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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년 전 오늘의 XP] 박재홍, 손민한 위한 배려 빛났던 은퇴 기자회견

기사입력 2021.01.25 11:00 / 기사수정 2021.01.25 10:39




본 기획 연재에서는 연예·스포츠 현장에서 엑스포츠뉴스가 함께한 'n년 전 오늘'을 사진으로 돌아봅니다.

[엑스포츠뉴스 박지영 기자] 2013년 1월 25일, 서울 마포 가든호텔에서 '리틀 쿠바' 박재홍이 은퇴 기자회견을 열고 그라운드를 떠나는 소회를 밝혔다. 



박재홍은 "다른 어떤 현역 선수보다도 야구에 대한 열정이 있고 잘 할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제가 지금 있는 상황에서는 그만두는 게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년에 SK에서 코치 연수 제안을 받았지만 현역 생활을 연장하기 위해 자유계약선수 신분을 택했고 최근에도 현역 생활을 준비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게 최선의 결정인지 매일 고민했었고 많은 야구 선배님들과 멘토 분들과 문제를 논의해왔다. 많은 고민 끝에 현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명예롭게 은퇴하고 현역 선수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 프로야구 발전을 위해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게 맞다고 생각했다"면서 은퇴 결심 이유를 밝혔다.



그는 "프로야구 선수로서 나름대로 30-30을 세 번이나 달성했고, 소속팀의 우승을 다섯 번 이끌면서 팬들에게 감동과 즐거움을 드렸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제가 하지 못한 도루 33개는 앞으로 할 수는 없겠지만 방송을 통해 시청자들의 마음을 훔치도록 하겠다"고 전하며 달성하지 못한 300-300 기록에 대한 아쉬움으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박재홍은 "MBC 스포츠플러스를 통해 해설을 하게 될 것 같다. 돌려말하지 않고 선수들이 가진 모습을 진실되게 말하는 해설을 할 것이다. 야구에서는 베테랑이지만 해설에서는 초보다. 실수도 많이 할 것이다. 부족하고 모자라더라도 질책은 해주시되, 악플은 달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해설자로서의 각오를 전하기도 했다.





2011년 12월 제7대 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 회장을 맡았던 박재홍은 "선수협 회장으로서 선수, 야구계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아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위기에 빠져있던 선수협을 정상화시키고, 서로 반목하고 분열했던 선수들을 하나로 모아 화합을 이끌어낸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무엇보다 선수협 주도로 야구인이 일치단결해 10구단 창단을 이뤄낸 것이 기억에 남는다"고 회상했다.

차기 선수협 회장에 대해 “고참은 소속팀 60명가량의 마음을 헤아리면 그만이지만, 선수협 회장은 600여명의 선수 마음을 모두 헤아려야 한다. 이득을 노릴만한 감투도 아니다. 모든 선수의 이익과 명분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할 수 있는 회장이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박재홍은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을 이어가던 중 "질문이 없으시면 좀 다른 얘기를 꺼낼까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트위터에서 손민한 선수 관련해 강한 비판을 했었다. 그 비판이 잘못됐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름대로 민한이에게 기회를 한번 더 줬으면 하는 생각이 있다. 지금 이 자리에 손민한 선수가 와 있다"고 말했다.

손민한은 선수협 회장 당시 초상권 비리 문제로 선수 생활을 중단했으며, 구단과 선수협에 현역 복귀의사를 전했으나 박재홍이 SNS를 통해 손민한을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뒤이어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손민한은 "이 자리를 빌려 팬들과 선수들에게 전임 회장으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 사죄드리고 싶었다. 선수들과 팬들에게 정말 죄송하다"고 짧은 사과의 인사를 전했다.

박재홍은 "민한이가 '형님 은퇴 기자회견장인데 제가 와서 망치는 거 아니냐'고 걱정했었다. 하지만 저는 그만두더라도 이 친구의 앞길은 열어주는 게 맞는것 같다. 나무라는 건 괜찮지만 너무 심한 악플은 자제해 주셨으면 좋겠다. 민한이가 다시 운동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광주일고-연세대를 졸업하고 1996년 현대 유니콘스에 입단한 박재홍은 입단 첫해부터 30홈런 36도루를 기록하며 프로 최초로 30-30 클럽에 가입했다. 프로 17시즌 통산 1797경기에 나서 타율 2할 8푼 4리 300홈런 1081타점 267도루의 기록을 남긴 그는 현역 시절 3차례(1996, 1998, 2000)나 30-30을 달성하며 대표적인 '호타준족'으로 자리매김했다.

2012년 SK에서 46경기에 출전, 타율 2할 5푼 5홈런 18타점을 기록한 박재홍은 시즌 종료 후 현역 연장 의지를 표했지만 구단으로부터 지도자 연수 제의를 받았고, 그해 11월 30일 SK의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됐다.

박재홍은 이후 타 구단 입단을 타진했지만 결국 새 둥지를 찾지 못했고, 은퇴를 선언했다. 2012년 10월 3일 통산 300홈런 고지를 밟은 박재홍은 '300홈런-300도루'라는 대기록에 33도루만을 남겼으나 결국 이를 달성하지 못하고 유니폼을 벗었다.

jypark@xportsnews.com

박지영 기자 jypark@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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