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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면 뭐해, 이 나이에 잃을 것 없어"…세대 공감 말·말·말 [원더풀! 윤여정③]

기사입력 2021.04.25 10:00 / 기사수정 2021.04.25 10:05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국내 최초로 연기상인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배우 윤여정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국내를 넘어 전 세계 누구와도 소통할 수 있는 또 다른 아이콘으로 자리 잡고 있는 윤여정의 지난 작품 활동과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에 오르기까지의 여정, 소탈함이 돋보인 인상 깊었던 말들을 정리했다. [편집자주]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배우 윤여정이 영화 '미나리'(감독 정이삭)로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르며 주목받고 있다. 한국 나이 75세, 연기 인생 56년차의 베테랑 배우는 특유의 시원하고 솔직한 입담과 세련된 마인드로 국내를 넘어 전 세계를 아우르는 소통의 아이콘으로 거듭났다.

국내 영화 인터뷰와 간담회, 과거 방송 출연과 최근 더욱 높은 화제를 모았던 영국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 소감까지 대중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었던 윤여정의 다양한 말들을 모아봤다.


▲ "영화 현장은 뭔가 예술적이죠" (2016.05. 영화 '계춘할망' 인터뷰)

# "영화는 종합예술이에요. 몇 십 명이 넘는 성격도 다르고 모든 백그라운드가 다른 사람들이 모여서 뭔가를 만드는 것이잖아요. 진짜 종합적이야. 인종도 종합적이고.(웃음) 영화 현장은, 뭔가 예술적인 것 같아요. 여유롭죠."

2016년 5월 영화 '계춘할망'에 출연했던 윤여정은 영화 현장만의 매력을 묻는 말에 '예술적이다'라는 말을 전하며 흐뭇한 웃음을 지었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모여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열정을 윤여정만의 낭만적인 어투로 표현해냈다.


▲ "내 나이 때 되면, 너무 실패를 많이 했으니까. 아무것도 의도 안 해요." (2016.09. 영화 '죽여주는 여자' 인터뷰)

# "아무것도 의도는 안 해요. 여러분이 몇 살인지는 모르지만, 내 나이 쯤이 되면 너무 실패를 많이 했기 때문에, 인생이 계획대로 안 된다는 것을 알죠."

# "연기 50년 소회? 50년 따지는 것 싫어하는데. 셈에 약해요.(웃음) 연기는 오래 한다고 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서. 아주 잘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자꾸 50년, 50년 그러면, 듣는 50년 기분 나빠요.(웃음) 현장에서 어떤 신인이 생생하게 몰입해서 인물을 표현할 때, 그 무서움을 당할 사람은 아무도 없죠. 어떤 50년의 경험으로도 그건 안 돼. 장인은 오래 할수록 잘한다는데, 연기는 그런 건 아니에요. 사람의 감정, 내 몸을 통해서 표현하는 것이니까."

# "이 나이엔 잃을 것이 없잖아요. 난 예순 살 환갑을 넘어서부터는 내 맘대로 자유롭게 살고 싶었어요. 제가 아이돌도 아니고, 팬이 있는지도 모르겠고.(웃음) 그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거리낄 것도 없죠."

# "연기 원동력? 뭐가 원동력일까. 일 안하고 놀면 뭐해.(웃음) 부자가 되려고? 난 그런 게 또 부럽지도 않아요. 부자라서 돈만 쓰고 있으면 재미없지 않을까요. 또 일해서 번 돈은 굉장히 소중해요. 내가 번 돈, 내 맘대로 쓸 수 있어서 참 좋아요. 남편이 벌어다주는 돈은, 눈치 보일 것 같아.(웃음)"

윤여정은 당시 연기 50년차를 맞은 소회를 묻자 "자꾸 50년 언급하지 말라"며 툴툴대듯 민망해했다. 이내 연기는 오래 할 수록 잘 하는 것이 아니라는 솔직한 생각을 전하며 흐르는 세월 속 나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얘기했다. "일 해서 번 돈은 소중하다"며 자신이 번 돈을 눈치 보지 않고 마음대로 쓸 수 있어 좋다는 너스레로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 "축하해줘서 감사한데, 상패는 한 개 받았어요." (2021.02. '미나리' 화상 간담회 중)


# "축하해주셔서 감사한데, 상패는 한 개 받았어요. 말로만 전해 듣지 실감을 못하고 있죠. 그리고 제가 할리우드 배우도 아니고, 이런 경험이 없기 때문에 '나라가 넓으니까 상이 많구나' 그런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어요.(웃음)"

# "'미나리'는 경악을 금치 못하는 놀라움을 준 작품이죠. 촬영 할 때는 너무 더워서, 저는 그냥 '아휴, 빨리 끝내고 시원한 데로 가야 겠다' 그 생각만 했어요.(웃음) 선댄스영화제에서 미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을 보고 놀랐지. 난 나이 많은 노배우잖아요. 젊은 사람들(정이삭 감독)이 뭔가 이뤄내는 거 볼 때, 애국심이 폭발해. 제가 상을 몇 개 받았다는 것도 놀라운 일이고. 우린 이런 것을 상상하고 우리는 만들지 않았어요. 그래서 그냥 경악스러울 뿐입니다. '미나리'는 조미료가 없는 영화이니 한 번 잡숴봤으면 해요.(웃음)"

'미나리'의 국내 개봉을 앞두고 진행됐던 화상 기자간담회 당시, 윤여정은 해외 시상식에서 26관왕을 차지하고 있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직접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하고 수상 소식만 듣고 있던 윤여정은 상에 연연하지 않는 쿨한 면모를 다시 한 번 자랑했다.


▲ "고상한 체 한다고 알려진 영국인들이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2021.04.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 "한국 배우 윤여정입니다.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후보로 지명돼서 영광입니다. 아니, 이제 수상자죠. 모든 상이 의미 있지만, 이번엔 특히 '고상한 체 한다'고 알려진 영국인들이 저를 좋은 배우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특히 의미가 있고 영광입니다.(웃음)"

윤여정은 지난 1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제74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British Academy Film Awards, BAFTA)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앞서 미국배우조합(SAG) 시상식에 이어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까지 휩쓸며 오스카를 향한 기대를 더욱 높였다.

특히 윤여정은 별세 소식이 전해진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남편 필립공에게도 애도를 표하는 것을 잊지 않으며 의미와 유쾌함을 모두 남긴 수상 소감으로 전 세계 누리꾼의 환호를 얻었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후크엔터테인먼트, 각 영화 스틸컷, 판씨네마, 영국아카데미시상식 트위터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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