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은영 기자] 가수 양희은과 소녀시대 유리가 축구선수 김진수의 사연이 깊이 공감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자신들만의 '길'을 제시하고 또 응원의 말을 보탰다.
18일 방송된 JTBC '김제동의 톡투유2-행복한가요 그대'에서 양희은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양희은은 지난 8월 19일 성시경과 함께한 신곡 '늘 그대'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양희은은 "회사 관리하에 있는 젊은이들과 작업하기 쉽지 않다. 기다리다 몇 년이 지나가고 이런 일이 허다하다. 그런데 성시경 씨나 저나 독립군이다. 속해 있는 회사가 없어서 둘이서 스트레스 안 받고 쉽게 작업을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양희은은 "곡을 부탁하면 곡이 찍어나오는 물건이 아니니까 기다려야 하는데 다들 일주일 안 돼서 준다. 이유를 모르겠다"며 "내가 무서워서인가?"라고 덧붙여 웃음을 안겼다.
이날 양희은은 김제동, 정재찬, 유리, 폴킴, 청중들과 함께 '길'에 대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양희은은 '길'하면 떠오르는 것에 대한 질문을 받았는데 가장 먼저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이 떠오른다고 했다. 이어 "어릴 적 봤던 영화 '길'과, 그 다음에는 전혀 경험하지 못한 생경한 어떤 길을 다녀볼 때의 기분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청중들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도 가졌다. 사연자 중 한 사람은 축구선수 김진수였다. 그는 "2014년, 2018년 월드컵 두 번을 못 나갔다. 2014년에는 발목에 인대가 끊어져서 23명 명단에 들어갔다가 떠나는 날 교체됐다. 이번에는 북아일랜드 평가전을 하고 무릎을 다친 게 낫지 않아 수술을 했다. 28명 명단에 들어갔다가 출발하는 날 대표팀에서 나왔다"고 밝혔다.
김진수는 이어 "기회를 잡지 못했다는 생각이 컸다"면서 "처음에 다쳤을 때 와이프에게 어떻게 전화를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 그때가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그는 "선수 생활하면서 수술이 세 번째다. 이번에 수술했던 게 조금 크다. 다른 사람은 다치지 않는데 운이 없게 다쳐서 무릎에 핀도 박았고 지금도 재활 중이다. 물론 힘들지만 처음에 무릎을 구부리는 게 정말 아팠다"고 털어놨다.
유리는 김진수와 비슷한 경험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유리는 "1년 전이다. 어릴 때부터 하이힐을 신고 춤 연습을 하다 보니까 10주년 무대를 앞두고 인대가 더 이상 견딜 수 없다고 하더라. 앞으로 춤도 못 출 수도 있고 구두를 신는 것조차 어려울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인대 접합술과 뼛조각 제거 수술을 해야 했는데 좋아하는 일을 하다 보니까 조금 참았다. 지금은 재활을 끝낸 상태에서 검사를 해보니까 전보다 훨씬 좋아졌다고 하더라. 그 시간이 지나고 나니까 나를 더 생각할 수 있고 챙기라는 시간이 된 것 같다. 힘내셨으면 좋겠다"고 김진수를 다독였다.
양희은도 말을 보탰다. 양희은은 "수술을 해야 하는 입장"이라고 자신의 처지를 전하면서 "암전된 무대에서 추락했다. 떨어지는 순간 장 속에서 근육이 뻑가는 소리도 났다. 지금은 연골이 찢어져 있다. 성대 역시 결절이 너무 심해서 이대로는 노래를 할 수 없다는 성대결절 판정을 받았다. 게다가 내가 전신 마취를 할 수 없는 천식 환자더라. 기침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천식인 줄 몰랐다. 수술을 못 한다고 하더라. 의사가 만류했다. 수술도 못 받고 목소리를 잃어버렸다"고 밝혔다.
양희은은 "말도 안 나왔다. 일단 라디오를 쉬었고, 집에서 식구들과 필담을 했다. 목소리가 완전히 쉬어버려서 5년 동안 발성 연습을 다시 했다. 안 나오는 목소리로. 그런 상태로 5년을 보내니까 어느 정도 목소리가 트였고 지금은 극복했다"며 "그런 시절을 보내면서 의사 선생님도 수술을 한번 겪어본 선생님이 환자를 대하는 게 더 따뜻하고 배려 깊다고 생각했고, 가수도 목소리를 잃어보거나 노래를 할 수 없게 되면 노래의 의미나 남들의 노래에 훨씬 더 다른 마음으로 듣게 되는 것 같더라"고 말했다.
양희은은 김진수에게 "부상이 계속 겹쳐지고 그러면 그 우울 때문에 아내도 힘들 수 있는데 그 우울을 이겨낼 수 있는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이 필요하다. 나중에 웃으면서 돌아볼 수 있는 길을 찾게 되길 바란다"고 진심을 다해 전했다.
enter@xportsnews.com / 사진=JTBC 방송화면
유은영 기자 y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