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NC가 LG에 7:3으로 승리하며 8연승을 기록했다. 9회말 LG 염경엽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잠실, 김한준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유민 기자) 2025 정규시즌 왕좌에 오른 LG 트윈스가 또 다른 큰 숙제를 안게 됐다.
LG는 지난 1일 85승56패3무(승률 0.603)의 최종 성적으로 2025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했다. 지난 2023시즌 무려 29년 만에 통합 우승을 차지한 뒤 2년 만에 다시 정규시즌 정상에 올랐다.
다만 자력 우승은 아니었다. LG는 1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시즌 최종전에서 3-7로 경기를 내주며 3연패로 이번 시즌을 마감했다.
그런데 같은 날 우천으로 인해 지연 개시된 인천 경기에서 2위 한화 이글스가 SSG 랜더스를 상대로 6-5 끝내기 역전패를 당하면서, LG의 마지막 하나 남은 매직넘버가 자동으로 지워졌다.
뒤늦은 우승 세리머니 후 취재진을 만난 염경엽 LG 감독은 "사실 마지막 홈 경기에서 자력 우승을 하고 싶었는데 그게 조금 아쉽다. 1년을 돌아봤을 때 어려운 시기도 많았는데, 선수들이 책임감을 갖고 버티면서 목표한 정규시즌 1위를 달성한 것에 대해 감사하고 칭찬하고 싶다"며 "이제 일차적인 목표는 끝났으니 휴식 취하고 2023년도의 모습을 재현할 수 있도록 준비 잘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지은 LG 차명석 단장과 염경엽 감독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잠실, 김한준 기자
염 감독의 아쉬움에서 묻어나듯, 뒷맛이 영 깔끔하기만 한 우승은 아니었다. LG는 지난달 27일 대전 한화전 승리로 매직넘버를 1까지 줄였다. 남은 3경기에서 승리 혹은 무승부만 하나 추가하더라도 일찍이 우승을 확정하고 포스트시즌 대비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LG는 끝내 남은 매직넘버 하나를 자기 손으로 지우지 못했다. 갑자기 차게 식어버린 타선 때문이었다.
LG는 지난달 29일 한화와 시즌 마지막 맞대결에서 코디 폰세의 대체선발로 나선 정우주를 상대로 3⅓이닝 무득점에 그치며 쩔쩔맸다. 반대로 수비에서는 어이없는 실책이 종종 나오며 분위기를 넘겨줬고, 결국 불펜 싸움으로 흘러간 6회말 4득점 빅이닝까지 허용하며 3-7로 패했다.
30일 두산 베어스와의 마지막 경기에서도 콜어빈, 이영하, 잭로그, 박치국, 김택연을 차례로 내세운 두산의 총력전 마운드를 극복하지 못했다. 9이닝 동안 단타 3개와 3볼넷을 얻어내는 데 그쳤고, 4회와 6회 어렵게 만든 기회에서는 문보경과 오스틴 딘의 병살타가 터져 나왔다. 결국 LG는 0-6 영봉패로 무릎을 꿇었다.

3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6회말 1사 1,2루 LG 오스틴이 병살타로 아웃된 후 아쉬워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1일 경기에서도 반전은 없었다. NC의 대체선발로 나선 김태경을 공략해 선취점을 뽑았지만, 이후 등판한 김영규와 전사민(이상 3이닝 무실점)에게 가로막혀 추가점을 올리지 못했다. 7회까지 2안타 1득점에 그친 LG 타선은 승기가 거의 넘어간 8회말이 돼서야 2점을 따라붙어 3-7 패배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위 3경기에서 LG의 팀 타율은 0.154(91타수 14안타)에 그쳤다.
한국시리즈 준비를 위한 시간이 물론 많이 남았지만, 시즌 최종전까지 팀 타선 전체가 반등을 이뤄내지 못했다는 건 분명 부정적인 요소다. 특히 LG 타선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는 문보경이 최근 10경기 홈런과 타점 없이 타율 0.094(32타수 3안타)로 시즌을 마감했다는 점은 더 치명적이다.

지난달 1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9회초 무사 1,2루 LG 문보경이 포구 실책을 한 후 아쉬워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지난달 25일 울산에서 만난 염경엽 LG 감독은 "막판에 타격감을 올려서 시즌을 끝내야지, 못 올리고 끝나면 작년이랑 똑같다. 작년 마지막에 타격감이 푹 죽어서 하는 바람에 포스트시즌 타선이 안 터져서 엄청 고생했다"고 타격 반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제 경험상 마지막 경기에 타선이 살아서 포스트 시즌을 준비하느냐, 안 맞고 준비를 하느냐는 엄청나게 차이가 있다. 흐름이 약간 처져서 포스트시즌을 바로 해버리면은 100% 그 영향이 그대로 가는 게 훨씬 많더라"며 설명을 덧붙였다.

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LG 염경엽 감독이 기록지를 살펴보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잠실, 김한준 기자
사진=잠실, 김한준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김유민 기자 k4894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