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25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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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앞 퇴색된 프랜차이즈, FA 광풍은 낭만도 휩쓸고 갔다 [2022 FA 결산②]

기사입력 2022.01.08 11:32

박윤서 기자

(엑스포츠뉴스 박윤서 기자) 이번 FA 시장에서 뜨거운 광풍이 불었다. 눈을 번쩍 뜨이게 하는 이적 소식들이 들려왔고, 여러 스타 플레이어들이 새로운 유니폼을 입었다. 팀을 상징하는 프랜차이즈 스타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지난 5일 롯데 자이언츠가 마지막 FA 미계약자 정훈과 계약기간 3년에 총액 18억원 계약을 체결하며 활활 타올랐던 시장의 문이 닫혔다. 이번 FA 시장은 역대급 돈 잔치로 마감했다. 이적 선수들의 보상금을 포함한 규모는 무려 총액 1061억 원이다. 특히 '큰손'으로 등장한 KIA 타이거즈가 나성범(6년 총액 150억원)과 양현종(4년 총액 103억원) 계약에 총액 286억 6000만원(보상금 15억 6000만원 포함)을 투자했다. 그 밖에도 LG 트윈스, NC 다이노스, KT 위즈가 각 보상금 포함 총액 150억 원을 초과하는 지출을 감행했다.

이번 스토브리그를 즐기는 흥미 요소 중 하나는 프랜차이즈 스타들의 거취였다. 나성범, 김재환, 박건우, 손아섭, 박병호, 박해민 등 팀을 대표하는 선수들이 FA가 되며, 그들의 행보에 시선이 쏠렸다. 게다가 양현종도 국내 유턴이 유력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비즈니스 앞에서 프랜차이즈의 의미가 퇴색됐다. 10년 가까이 또는 10년 넘게 팀에 헌신하며 뚜렷한 족적을 남겼던 나성범(NC→KIA), 박건우(두산→NC), 손아섭(롯데→NC), 박해민(삼성→LG), 박병호(키움→KT)가 새로운 행선지로 향했다.

나성범은 2012년 NC의 창단 멤버로서 상징성이 뚜렷했다.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팀 내 간판스타로 도약했고 2020년 통합 우승에 공헌했다. 하지만 나성범과 NC의 인연은 지난 시즌까지였다. KIA가 나성범 영입에 거액을 투입하며 머니 싸움에서 밀린 NC는 손을 놔줘야 했다. 이번 FA 중에서 원소속팀과 가장 오랜 기간 동고동락했던 선수는 손아섭과 백정현이다. 손아섭은 2007년 프로에 데뷔하여 15년 동안 롯데와 희로애락을 함께 나눴다. 그러나 세월을 무색하게 만든 이별의 시간이 찾아왔고, 원클럽맨은 떠나갔다. 팬들이 구단에 공개적으로 분노를 표출한 사건도 있었다. 키움 히어로즈 팬들은 구단이 박병호와 협상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자 트럭 시위를 펼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황은 개선되지 않았다. 결국 키움과 박병호 또한 10년 동행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미 지난 몇 년간 시장에서 FA 선수들의 이적 이슈는 매우 활발했다. 그러면서 프랜차이즈 타이틀을 내려놓은 선수들이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동시에 구단은 영구결번급 스타를 잃었다. 스포츠는 낭만만이 가득한 무대가 아니다. 프로의 세계는 냉정하다. 리그에서 프랜차이즈 스타의 희소성이 자연스럽게 커지고 있다. 허탈감과 동시에 씁쓸함을 감추기 어렵다.

사진=KIA 타이거즈, NC 다이노스, KT 위즈 제공

박윤서 기자 okayby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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