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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스키스노보드협회, "정선알파인경기장, 산림복원 대신 유지해야"…"모두가 납득 가능한 방향이었으면" [테평로 현장]

기사입력 2026.03.26 19:44 / 기사수정 2026.03.26 19:44



(엑스포츠뉴스 태평로, 나승우 기자) 대한스키스노보드협회가 정선알파인경기장의 국가대표 훈련장 공식 존치 및 활용 방안을 제시했다.

대한스키스노보드협회는 2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8층 외신기자클럽에서 정선알파인경기장 국가대표 훈련장 활용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서 한국 설상종목 사상 최초로 금·은·동 풀세트를 달성한 직후, 그 성과의 물적 기반이 된 정선알파인경기장의 미래를 공론화하는 첫 공식 자리다.



이날 김나미 대한체육회 사무총장, 최홍훈 대한스키스노보드협회 회장, 류제훈 대한스키스노보드협회 국제국장을 비롯해 국가대표 김상겸, 유승은, 박재민 대한스키스노보드협회 심판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협회는 정선알파인경기장을 국가대표 전용 훈련장으로 활용하는 운영계획을 제시했다.

지난달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은 금 3·은 4·동 3, 총 10개의 메달을 획득, 종합 13위에 올랐다.

이 가운데 한국 동계스포츠 역사를 새로 쓴 설상 종목에서 성과가 돋보였다.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서 은메달을 따내며 한국 올림픽 통산 400호 메달 주인공이 된 김상겸을 시작으로 스노보드 여자 빅에어에서 유승은이 한국 여자 설상 철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최가온이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서 한국 최초의 설상 종목 금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 선수들의 훈련 배경에는 국제규격 활강코스를 갖춘 국내 유일 알파인 경기장인 정선알파인경기장이 있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위해 건설된 이 시설은 2000억원이 넘는 국가자원이 투입된 인프라로 2018 평창 대회까지 국가대표 선수단의 핵심 훈련거점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현재 이 경기장은 환경문제 등 여러 정책적 상황으로 인해 2018 평창 대회 이후 사실상 방치상태다. 이미 다음달 제설기, 리프트 철거가 예정된 상황이다.

이에 대한스키스노보드협회는 정선알파인경기장을 국가대표 전용 훈련장으로 활용하는 운영계획을 제시했다.

협회의 운영계획은 크게 3가지다.

▲대한스키스노보드협회 및 대한장애인스키연맹이 공동 활용하며, ▲협회가 경기장 조성 및 운영을 주관하고 정선군이 곤도라·리프트 등 시설 운영을 담당하고, ▲연간 약 15억원, 약 20명 인력(제설·정설·리프트·안전 등)으로 운영하겠다는 계획이다.



김상겸은 "알파인 센터가 없어진다는 얘기를 듣고 바로 달려왔다. 안타까운 현실 속에서 굉장히 어려운 환경이지만 젊은 선수들과 유소년 선수들이 훈련할 수 있는 장소가 있는데도 이런 좋은 시설이 없어진다는 사실이 안타깝고 속상하다. 이런 좋은 시설이 조금 더 유지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 전지훈련에 가면 한달에 인당 1000만원이 든다. 개인이 아닌 팀 단위로 움직이다보니 10명~15명 움직이면 1억원 이상은 드는 것 같다"면서 "유소년, 학생들도 훈련지가 없어서 슬로프 이용을 위해 자비를 내면서 훈련하고 있다. 나중을 봤을 때도 스노보드 부문에서 발전이 더디지 않을까 한다"고 안타까워 했다.

유럽을 예로 든 김상겸은 "바로 앞에 스키장도 있고, 훈련 선택지도 훨씬 많다. 훈련 여건이 한국보다 좋다고 생각한다"며 "전지훈련을 나가고 해외를 나가는 이유가 그런 이유에서 온다. 경기장 유지가 된다면 미래의 선수들에게 더 좋은 기회가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유승은은 "정선 알파인센터가 계속 유지된다면 선수들이 해외에 가지 않고도 훈련할 수 있는 환경이 될 수 있다"면서 "대표팀이 되기 전 꿈나무 때 해외 좋은 시설에서 성장했다. 하지만 비용이 만만치가 않았다. 경기장이 유지되면 유소년 선수들이 더 적은 비용으로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박 위원장은 "거시적인 차원에서 지켜봐야 할 문제다. 국가대표 선수들의 전용 경기장, 올림픽이라는 세계적 이벤트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인프라를 구축했다. 국가세금으로 잘 만든 경기장을 다시 우리 손으로, 국가세금을 들여서 부숴야 하는지는 다시 생각해볼 문제다. 토론의 장이 열렸으면 한다"고 밝혔다.

