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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 실수 덕분에 홈런? 최정, 주장의 품격 [엑:스토리]

기사입력 2020.07.28 11:44


[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SK 와이번스 최준우는 투수 김정빈, 외야수 최지훈과 함께 신인왕 후보로 꼽히는 선수다. 공수에서 좋은 활약을 하면서 SK 주전 2루수로의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최준우 본인 역시 "한 번밖에 받을 수 없으니 모두가 욕심을 가질 것"이라고 신인왕에 대한 관심을 표했다.

그러나 아직은 신인인 만큼 그라운드에서 크고 작은 실수도 자주 보인다. 지난 대전 한화전은 최준우의 미숙한 부분과 잠재력을 동시에 확인할 수 있던 시리즈였다. 결승타로 승리 주역이 되기도 했지만 번트 실패와 송구 실책 등 실수도 잦았다. 병살 처리가 가능한 타구를 잡고도 아웃카운트를 착각해 이닝을 끝내지 못하는 장면도 있었다.

실수는 누구나 한다. 더욱이 2년 차의 선수라면 시행착오의 시간은 분명히 있다. 관건은 자신의 실수를 빠르게 인정하고, 얼마나 빠르게 털고 일어나느냐다. '어떤 선수가 될 것인지'의 갈림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의 의지이지만, 그만큼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주변의 도움이다. '예쁨 받는 후배'라는 최준우 역시 그라운드 안팎에서 선배들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지난 24일 한화전에서는 유독 최준우의 아쉬운 플레이가 많이 나왔다. 최준우가 돌아본 장면은 3회 번트 실패였다. 한화가 2점 리드를 안고 있는 3회초, SK가 무사 1·2루 찬스를 잡았고 최준우에게 번트 사인이 났다. 하지만 초구를 지켜본 최준우는 결국 번트를 대지 못했고,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삼진으로 돌아섰다.

최준우 본인도 "경기가 끝날 때까지 신경이 쓰였다"고 했던 장면이지만 적어도 아쉬움은 금방 털어낼 수 있었다. 최준우가 물러난 뒤 곧바로 초구를 받아친 최정의 스리런이 터졌고, SK는 3-2 역전에 성공했다. 최준우는 최정을 찾아 "감사하다고 했다"면서 웃었다. 

최준우의 인사를 받은 최정은 오히려 최준우를 격려했다. 당시 상황을 돌아본 최준우는 "선배님이 '네가 그렇게 해서 홈런을 친 것'이라고 좋게 말씀하셨다. '투수가 조금 방심해서 자기한테 치기 좋은 공을 줬다' 그렇게 얘기해주셨다"고 털어놨다.

최정의 홈런은 그 자체로 최준우의 부담을 덜어내는 홈런이었다. 장난스럽게 생색을 낼 수도 있었던 순간, 최정은 주눅들 수 있던 후배의 실수를 감싼 것도 모자라 치켜세웠다. 타석에서 제 몫을 하고, 더그아웃에서 동료를 살뜰히 챙기는 모습. 최정에게 채워진 주장 완장이 아깝지 않은 에피소드다. 

eunhwe@xportsnews.com / 사진=SK 와이번스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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