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21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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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위 진입' 볼턴의 빅4 못지않은 막강화력

기사입력 2010.11.21 13:39 / 기사수정 2010.11.21 14:49

윤인섭 기자
[엑스포츠뉴스=윤인섭 기자] 올 시즌 볼턴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시즌 개막전, 그들의 목표인 유로파 리그 진출도 버거워 보였지만, 어느덧 리그 4위 자리에 올라섰다. 특히, 이번 뉴캐슬전은 '4위' 볼턴의 빅4 못지않은 화력을 확인시켜준 한 판이었다.
 
21일 새벽(이하 한국시각), 볼턴의 리복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이하 EPL) 14라운드, 볼턴 원더러스(이하 볼턴)와 뉴캐슬 유나이티드(이하 뉴캐슬)의 경기는 볼턴의 5-1 완승으로 끝났다. 이번 승리로 볼턴은 5승7무2패를 기록, 승점 22점으로 맨체스터 시티, 토트넘 핫스퍼 등 지난 시즌 타도 리버풀의 중심 두 팀을 골득실에서 제치고 리그 4위로 도약했다.
 
어느 리그에서든 볼턴과 같은 중하위권 전력의 팀이 리그 상위권으로 도약하는 '깜짝 활약'이 심심치 않게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올 시즌의 볼턴이 여느 '돌풍' 팀과 다른 것은 그들의 골득실과 폭발적인 득점력에 있다.
 
볼턴은 EPL 14경기에서 26득점 20실점으로 득실차 6을 기록, 순위뿐 아니라 득실차에서도 리그 4위를 기록 중이다. 이는 프랑스 리그 1 선두로 돌풍이 아닌 태풍을 몰고 온 브레스트의 득실차(5)를 넘어서는 수치이다.
 
더욱 고무적인 기록은 볼턴이 기록한 26득점에 있다. EPL에서 볼턴보다 많은 득점을 기록한 팀은 똑같이 28골을 기록한 선두권의 3팀, 첼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아스널뿐이다. 즉, 볼턴의 득점력은 EPL 빅4에 비해 손색이 없고, 리버풀이 득점에 16골에 두 배 가까운 수치이다. 분데스리가 돌풍의 핵, 마인츠조차 득점력에서는 볼턴에 밀리는 형국이다.
 
이러한 볼턴의 막강화력 중심에는 EPL 최고의 호흡을 자랑하는 공격 삼각편대가 자리한다. 바로 이청용-요한 엘만더-케빈 데이비스 라인이다. 이청용은 현재 2골 5도움으로 리그 도움 순위 공동 6위에 올라 있고, 엘만더와 데이비스는 각각 8골과 6골로 리그 득점 부문에서 공동 1위와 공동 5위를 기록 중이다.
 
오른쪽 측면에서 이청용이 기회를 제공하면, 전방의 엘만더와 데이비스가 날카로운 결정력으로 마무리를 짓는 게 볼턴 공격의 주요 득점 방정식이다.
 
그러나 볼턴 삼각편대가 다른 빅 클럽의 공격진과 다른 것은 톱니바퀴 같은 조직력에 기초해 팀 공격 작업의 위력을 배가시키는 데 있다. 물론, 빅 클럽의 공격작업에 조직력이 부재하다는 것과 볼턴 공격수들의 개인 기량이 형편없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볼턴의 공격 작업이 맨유나 아스널, 첼시보다 훨씬 이타적이고 조직적인 움직임에 더욱 의지한다는 의미이다.
 
이청용은 출중한 개인기를 보유했으나, 골 욕심보다 팀 동료에게 기회를 연결하는 이타적인 플레이로 정평이 나있고, 엘만더와 데이비스도 제공권 다툼과 몸싸움 등, 팀을 위해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는다.
 
이들 세 선수의 공통점은 자신보다 더 좋은 위치의 동료에게 득점을 양보하는 데 인색하지 않다는 점이다. 이청용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이것은 볼턴의 투톱, 엘만더와 데이비스의 개인기록에도 고스란히 나타난다. 두 선수는 모두 도움 4개를 기록, 득점뿐 아니라 도움 부문에서도 톱 10안에 자신의 이름을 올려놓았다.
 
즉, 자신의 해결사적 임무뿐 아니라, 동료의 득점을 만드는 역할에도 소홀하지 않았다는 대목이다. 특급 도우미 이청용에 이어 전방의 투톱까지, 볼턴의 공격수 누구도 찬스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볼턴은 빅 클럽보다 볼 점유율이 턱없이 낮음에도 그에 상응하는 득점력을 기록하고 있다. 개인의 욕심으로 골 찬스를 허비하는 일이 적기 때문이다.
 
이러한 볼턴 삼각편대의 이타적인 움직임은 뉴캐슬전에서도 확연히 드러났다.
 
후반 5분, 박스 정면의 데이비스는 이청용의 패스를 받아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좌측으로 돌아가는 엘만더에게 원터치 패스를 찔러주었다. 여느 공격수라면, 충분히 슈팅을 노릴만한 천혜의 위치였음에도, 노마크의 동료에게 득점 기회를 양보한 것이다. 엘만더는 결국, 데이비스의 패스를 이어받아 팀의 세 번째 득점에 성공했다.
 
엘만더 역시, 전반 종반, 상대 수비진이 걷어내는 공에 몸을 던져 다리를 갖다 대는 헌신적인 플레이로 이청용의 두 번째 득점을 일구었다. 개인의 욕심을 합리적으로 다스린 결과, 이날 경기에서 세 선수는 모두 골 맛을 봤고 팀의 5-1 대승으로 연결됐다.
 
비록 개인기량 면에서는 빅4 팀들에 한 수 아래일 수 있지만, 볼턴의 삼각편대는 그들만의 빛나는 호흡으로 EPL 거인들에 밀리지 않는 막강 화력을 거듭하고 있다.
 
복싱데이 이후 첼시, 리버풀 등 강팀과의 연이은 만남, 촘촘한 리그 일정 속의 빈약한 선수층, 겨울 이적시장에서 발생할지 모를 주축선수들의 팀 이탈 등, 여전히 볼턴이 넘어야 할 과제가 첩첩산중이지만, 볼턴의 조직적인 막강 화력은 거대자본의 EPL에서 군소 클럽이 추구할 수 있는 공격 축구에 정석을 보여주었다.
 
[사진=뉴캐슬전 이청용의 세레모니(C) Gettyimages/멀티비츠]


윤인섭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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