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20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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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노트북] 이광수 "착한 유재석 형처럼 살 수도, 살 자신도 없어요"

기사입력 2020.11.15 10:00 / 기사수정 2020.11.15 09:01


[낡은 노트북]에서는 그 동안 인터뷰 현장에서 만났던 배우들과의 대화 중 기사에 더 자세히 담지 못해 아쉬웠던, 하지만 기억 속에 쭉 남아있던 한 마디를 노트북 속 메모장에서 다시 꺼내 되짚어봅니다. [편집자주]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유)재석이 형이 착한사람 콤플렉스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형이 그렇게 행동하고 말하는 것이 좋고 편해서 그러시는 것이고, 그 안에서 즐기면서 형의 스타일로 잘 살아가고 계신 것 같아요. 저도 마찬가지거든요. 착하게 살려고 하는 것에 대한 부담은 없어요. 재석이 형처럼 그렇게 살 자신도 없고, 살 수도 없을 것 같고요.(웃음)" (2019.04.24. '나의 특별한 형제' 인터뷰 중)

처음 본 사이임에도 어딘가 익숙하고, 뭔가 자꾸 장난을 치고 싶어지는 그런 편안함을 주는 사람들이 있죠. 많은 이들에게 꾸준히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는 배우 이광수가 그런 사람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2007년 데뷔 이후 13여 년 동안 각 20편에 가까운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다양한 얼굴을 보여줬고, 원년멤버로 10년째 함께 하고 있는 SBS 예능 '런닝맨'으로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대중과 소통해왔습니다.

'런닝맨'에서의 미션을 수행하던 중 배신의 아이콘으로 꼽혀 '배신 기린'이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지만, 이는 예능 안에서 이광수를 표현하는 또 다른 캐릭터였습니다. 방송을 통해 보여줬던 익살스러운 모습과는 또 다른, 실제의 이광수를 설명하는 많은 미담들이 전해지며 연예계의 대표적인 '착한 사람'으로 손꼽혀왔죠.

브라운관과 스크린 속 모습이 더 익숙했던 그이지만, 언젠가는 좋은 작품으로 한 번쯤은 가까이에서 작품으로 얘기를 나눌 수 있을 시간을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지난 해 5월 개봉한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 인터뷰에서 이광수를 볼 수 있었죠.


이광수는 이 작품에서 지적장애를 가진 동구 역할을 맡아 누구보다 조심스럽게, 진심으로 캐릭터에 다가갔고 또 연기했습니다. 그 마음은 고스란히 관객들에게 전해졌죠. 이광수는 이 작품으로 올해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조연상을 수상하며 예능감 뒤에 조금은 가려져있던 진짜 '배우 이광수'의 진가를 인정받기도 했습니다.

이광수는 '나의 특별한 형제'를 연출한 육상효 감독과 처음 만나 얘기를 나눴을 때 "감독님이 제 눈이 굉장히 좋다고 말씀해주셔서, 동구의 순수함을 잘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하셨다"는 일화를 전했습니다.

이에 자리에 함께 한 취재진은 '스스로 내가 순수하다고 느낄 때가 있냐'며 '인간 이광수'에 대한 질문을 이었죠. 많은 미담의 주인공으로 얘기되는 이광수의 진짜 속내가 궁금해졌습니다. 작품을 포함해 자신의 이야기를 꺼낼 때는 누구보다 진지한 모습이었죠.

이광수는 "사실 순수하다기보다는, 착하려고 노력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사실 제가 굉장히, 막 착한 사람이라고는 생각 안 하거든요. 순수하다는 말은, 육상효 감독님도 그렇고 노희경 작가님과 촬영할 때도 눈이 맑고 좋다는 얘기를 주변에서 많이 해주셔서…"라며 자신의 장점을 조곤조곤 직접 얘기해 웃음을 안겼습니다.


"예전부터 착하다는 얘길 주변에서 해주시면서 절 착하게 만드는 게 아닌가 싶어요"라고 말을 이은 이광수는 10년째 '런닝맨' 동료로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추고 있는 유재석에게도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유)재석이 형이 착한 사람 콤플렉스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누가 보면 형이 피곤하게 사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형이 그렇게 행동하고 말하는 것이 좋고 편해서 그러시는 것이잖아요. 그 안에서 즐기며 형의 스타일로 잘 살아가고 계신 것 같아요. 저도 마찬가지거든요. 재석이형처럼 그렇게 살 자신도 없고, 살 수도 없을 것 같고요.(웃음) 착하게 살려고 하는 것에 대한 부담은 없고, 제가 옳다고 생각하는 대로 살아가려 해요."

'런닝맨' 안에서 서로 티격태격하는 유재석과 이광수의 모습은 수많은 명장면으로 회자되며 많은 이들에게 웃음을 주고 있습니다. 이광수는 "재석이 형이 방송에서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하시지만, 뒤에서는 좋은 말도 많이 해주셔서 힘을 많이 얻어요"라고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었죠.


연예계 대표 미담 제조기인 유재석만큼 착하게 살 수도, 또 살 자신도 없다고 털어놓았지만 이광수는 누군가와의 비교가 아닌 나름대로 세운 스스로의 기준 속에서 있는 그대로의 이광수로 자연스럽게 살아가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조용한 선행에도 앞장서왔던 이광수는 최근에도 소아희귀질환 치료비 후원을 위한 바자회에 기꺼이 동참하며 선한 영향력을 내보였죠.

'주변에서 착하단 얘기를 많이 해주시면 뭔가 쓰레기라도 주워야 될 것 같다'고 넉살을 부리면서도 "순수함과는 조금 다른 얘기지만, 이렇게 사는 게 크게 불편하지 않아요"라고 말했던 것 역시 이광수의 진짜 마음이었습니다.

이광수는 현재 영화 '싱크홀' 개봉을 기다리며 '해적2: 도깨비 깃발' 촬영까지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죠. 매주 일요일 오후에는 '런닝맨'으로 찾아오는 예능인 이광수의 유쾌함을, 드라마와 영화로는 반가운 도전을 계속해가고 있는 배우 이광수의 얼굴을 다양하게 만날 수 있습니다.

"아직 해보지 않은 역할이 많기 때문에, 도전하고 싶은 욕심이 많이 있다"는 '착한 사람' 이광수의 발걸음들은 이렇게 여전히 뚜벅뚜벅, 현재진행형입니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엑스포츠뉴스DB, SBS 방송화면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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