또한 "김상겸, 유승은, 최가온 선수들이 배출될 수 있었던 건 2018 평창 대회 덕이었다. 그때 유승은, 최가온 선수는 유소년이었다. 이 선수들이 갑자기 튀어나온 게 아니다"라며 "평창 인프라 덕에 그때 청소년이었던 학생들이 꿈을 키우고 경험을 통해 지금 나온 것이다. 그렇다면 계속 이런 선수들이 배출되지 않을까? 안 된다. 절대 안 된다. 이 선수들 이후에 유소년이 없다. 왜 없을까? 경기장이 없기 때문"이라며 경기장 유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사무총장은 "미래 스포츠자산으로 보존해야 한다는 절박한 마음이다. 국제 규격의 활강이 존재한다는 이유 덕에 평창 대회를 유치할 수 있었다"며 "우리가 없는 시설을 만들어달라는 게 아니지 않나. 이 시설이 있는데도 활용을 못하고 이 종목을 확산시킬 수 있는 기회의 장이 있는데도 완전히 다른 용도로 쓴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올림픽에서 최초로 설상 종목 메달을 땄다. 여러분에게 우리가 보여드린 거다. 더 많은 선수들이 더 꿈을 갖고 훈련할 수 있는 장소에서 훈련할 수 있게 부탁드리려고 이 자리에 섰다"고 강조했다.

김 사무총장에 따르면 이번 사안은 이미 이재명 대통령에게도 전달이 됐다.

김 사무총장은 "올림픽 끝나고 청와대 갔을 때 대통령께도 전달했던 내용"이라며 "문체부도 해결 방법이 있다고 하면 반대할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만약 지차체 결정이었다면 이 자리를 빌어 부탁을 드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처음 정선알파인경기장 건설 당시 산림보호구역을 해지해줬던 전제 조건이 복원사업계획이었던 것으로 세간에 알려진 것에 대해서는 사실과 다르다고 바로잡았다.

류 국제국장은 "평창 대회를 유치하면서 가장 논란 됐던 부분이 활강 경기장이었다. 남북한 통틀어 표고차와 경사도를 맞출 수 있는 곳이 정선 중봉과 하봉에 있는 지금의 경기장이었던 게 사실"이라며 "산림 복원과 이런 협의에 의해 올림픽 끝난 이후 복원한다라는 전제조건 하에 지어졌다는 명제가 가장 보편적 인식인데 이는 절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 사업과 관계된 모든 공무원, 관계자들 중 이 경기장이 올림픽 끝나고 복원될 거라고 생각한 사람은 전혀 없었다"며 "올림픽 특별법에 의해 경기장이 지어지고 관리되는데 단서 조항이 있었다. 올림픽 끝나고 지역사회 발전과 동계스포츠 선수들의 훈련에 영향을 미친다면 충분히 지속 가능하게 유지될 수 있다는 조항이었다. 현재 강원도에서 보관하고 있을 거라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 당시 이런 내용들이 있었는데 관계 단체의 서로간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전제조건, 이런 얘기들이 어느 순간부터 없어졌다. 올림픽 끝난 이후 복원한다는 명제만 들고서 언론에 확대 재생산 되고 있었다"며 "경기장 가치는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다. 올림픽 유산, 선수들의 훈련장, 환경적 가치도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과거로 돌아가 정치적으로 잘잘못을 따지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다"는 류 국제국장은 "이번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온 이 선수들에게 정부와 협회와 기성세대는 과연 어떠한 미래를 제시해 줄 수 있는가, 과연 우리가 한 선택들이 바른 선택들이었는지 공론화의 장에서 심각하게 고민해주셔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기자간담회 이후 대한스키스노보드협회가 어떤 액션을 취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단식 금메달리스트 안세영의 이름을 거론했다.

류 국제국장은 "파리 올림픽 끝나고 안세영 선수가 울분의 찬 목소리를 낼 때 '왜 올림픽 전에 얘기 안 하고 메달을 따고 그랬을까'라는 생각을 했는데 똑같은 상황에 처하게 됐다. 우리가 메달을 안 땄으면 이 자리에 한 세 분 오셨을까"라면서 "이 정책을 결정하는 상층부 라인에서의 무책임함, 시간이 지나면서 후손들에게 답을 맡기고 그냥 다 떠나는 그 무책임함에 많이 식상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가치 문제를 거론했는데 가치 문제가 충돌하면 스포츠의 가치가 굉장히 많이 눌린다. 올림픽을 할때만 반짝하지, 지나고 나면 이 가치가 뭔지도 잘 모르시는 것 같다"며 "한국을 대표해 피땀 눈물을 흘리는 선수들의 가치를 찾아주기 위해서라도 같이 해결해 나가야 한다. 1, 2년 더 걸리더라도 대한민국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방향으로 흘러갔으면 하는 게 바람"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공감대 형성을 하는 부분에서 그동안 많이 소홀했던 것 같다. 선수들의 힘을 빌려 팬클럽을 동원하고, 새로운 세대의 새로운 힘을 요새 많이 배우고 있는데 SNS 마케팅을 통해서도 많이 알려나가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류 국제국장은 "자라나는 유소년 꿈나무 선수들이 편하게 훈련할 수 있는 경기장을 조성하는 게 가장 큰 목표다. 모자른 비용들은 협회에서 책임지고 감당할 의사가 있다"면서 "대한민국 스포츠의 위상을 같이 높여주시기를 간곡히 바라겠다"고 호소했다.

사진=태평로, 나승우 기자 / 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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