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지난해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남긴 한화 이글스 투수 엄상백이 반등할 수 있을까.
1996년생인 엄상백은 역삼초-언북중-덕수고를 거쳐 2015년 1차지명으로 KT 위즈에 입단했다. 2024년에는 개인 한 시즌 최다승(13승), 최다이닝(156⅔이닝)을 기록하는 등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2024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FA) 자격을 취득한 엄상백은 그해 11월 한화와 4년 최대 78억원(계약금 34억원, 연봉 총액 32억5000만원, 옵션 11억5000만원)에 계약했다. 당시 손혁 한화 단장은 "구단 내부적으로 선발진 강화는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라는 데 의견이 모아져 빠르게 영입을 결정하고 움직일 수 있었다. 엄상백의 합류로 기존 선발진과의 시너지는 물론 젊은 선발 육성 계획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과는 기대 이하였다. 엄상백은 시즌 초반 부진에 허덕이다가 5월 중순 2군으로 내려갔다. 2주간 재정비의 시간을 가진 엄상백은 5월 말 이후 반등하는 듯했다. 하지만 6월 중순 이후 다시 부진에 빠졌다. 엄상백의 전반기 성적은 15경기 64이닝 1승 6패 평균자책점 6.33.
전반기 동안 선발투수를 소화한 엄상백은 후반기 불펜투수로 자리를 옮겼지만,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8월 9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는 선발로 나와 1이닝 5피안타(1피홈런) 3사사구 1탈삼진 6실점으로 패전을 떠안았다. 결국 또 2군행 통보를 받았다.
엄상백은 9월 확대엔트리 시행에 맞춰 1군에 복귀, 9월 이후 9경기 10⅓이닝 1승 1홀드 평균자책점 0.87로 준수한 성적을 올렸다. 엄상백의 정규시즌 최종 성적은 28경기 80⅔이닝 2승 7패 1홀드 평균자책점 6.58.
정규시즌 2위에 오른 한화는 엄상백을 플레이오프 엔트리에 포함했다. 그러나 엄상백은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 구원 등판해 ⅔이닝 1피안타(1피홈런) 1사사구 2탈삼진 2실점으로 부진했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플레이오프 3차전을 앞두고 엄상백의 컨디션에 관한 질문에 "좋은 이야기만 하시죠"라고 짧게 답했다.
엄상백은 플레이오프 3~5차전 모두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고,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그렇게 엄상백의 2025시즌이 마무리됐다.
엄상백은 올 시즌 1군에서 기회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비시즌 동안 한화 마운드에 변화가 많았기 때문이다.
우선 지난해 33승을 합작한 외국인 투수 코디 폰세(토론토 블루제이스), 라이언 와이스(휴스턴 애스트로스)가 팀을 떠났다. 한화는 새 외국인 투수 오웬 화이트, 윌켈 에르난데스를 영입했으나 화이트, 에르난데스가 폰세, 와이스의 공백을 메울지는 미지수다.
불펜의 경우 한승혁이 FA 강백호의 보상선수로 KT 유니폼을 입었다. FA 시장에 나온 김범수는 KIA 타이거즈로 이적했다. 지난해에 비해 불펜의 무게감이 조금 떨어진 건 사실이다.
올 시즌 엄상백의 보직이 확실하게 정해진 건 아니다. 다만 한화는 엄상백이 선발과 불펜을 모두 경험한 만큼 팀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자존심을 구긴 엄상백이 지난해의 아쉬움을 만회할지 지켜볼 일이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