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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어왕' 88세 이순재 리스펙…소유진·이연희·오정연 '반전' [오늘 공연 보러 갈래?]

기사입력 2021.11.10 09:25 / 기사수정 2021.11.11 15:45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지루한 일상을 보내고 있으신가요? 활력을 불어넣어 줄 문화생활을 해보는 건 어떨까요. 친구, 연인, 가족 또는 혼자 보러 가기 좋은 공연을 추천합니다. [오늘 공연 보러 갈래?] 수요일 코너를 통해 뮤지컬과 연극을 소개, 리뷰하고 관전 포인트를 짚어봅니다. <편집자 주>

이주의 작품= 연극 ‘리어왕’

영국이 낳은 최고의 극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으로 불리는 작품 중 하나다. 영국 국왕 리어와 세 딸을 둘러싼 이야기다. 원작에 충실한 오리지널 버전으로 공연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극예술동문 중심으로 창단된 극단 관악극회에서 연기 인생 65주년을 맞은 배우 이순재를 기리기 위해 준비한 프로젝트. 예술의전당이 공동 주최로 참여했다.

언제= 2021년 11월 21일까지 

누구= 이순재, 소유진, 지주연, 오정연, 서송희, 이연희, 유태웅, 염인섭, 최종률, 권해성, 박재민, 박영주, 박용수, 임대일, 김인수, 김승주, 김보람, 이솔우, 하웅환

어디=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

러닝타임= 200분

요약= 브리텐 나라의 리어왕(이순재 분)은 나이가 많아 왕위에서 물러나길 결심, 세 딸에게 효심 고백 대결을 시킨다. 맏딸인 올바니 공작(유태웅)의 부인 고너릴(소유진)과 둘째 딸인 콘월 공작(염인섭) 부인 리건(오정연)은 과장되고 아첨하는 말로 리어왕을 흡족하게 하고 많은 땅을 받는다. 

리어왕이 가장 예뻐한 셋째 딸 코딜리아는 기대와 달리 “전하를 사랑하지만 도리를 따를뿐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다”라는 말을 일관한다. 분노한 리어왕은 코딜리아를 추방한다. 여기에 코딜리아 편을 든 충신인 켄트마저 국외로 내쫓는데...

관전 포인트= 오만과 분노에 눈이 가려져 진실과 거짓을 분별하지 못한 리어왕. 그의 어리석음에서 비롯된 갈등과 혼란에 대한 이야기. 

어리석은 아버지는 리어왕뿐만이 아니다. 바로 글로스터 백작(최종률). 서출 아들인 에드먼드(박영주)의 계략에 속아 넘어가 장남 에드가(권해성)를 오해하고 리건 부부의 모함 탓에 두 눈을 잃는다. 선악 대조를 통해 인간 사회의 비극성을 드러낸다. (리어왕와 글로스터 모두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격.)

정신을 잃고 나서야 뒤늦게 어리석었음을 후회하고, 눈을 잃고 나서야 제대로 분별할 수 있게 된 아이러니.


고전을 읽어보고 오는 것이 좋다. 은유적인 표현이 많은데 그 뜻을 이해할 겨를 없이 방대한 대사가 이어져 어려울 수 있다. 연기자끼리의 호흡이나 템포가 가끔 맞지 않는다. ‘리어왕’이란 책을 관객 앞에서 읽어주는 듯한, 온전히 녹아들지 않은 느낌을 주기도. 

어렵고 어마어마한 분량의 대사를 외운 배우들이 대단하다. (여러 배우가 대사를 버벅거리는 실수를 한 점은 아쉽다.)

1956년 연극 '지평선 너머'로 데뷔해 65년 연기 내공을 지닌 이순재는 절대 권력자의 모습부터 딸들에게 버림받고 빈털터리가 돼 정신을 반쯤 놓은 노인까지 오가며 200분을 이끌어간다. 고령의 나이와 걸걸한 목소리로 대사가 또렷히 들리진 않을 때가 있지만, 그의 무대 장악력과 존재감만으로도 이 연극을 볼 가치는 충분하다. 


무대에 오른 소유진은 대중 매체에서와는 다른 반전 면모를 보여준다. 카리스마 있는 연기와 성량이 고너릴 그 자체. (‘슈퍼맨이 돌아왔다’ 속 나긋나긋한 내레이션과 180도 다르다.)

오정연 역시 비열한 악역 리건에 몰입했다. 정확한 딕션이 특기. 

이연희가 연극 데뷔에 나섰다. 리어왕의 셋째 딸 코딜리아와 바보 광대, 1인 2역을 연기한다. 원캐스트로 청순한 코딜리아와 익살스러운 광대를 오간다. 사전 정보 없이 보면 둘 다 이연희라는 사실을 깨닫고 놀라게 될 터다. 전체적으로는 무난한 연기를 보여줬다. 다만 예리하게 냉소적인 일침을 던지는 광대의 광기를 더 깊이 있고 입체적으로 구현하면 좋을 것 같다. (광대 분장을 해도 예쁜 게 문제.)

배우 이상윤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공연 전 연극을 소개하고 주의사항을 알려준다. (이상윤 역시 서울대 출신이다.)

한줄평= 88세 원캐스트 이순재의 열정과 에너지에 리스펙.

사진= 예술의 전당, 소속사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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