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우진 기자) 야구에서 '홈스틸'은 단 한 번만 나와도 경기장을 뒤흔드는 장면이다. 득점을 위해 모든 것을 걸고 홈을 파고드는 과감한 선택, 그리고 그 성공 여부에 따라 경기 분위기가 완전히 뒤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시즌에 한 번만 봐도 운이 좋다고 할 수 있는 플레이가 한 경기에서 두 번이나 나온다면 그 자체로도 충분히 이례적이다. 그런데 이 장면이 실제로 벌어졌다. 그것도 불과 몇 분 사이, 투구와 투구 사이에서 연속으로 터졌다.
미국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10일(한국시간) "더블A 스프링필드 소속 주자들이 한 이닝에서, 그것도 두 개의 투구 사이에 연속으로 홈스틸을 성공시키는 보기 드문 장면을 만들어냈다"고 전했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산하 마이너 구단인 스프링필드 카디널스는 이날 미국 미주리 주 스프링필드의 해먼스 필드에서 열린 LA 다저스 산하 마이너 털사 드릴러스와의 경기에서 9-12로 패했지만, 쉽게 잊히지 않을 장면을 남겼다. 5회말 공격에서 만들어진 이 플레이는 단순한 기습이 아니라, 상대 투수의 약점을 정확히 파고든 결과였다.
당시 상황은 2사 주자 만루. 타석에는 좌타자 체이스 데이비스가 들어섰고, 카운트는 0볼 2스트라이크로 몰린 불리한 흐름이었다.
3루 주자 다코타 해리스와 2루 주자 트레이 페이지는 이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상대 투수 매덕스 브런스가 시선을 홈이 아닌 다른 곳에 둔 사이, 해리스가 먼저 스타트를 끊었다.
포수 넬슨 키로즈가 급히 홈 송구를 지시했지만 이미 타이밍은 늦었다. 브런스가 공을 받아 홈으로 던질 때는 이미 주자가 슬라이딩으로 홈을 밟은 뒤였다.
하지만 상황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불과 2분 뒤, 판정과 관련된 짧은 논의가 끝난 직후 또 한 번 기습이 이어졌다. 이번에는 앞선 상황에서 3루로 진루했던 페이지가 홈으로 돌진했다. 마찬가지로 투수 브런스의 시선은 포수 사인 쪽에 머물러 있었고, 홈을 향한 대비는 전혀 이뤄지지 않은 상태였다.
결국 두 번째 홈스틸 역시 손쉽게 성공하며 스프링필드는 순식간에 추가 득점에 성공했다.
'MLB닷컴'은 "이 장면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좌완 투수의 특성이 있었다"며 "스트레치 동작에서 투수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3루 주자 쪽에서 멀어지는 점을 주자들이 정확히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이는 투수의 시야 사각지대를 집요하게 파고든 결과였다.
다저스가 2021년 1라운드에서 지명한 유망주 투수인 브런스는 이날 투구 동작의 허점을 노출하며 뼈아픈 점수들을 허용했다.
이처럼 한 경기, 그것도 한 이닝에서 두 번의 홈스틸이 나오는 것 자체도 극히 드문 일이지만, 같은 타석에서 연속으로 발생한 사례는 더욱 희귀하다.
매체는 "마이너리그 데이터가 집계된 2005년 이후 한 이닝에 두 번 홈스틸이 나온 경우는 21차례에 불과하다"며 "이 가운데 같은 타석에서 연속 홈스틸이 나온 사례는 2023년 7월 도미니카 서머리그 경기 단 한 번뿐"이라고 강조했다.
결과적으로 이 장면이 승리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스프링필드는 연속 홈스틸로 흐름을 끌어올리며 경기를 연장까지 끌고 갔지만, 결국 9-12로 패했다.
그럼에도 이날 나온 두 번의 홈스틸은 쉽게 반복되기 어려운 '초희귀 장면'이라는 점에서 올 시즌 마이너리그를 통틀어 가장 강렬한 순간 중 하나로 남게 됐다.
사진=중계 화면 캡처 / 스프링필드 카디널스
이우진 기자 wzyfoot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