 것이 이 인물을 보여주는 데 더 좋지 않았나 싶다. 박해일 씨, 박찬욱 감독님이 많은 도움을 주셨다"고 감사를 표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박찬욱 감독과 처음 호흡을 맞추게 된 박해일은 "저는 감독님이 이 작품을 하자고 제안하셨을 때, 어른들의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는 말에서 배우가 표현해야 할 감정들의 톤에 대해 긍정적이 생각이 들었었다"고 얘기했다.

이어 "또 한편으로는 수사극 안에서 장해준이라는 인물이 사망자의 아내, 송서래라는 인물을 대하는 태도가 직업적으로 그렇게 대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진심을 다 드러낼 수도 없는 노릇이고 가짜 감정을 끌어내면서 그녀의 의심에 대한 부분을 파악하고자 하는 그런 부분 때문에라도 감정에 변주를 해가면서 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이번 작품을 위해 한국어를 연습하며 한국어 대사를 소화했던 탕웨이는 "한국어 연기를 하기 위해서 한국 시스템을 기초부터 열심히 배웠다. 정말 열심히, 힘들게 최선을 다했다. 그러다 보니 고급 한국어를 배우게 돼서, 정작 생활 한국어를 배우지는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주위에서 한국 영화를 촬영했다고 하니 한국말이 늘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기본적인 생활 한국어를 배우지 못한 상황이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기초적인 생활 한국어를 배우고 싶은 마음이다. 한국어 대사를 연기하면서 머릿 속으로는 계속 그 의미를 중국어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 모습이 관객들에게는 오히려 신비롭게 보일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박해일도 "이번 작품을 하게 되면서 모호한 감정, 미묘한 감정들의 순간순간들을 만들어갈 때 제가 해오는 연기에 대해 감독님이 지지를 많이 해주셨다. 그래서 좋은 기운을 받아서 현장에서 재미있게 연기했다"며 "또 탕웨이 씨와 호흡하면서 얻은 것이 많다. 어느 한 가지를 딱 얘기할 순 없지만, 여러가지를 많이 배웠다"고 만족했다.

박찬욱 감독은 "'헤어질 결심' 이후 앞으로의 다음 작품이 어떻게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폭력이나 노출이 강한 작품도 준비하고 있는 여러 가지 중에 있다. 현재 작업 중인 작품들은 있는데, 다음 작품은 (HBO의) TV 드라마라서 그것은 당연히 그렇지 않다"고 살짝 귀띔했다.

'헤어질 결심'은 29일 개봉한다.

사진 = 엑스포츠뉴스 고아라 기자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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